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안습지는 기후변화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주요 저장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런데, 연안습지가 이산화탄소보다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을 많이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김세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갈대가 무성한 연안습지.
식물의 광합성을 통해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여주고, 기후변화를 늦추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진이 갈대 주변에 원통을 설치해 외부와 차단한 뒤 공기 성분을 측정했습니다.
실제로 이산화탄소 농도는 점점 떨어졌습니다.
반면에, 더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 농도는 계속 올라 일반적인 공기보다 15%가량 높았습니다.
원인은 연안습지에 쌓인 유기물입니다.
땅을 파보니 갈대 등이 쌓여 썩은 시커먼 흙이 나옵니다.
[이재현/한국과학기술연구원 기후탄소순환연구단 : "유기물들이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는 메탄가스로 전환이 돼서 대기 중으로 배출되고요. 토양 깊은 곳에서 발생한 메탄이 뿌리를 타고 기공을 통해서 대기 중으로 배출됩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연안습지에서도 비슷한 측정 결과가 나왔습니다.
바닷물에 들어있는 황산염이 메탄 배출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지만, 이 역시 기온이 올라갈 땐 소용이 없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기온이 5도가량 오르면 메탄이 4배 이상 더 많이 배출된다고 연구진은 분석했습니다.
국가 온실가스 통계에는 2022년부터 연안습지의 탄소 흡수량이 반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다 정확한 통계를 위해서는 연안습지의 메탄 배출량도 관측, 반영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세현입니다.
촬영기자:정준희/그래픽:김성일 박혜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