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회의를 하고, 업무를 지시받고 때론 질책을 듣는 모습.
영락없는 직장인들 일상이죠.
알고 보니 이분들 월급도 안 받고 오히려 돈을 내고 다니는 가짜 직장인이라고 합니다.
요즘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짜 출퇴근 현장, 대체 왜 이러는 건지 베이징 김효신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무실이 밀집한 중국 지난시의 한 오피스빌딩입니다.
직원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거나, 상사에게 업무 지시를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취직한 것처럼 위장하는 걸 돕는 가짜 회사입니다.
가족과 주변의 눈총을 받는 구직자들이 돈을 내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른 '가짜 회사'에선 비용을 더 내면 사장, 부장 등 직급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가짜회사 직원 : "(어떤 부서로 하시겠어요? 저는 CEO입니다.) 30위안(6천 원가량)을 내면 어디에 앉을 수 있나요?"]
이런 가짜 회사는 부동산 침체로 비어있는 사무실을 활용한 경우가 많아 하루 이용료가 우리 돈 수천 원대에 불과한데요.
최근 중국에서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습니다.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 배경엔 녹록지 않은 취업 시장이 있습니다.
올여름 중국에선 사상 최대인 천2백만 명의 대졸자가 쏟아집니다.
지난해보다 3.6% 늘어났는데, 하반기 채용 규모는 그 절반만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입니다.
['가짜 회사' 이용 구직자 : "실직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이런 장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곳에서 각자 할 일을 하기도 하고, 서로 교류도 할 수 있으니까요."]
여기에 지난해 대졸자의 15%도 여전히 실업 상태입니다.
'졸업은 곧 실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돕니다.
[올해 대학 졸업생 : "직장을 구하려는데 여기저기서 퇴짜맞다 보니 거리를 헤매 다니고 있어요. (어휴 너무 비참하네요.)"]
중국 당국은 청년 실업자를 채용한 기업에 일회성 보조금을 지급하는 비상 대책까지 내놨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촬영기자:안용습/영상편집:이 웅/영상출처:더우인·빌리빌리/그래픽:김성일/자료조사:김시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