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은 밤에도 열대야가 기본입니다.
밤에도 30도가 넘는 작업장에서 농산물을 날라야 하는 가락시장 노동자들을 신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몰을 앞둔 가락시장.
경매장 내부 기온은 여전히 35도를 넘습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흘러내리지만, 트럭을 가득 채운 시금치 상자를 옮기려면 잠시도 멈출 수 없습니다.
한 상자씩 들고 내리고를 반복하다 보면 얼굴이 붉어지고,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습니다.
[최창영/하역 노동자 : "차 안에는 더 더워요. 바람도 안 들어가고… 밤새 하니까 끝날 때까지 하고 나면 사람이 축축 처져요. 땀을 많이 흘리니까."]
시금치부터 얼갈이무, 감자, 고구마까지.
농산물을 하역하다 보면 어느덧 해가 지지만 온도는 떨어질 줄 모릅니다.
차량은 수시로 드나들며 열기를 내뿜는 데다, 에어컨도 없기 때문입니다.
선풍기로 버티는 것도 한계입니다.
최근 이 구역만 대형 선풍기를 천장에 추가로 설치했지만, 밤 10시 넘어서도 실내 온도가 30도를 넘습니다.
그나마 경매장 옆 대기실에 에어컨이 있지만, 경매 시작 전 하역을 마쳐야 하니, 제대로 이용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가락시장 하역 노동자 10명 중 8명은 휴식 시간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임근범/하역 노동자 : "쉴 틈이 없어요. 계속 물품이 들어오니까. 앞으로가 문제죠. 8월엔 더 더우니까. 그게 겁이 나는 거죠."]
여기에 천 명이 넘는 가락시장 노동자 상당수가 고령층이라, 온열질환도 우려됩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측은 "휴식 시간을 지키도록 안내하고 있고, 이동형 에어컨 설치 등 방법을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촬영기자:강현경/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이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