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런데, 이 띠지가 어쩌다 없어졌는지, 검찰 해명이 좀 황당합니다.
직원이 실수로 버렸다고 합니다.
또 납득하기 어려운 건 띠지가 없어진 걸 알고도 감찰을 해서 경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단독 보도, 최유경 기자가 이어갑니다.
[리포트]
지난해 12월 서울 남부지검의 압수수색 직후, '건진법사' 전 씨가 "현금 압수를 확인한다"는 문서를 쓰고 있습니다.
옆에는, 현금다발이 띠지에 묶인 채 놓여 있습니다.
검찰은 이후 압수물을 공식 접수하기 위해 한 차례 더 현금을 셌는데, 이 과정에서 직원이 실수로 띠지와 스티커를 버렸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넉 달이 지나서야 이 사실을 알아챘고 관봉권과 현금은 띠지 대신 고무줄로 묶여 있었습니다.
압수물 훼손은 대검에까지 보고됐지만, 규정에 따른 감찰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서울 남부지검장은 '친윤' 검사로 꼽히는 신응석 전 검사장, 신 전 검사장은 KBS에 "수사 도중 감찰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일단 보류하고, 수사 마무리 후 판단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신 전 검사장과 함께, 보고 체계에 있었던 심우정 당시 검찰총장과 이진동 당시 대검 차장검사 모두 지난달 1일 사의를 밝혔습니다.
[이성윤/국회 법제사법위원/더불어민주당 : "증거로 남겨두는 것을 약간 두려워하거나 가능성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고의로 그 증거물을 없앴는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 수사를 통해서 밝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 규정에 따르면, 검찰이 필요한 감찰을 하지 않을 경우 법무부가 직권으로 감찰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촬영기자:박장빈/영상편집:김유진/그래픽:고석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