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해안 하천에는 산란철이 되면 황어나 연어 등 회귀성 물고기가 몰려듭니다.
하지만 인공 구조물 등으로 상류로 가는 물길이 막혀 물고기가 도중에 폐사하는 사례가 해마다 반복하고 있습니다.
정창환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원 동해안의 한 하천입니다.
하류에 놓인 보행교 아래에 황어가 몰려 있습니다.
상류로 가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콘크리트 턱을 넘어서지 못합니다.
간신히 올라서면, 이번엔 철망이 황어를 가로막습니다.
철망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거나, 몸이 끼어 꼼짝을 못합니다.
[인근 주민 : 고기가 저 안에 갇혀 가지고 망 안에, 2마리가 있네. 야야. 망 안에 갇혀 가지고 숨을…."]
이들 황어는 결국 철망을 벗어나지 못하고, 며칠 뒤 폐사했습니다.
산란하기 위해 하천 상류로 가려다, 인공 구조물에 막힌 겁니다.
이동로를 찾지 못한 황어들은 하류에 갇혀 이리저리 떠돌고 있습니다.
상류로 가지 못한 황어들은 결국 물 깊은 하류에서 산란하게 됩니다.
하지만 부화 확률은 크게 떨어집니다.
맑고 얕은 상류 여울과 달리,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가 동해안 하천 곳곳에서 되풀이되지만 개선되지 않으면서 개체 수 감소로 이어진다고 지적합니다.
[정호권/한반도생태계연구소 소장 : "세 군데 정도 포크레인으로 해서 물 깊이를 좀 파야 해요. 그래서 꼬리를 가지고, 추진력을 가지고, 치고 올라가야 하는데 지금 그렇게 할 공간이 전혀 아니다 말이죠."]
동해안 하천은 황어와 연어 등 회귀성 물고기가 매년 산란을 위해 찾아오는 곳입니다.
생태 전문가들은 물고기 이동로를 확보하기 위해, 하천 시설물 점검과 개선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정창환입니다
촬영기자:박영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