제거에만 매년 6억…가시박 번식 “대안 필요”

입력 2025.05.14 (21:38)

수정 2025.05.14 (22:03)

[앵커]

해마다 이맘때면 강변에는 생태계 교란종, 가시박과의 전쟁이 벌어지는데요,

대구시가 토종 식물을 고사시키는 가시박 제거에 매년 수억 원씩을 투입하지만, 번식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보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색 융단을 덮은 듯 넓은 잎이 빼곡한 대구 달성습지, 작업자들이 허리를 숙이고 풀을 하나하나 뽑아냅니다.

1980년대 경북을 통해 국내에 유입된 가시박입니다.

개체당 수백 개의 종자를 퍼뜨리고, 하루 최대 30cm가 자랄 만큼 번식력이 강해, 2009년, 생태계 교란 식물로 지정됐습니다.

덩굴식물인 가시박이 퍼지면 다른 토종식물들은 햇빛을 보지 못해 고사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현숙/대구 남구 환경감시단 사무처장 : "작년에 뽑은 그 자리인데도 지금 굉장히 많이 또 올라왔어요. 이게 해마다 번식력이 엄청 강하니까…."]

대구에 분포하는 가시박 면적만 축구장 280여 개 크기, 205만 제곱미터로 추정됩니다.

대구시가 2027년까지 가시박 박멸 목표를 세우고 지난 5년간 매년 6억 원씩을 쏟아부었지만 확산 속도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입니다.

[권두성/대구시 기후환경정책과장 : "(가시박이) 60년간 싹을 틔우니까 완전히 100% 제거하기는 사실상 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일반 시민들도 많이 참여를 해주시면 더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수작업 위주의 기존 제거 방식 대신 정부 차원의 신기술, 장비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류연수/경북연구원 부연구위원 : "국가 단위에서 생태계 교란종의 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지자체에서 제거 작업을 같이 진행하는 것, 이러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 속에서 지원이 확대되는 것이 필요하다."]

대구시는 시민들에게 지역의 생태계 교란종 분포와 그 위험성을 알리는 등 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KBS 뉴스 최보규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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