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년여 만에 성사된 러시아-우크라이나의 대면 협상이 사실상 빈손으로 끝났습니다.
대규모 포로 교환에는 합의했지만, 핵심 쟁점인 휴전 문제는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한 채 다음에 논의하기로 했는데요.
양측은 추후 협상 일정도 잡지 못했습니다.
베를린, 송영석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고위급 대표단이 우여곡절 끝에, 3년 2개월 만에 마주 앉았습니다.
하지만 협상은 90분 만에 싱겁게 끝났습니다.
양측은 수일 내로 천명 씩 포로를 교환하자는데 합의한 성과부터 공개했습니다.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 포로 교환입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블라디미르 메딘스키/러시아 크렘린궁 보좌관 : "(양국은) 각자 미래의 휴전 구상에 대한 세부 사항을 제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정작, 핵심인 휴전 논의는 미뤄뒀다는 겁니다.
외신들은, 러시아 대표단이 우크라이나가 통제 중인 영토에서 군대를 철수하라고 하는 등, 상대가 수용 불가한 요구를 제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양측은 추후 협상 날짜도 정하지 못하고 헤어졌습니다.
미국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일단 협상장엔 나왔지만, 입장차만 재확인했을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우크라이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거부한 정상 간 회담을 재차 요구했습니다.
[세르히 키슬리차/우크라이나 외무차관 : "모든 현안은 푸틴 대통령에 의해서만 해결될 수 있습니다. 정상회담 갖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회담 개최 문제는 이번 협상 테이블에도 올라왔지만, 러시아 측은 여전히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럽 주요국 정상들도 푸틴을 향해 진지한 태도로 협상에 나서라며 정상 간 담판을 촉구했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송영석입니다.
영상편집:김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