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낮 폭염 속에서 야외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열사병으로 숨졌습니다.
노동당국이 온열질환 사망자의 중대재해 여부를 조사하는 건 전북에서 처음인데요.
기록적인 폭염 속 야외 노동자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남성 셋이 장비를 챙기고 하천 작업을 위해 보트를 옮깁니다.
다른 동료 둘이 잠시 다녀간 뒤, 가스관이 묻힌 하천변을 오가며 배관 측량을 하던 이들.
폭염 속 두 시간 넘는 작업 끝에 50대 남성이 결국 풀숲에 쓰러졌습니다.
당시 낮 기온은 35도 안팎.
소방대원이 도착했을 때 이미 의식을 잃었고, 체온계로 측정되지 않을 만큼 열이 심했습니다.
[목격자/음성변조 : "그 더운데 여기까지 오는 가슴장화 신고 일하면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나머지 두 분도 굉장히 힘들어하시더라고…."]
병원에서 치료 끝에 이틀 만에 숨진 이 남성에 대한 부검 결과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 소견이 나왔습니다.
논밭을 제외한 전북의 노동 현장에서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첫 사례가 됐습니다.
노동 당국은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을 적용해 정확한 사고 조사에 나섰습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음성변조 : "5인 이상 사업장이기 때문에 중대법이 적용되는 사업장입니다. 그 선에서 수사를 시작하는 거고요."]
체감온도가 33도를 넘으면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을 보장하고 있지만 사각지대는 여전합니다.
[염정수/민주노총 전북본부 노동안전국장 :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하면 노동자가 다 책임을 져야 하는 거예요 현재는. 재해가 발생할 것 같다면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책임을 묻지 않는 온전한 작업 중지권이 보장돼야 하는 거죠."]
택배와 배달 노동자에게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고, 냉방 버스 등 야외 쉼터를 확대하자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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