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유의 식물 품종을 육성한 사람에게 정부가 특허 등 지식재산권을 주고 있는데요.
나만의 종자를 갖고 있다는 자부심은 물론이고, 독점 판매를 통해 농가 소득을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서승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산비탈이 짙은 보랏빛으로 물들어갑니다.
신라시대 선덕여왕 설화와 일제강점기 김영랑 시인의 시로 널리 알려진 모란꽃입니다.
민간에서는 목단꽃으로도 불리는데, 크고 화려할 뿐만 아니라 은은한 기품까지 갖춰 꽃 중의 왕이라는 찬사를 받습니다.
이 농가가 십여 년에 걸쳐 다른 품종보다 뛰어난 새 품종을 육성하자, 구매 문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특히,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 등록까지 마쳐 새 종자로서의 가치를 인정 받았습니다.
[장혜주/모란 신품종 육성 농민 : "꽃잎이 3개, 4개로 겹쳐 있습니다. 겹꽃은 아니지만 홀겹이라고 하는데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꽃 모양이 예쁩니다."]
품종보호 등록은 정부가 2013년부터 시행 중인 '식물신품종보호법'에 따른 겁니다.
종자가 농식품부 등이 만든 4개 기준을 충족하면 새 품종으로 인증을 받고 특허처럼 지식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사실상 '식물 특허'로 지난해에는 등록 건수가 다소 줄기는 했지만, 거의 해마다 꾸준히 늘면서 누적 건수는 이미 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종자나 수확물에 대해 독점적으로 번식하고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갖다 보니, 주변과 공유하면 지역 공동체 수익 증대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상대/전북 장수군 산림조합장 : "25명이 목단 전용 작목반을 만든 거거든요. 그래서 그분들 소득이 작년부터 조금씩 나오기 시작해서…."]
총성 없는 종자 전쟁 시대, 새로운 품종 육성이 우리 종자 자원을 확대하고 농가 경쟁력도 키우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승신 입니다.
촬영기자:이주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