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수조 원대 러시아 전략폭격기를 타격한 우크라이나의 기습 작전에 이용된 드론은 우크라 업체가 제작한 것으로 한 대당 가격이 약 2천 달러, 약 270만 원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현지시각 3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가 자체 드론 제작 기술과 오래된 스파이 전술을 결합해 이번 공격을 성공시켰다면서 이같이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에 따르면 이번 작전에 사용된 드론은 총 117대로, ‘퍼스트 컨택트’라는 우크라이나 드론 업체가 제작한 ‘오사’(Osa), 즉 말벌을 뜻하는 이름의 모델입니다.
이 드론은 회전 날개가 4개 달린 ‘쿼드롭터’로, 성인 남성 한쪽 팔 길이 정도 되는 크기로 최대 약 3㎏ 무게의 폭발물을 실을 수 있습니다.
최대 이동 속도는 시속 약 144㎞ 정도며, 무선 셀룰러 네트워크 기능을 이용해 원격 조종이 가능합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이 드론을 부품 상태로 러시아에 몰래 들여보낸 뒤, 러시아 내 비밀 기지에서 요원들이 직접 드론을 조립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후 완성된 드론을 목조 컨테이너에 숨겨 트럭에 실은 뒤 현지 운전 기사들에게 내용물을 알려주지 않은 채 공격 목표인 러시아 공군 기지 근처로 이동시킨 걸로 알려졌습니다.
드론을 숨긴 목조 컨테이너 역시 원격으로 상부가 개방이 가능한 구조로, 차량이 목표 지점에 도달하자 우크라이나군은 컨테이너를 열고 러시아 공군 기지를 향해 드론 수십대를 날려보냈습니다.
온라인에 올라온 영상에는 당시 트럭 근처의 러시아인들이 갑자기 튀어나온 드론에 놀라 욕을 하면서 돌을 던지거나 총을 쏴 제압하려고 하는 모습이 담겼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무기를 예상치 못한 곳에 숨겨 적진 깊숙이 침투시킨 이번 우크라이나의 작전이 ‘현대판 트로이의 목마’를 연상시킨다면서 1년 반에 걸친 우크라이나 보안국의 세심한 준비 작업이 작전을 완성시켰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우크라이나가 이번 작전으로 러시아에 입힌 정확한 피해 규모를 두고는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 공군기지 4곳에 있는 장거리폭격기 총 41대를 파괴하는 등 70억 달러, 약 9조7천억 원대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러시아는 공군기지 5곳에 대한 공격이 있었지만, 2개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공격은 격퇴했고 소수의 항공기만 피해를 봤다고 반박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재 대중에 공개된 영상과 위성사진을 자체 검토한 결과 러시아 공군기지 2곳에서 전투기 약 12대가 피해를 입은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