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갯벌 가운데 2번째로 넓은 '인천갯벌'은 희귀 철새와 많은 연안 생물이 서식하고 있어 보존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들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포함시킬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정작 이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어업권과 생활권을 위협받는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박재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썰물이 되자, 광활하게 펼쳐진 '인천갯벌', 전 세계에 6천여 마리밖에 없는 멸종위기, 저어새들이 먹이를 찾고 있고, 짱뚱어와 게들이 집을 짓는 '연안 생물들의 보금자리'입니다.
강화도와 장봉도, 송도 등 4개 권역에 5만 6천 ha가 넘습니다.
[지영일/인천갯벌 세계유산추진 시민협력단 : "흰발농게, 흰이빨참갯지렁이 등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하는 해양 무척추동물과 저서동물이 풍부하게 분포하는 지역입니다."]
이처럼 풍부한 생물다양성 덕분에 2021년에 '한국갯벌'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될 때 포함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그러나, 당시 1차 등재에 이어 올해 2차 등재 신청에서도 빠졌습니다.
이 때문에, 인천 지역 60여 개 단체들이 자체적으로 유네스코에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영란/인천갯벌 세계유산추진 시민협력단 : "민간 차원에서 관련 국제기구와 전문가 단체에 인천갯벌 추가 등재에 대한 인천 시민의 염원을 적극 개진할 것이다."]
하지만, 갯벌 지역에 사는 현지 주민들의 생각은 전혀 다릅니다.
이미 '군사·문화재' 등으로 규제를 받고 있는데, 유네스코의 규제까지 받으면, '2중 3중' 규제라고 주장합니다.
[박용오/강화군 내가 어촌계장 : "군사 규제, 문화재 규제, 뭐 다 규제인데 갯벌까지 (세계자연유산에) 등재시켜서 규제를 한다면 어민들은 어디 갈 데가 없어요."]
'탁월한 가치'를 가진 갯벌을 반드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시키겠다는 시민단체와 생존권까지 위협받는다는 어민들의 입장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재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