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고령층 비율이 70% 가까이를 차지했는데요.
정부가 고령층의 걸음 속도에 맞춰, 횡단보도 보행 시간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들을 그대로 덮치는 차량.
["어어! 아악!"]
횡단보도를 건너던 이 70대 여성은 뺑소니 차량에, 이 60대 여성은 우회전하던 시내버스에 치여 숨졌습니다.
지난해 전체 교통 사고 사망자는 줄었는데 길을 걷다 사고를 당한 사망자는 오히려 3% 넘게 늘었습니다.
70% 가까이가 65세 이상입니다.
특히 걸음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횡단보도 신호는 짧게만 느껴집니다.
[강복돈/제주도 제주시 애월읍 : "이제는 무릎하고 다리가 막 아려서 그러니까 지팡이 짚고 건너는 것도 힘들어."]
고령층의 평균 걸음 속도는 1초당 1.13m로 일반 성인 속도의 80% 수준.
그런데 현재 횡단보도 보행 시간은 보행자가 1초에 1m를 걷는다고 보고 정해집니다.
정부는 이 기준을 고령층에 맞춰 바꾸기로 했습니다.
1초에 1m에서 0.7m로 바꾸면 보행시간이 30% 가량 늘어납니다.
거리가 20m 가량 되는 횡단보도입니다.
이곳의 녹색 신호는 20초 가량인데 앞으로 6초 가량 더 늘어나게 됩니다.
올해 안에 횡단보도 1,000곳을 정해 보행시간을 늘립니다.
[정채교/국토교통부 종합교통정책관 : "전통시장이나 병원 근처 등 고령자 통행이 잦은 횡단보도는 보행 신호 시간을 연장하고…."]
정부는 또 사람이 많이 모이는 광장 등에 차량이 돌진하는 사고를 막을 수 있도록 대형 화분 등 안전장치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 송상엽/영상편집:이인영/그래픽:이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