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AI 연구도, 여기 필요한 데이터센터 확충도 전기가 부족해서 어려운 현실, 이틀 동안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전력 생산량이 모자라서 생긴 문제는 아닙니다.
전력 공급 과정을 볼까요?
발전소에서 생산되면, 송전망을 통해 옮기고, 변전소에서 각 가정과 기업에 맞춰 전압 조정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전력망이 절대 부족입니다.
자, 동해안 발전단지에선 시간 당 18기가와트를 생산할 수 있지만, 지금 있는 송전망으로는 이 가운데 7기가와트는 보내질 못합니다.
서해안 발전단지도 같은 이유로 3.2기가와트를 덜 생산합니다.
원전 열 기가 만들 정도의 전기가, 기반 시설 부족으로 생산 제한을 받는 겁니다.
또 이런 병목 현상을 풀려고 해도, 진전이 잘 되질 않습니다.
이유가 뭔지, 정재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동남부에 전기를 공급하는 동서울 변전소.
한전이 7천억 원 들여 증설을 추진 중인데, 제동이 걸렸습니다.
변전소 앞에서 측정된 전자파는 0.04 마이크로테슬라.
전기밥솥에서 나오는 전자파의 10분의 1도 안 된다는 게 한전 주장이지만, 주민과 지자체는 반대하고 있습니다.
[송상철/한국전력 HVDC건설본부 부장 : "한 51개소 지점을 측정을 했습니다. 0.04에서 0.81 정도. 국내 기준인 83.3 마이크로테슬라의 1% 수준…."]
주민들과 원만한 합의가 신속히 이뤄지지 않으면, 울진에서부터 이어진 280km의 송전망을 쓸 수 없게 됩니다.
'전기 고속도로'는 만들었는데 톨게이트가 없어 전기를 쓸 수 없게 되는 겁니다.
반대로 동해안 발전단지에서는 발전기가 쉬고 있습니다.
민자 석탄화력발전 삼척블루파워.
올해 5월까지 누적 가동률은 10%에 불과합니다.
전기를 보낼 송전망이 부족해 생산을 못 하는 겁니다.
다른 2개 발전사 가동률도 20% 수준.
[동해안 민자 발전사 관계자 : "하반기 중에 현금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으며 연말에는 천억 원 이상의 자금 부족이 우려되는…."]
값싼 석탄 발전 전기가 수도권까지 오기 어렵다 보니, 수도권에선 부족분을 비싼 액화천연가스 발전으로 충당합니다.
전기 요금 원가가 높아져 보는 손해만 한 해 3천억 원 수준입니다.
[이유수/에너지경제연구원 전력정책실 선임연구위원 : "싼 발전기들을 가동을 못 하고 수도권에서는 비싼 발전기를 운용할 수밖에 없는, 그래서 전기요금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의 전기 공급 능력은 105GW 수준.
2년 후면 최대 전력수요가 106.2GW로 공급 능력을 넘어섭니다.
KBS 뉴스 정재우입니다.
촬영기자:권순두 고형석/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김지훈 박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