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계선 지능인은 장애에 해당하진 않지만, 평균 지능보단 낮아서 '느린 학습자'라고도 불립니다.
조금은 느린 이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일할 기회를 제공하는 특별한 식당이 있습니다.
김보담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조심스럽게 햄을 썰고, 김치에 양념을 버무립니다.
["1013번 손님, 찌개 나왔습니다."]
정성껏 김치찌개를 만들어 손님들에게 내어놓는 이들.
'느린 학습자'라고도 불리는 경계선 지능인 청년들입니다.
[김민성/경계선 지능인 직원 : "주방이랑 홀을 로테이션 돌려서, 둘 다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적장애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평균 지능엔 미치지 못합니다.
일을 익히는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이들을 반기는 일자리는 많지 않습니다.
[오OO/경계선 지능인 직원 : "식당 일도 해 봤었고... 근데 제가 적응을 잘 못 했긴 했어요."]
이 협동조합은 느린 식당, 이른바 '슬로우점'을 만들어 이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왔습니다.
이번 달, 또 하나의 지점이 조금은 느려도 괜찮은, '슬로우점'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문수/청년문간 이사장 : "이분들이 굉장히 행복해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다른 지점도 '슬로우점'으로 바꿔도 되겠다는 자신감을..."]
11주의 교육을 거쳐 정직원으로 출근한 지 이틀 차, 음식 서빙도, 홀 정리도 익숙하게 하던 일이지만 오늘따라 감회가 새롭습니다.
[김민성/경계선 지능인 직원 : "이제는 정식 직원이다 보니까 좀 더 책임감이 막중해졌다고나 할까요?"]
여섯 명의 '느린 청년'들은 이곳에서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김민성/경계선 지능인 직원 : "느린 청년들이라도 좀 좋게 이해해 주시고, 그리고 김치찌개 싸고 맛있으니까 많이 와 주시면 좋겠습니다."]
KBS 뉴스 김보담입니다.
촬영기자:강현경/영상편집: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