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전쟁2000>팔당 난개발은 정부탓

입력 2000.07.26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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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도권 시민의 젖줄인 팔당호 지역을 지키기 위해서 정부가 특별법을 만들고 물이용 부담금까지 징수하고 있지만 수질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김성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북한강과 남한강의 합류지점.
산자락이 허옇게 파헤쳐져 있습니다.
강가의 전망 좋은 땅에는 평지와 산을 가리지 않고 건물이 세워져 있습니다.
팔당지역이 원형을 찾기 어렵게 망가지면서 수질오염도 심각해졌습니다.
지난해 특별법이 만들어졌고 물이용 부담금까지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처럼 특별법을 만들고 물이용부담금까지 징수하고 있지만 팔당지역의 난개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근본적으로 국토관리이용체계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94년 국토이용관리법이 개정되면서 팔당특별대책지역 가운데 3분의 1이 사실상 개발이 자유로운 준농림지로 지정됐습니다.
전국 평균보다도 훨씬 높은 비율입니다.
개발용도의 도시지역은 물론 준도시지역은 4배나 넓습니다.
반면에 개발이 제한되는 자연환경 보존지역은 전국 평균의 3분의 1에 불과합니다.
⊙김정욱(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 물 맑게 하는 것보다 나쁘게 하는 일들이 더 많이 진행됐는데 그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가 준농림지를 둬 가지고 외지인들이 언제든지 개발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해 놓고 그래서 오염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기자: 상수원보호구역도 문제입니다.
최근 문제가 된 양수리 고층아파트와 광주군 분원리 관광호텔은 팔당호 인접구역인데도 상수원 보호구역에서 제외된 지역입니다.
이처럼 국토이용관리법을 개정하면서 개발 가능지역은 3배 가량 늘었고, 개발제한지역은 오히려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그 결과는 분명합니다.
아파트는 무려 13배, 음식점은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서왕진(환경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 건교부의 잘못된 토지이용 체계로 인해서 팔당상수원이 이미 오염된 이후에 사후 수습책으로 많은 대책을 수립하려다 보니까 국민적 자원이 낭비되고 더 많은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기자: 정부는 팔당호 수질 개선에만 5년 동안 2조원 가량을 투자한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불합리한 국토이용체계를 고치지 않는 한 국민의 희생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KBS뉴스 김성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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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전쟁2000>팔당 난개발은 정부탓
    • 입력 2000-07-26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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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도권 시민의 젖줄인 팔당호 지역을 지키기 위해서 정부가 특별법을 만들고 물이용 부담금까지 징수하고 있지만 수질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김성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북한강과 남한강의 합류지점. 산자락이 허옇게 파헤쳐져 있습니다. 강가의 전망 좋은 땅에는 평지와 산을 가리지 않고 건물이 세워져 있습니다. 팔당지역이 원형을 찾기 어렵게 망가지면서 수질오염도 심각해졌습니다. 지난해 특별법이 만들어졌고 물이용 부담금까지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처럼 특별법을 만들고 물이용부담금까지 징수하고 있지만 팔당지역의 난개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근본적으로 국토관리이용체계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94년 국토이용관리법이 개정되면서 팔당특별대책지역 가운데 3분의 1이 사실상 개발이 자유로운 준농림지로 지정됐습니다. 전국 평균보다도 훨씬 높은 비율입니다. 개발용도의 도시지역은 물론 준도시지역은 4배나 넓습니다. 반면에 개발이 제한되는 자연환경 보존지역은 전국 평균의 3분의 1에 불과합니다. ⊙김정욱(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 물 맑게 하는 것보다 나쁘게 하는 일들이 더 많이 진행됐는데 그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가 준농림지를 둬 가지고 외지인들이 언제든지 개발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해 놓고 그래서 오염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기자: 상수원보호구역도 문제입니다. 최근 문제가 된 양수리 고층아파트와 광주군 분원리 관광호텔은 팔당호 인접구역인데도 상수원 보호구역에서 제외된 지역입니다. 이처럼 국토이용관리법을 개정하면서 개발 가능지역은 3배 가량 늘었고, 개발제한지역은 오히려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그 결과는 분명합니다. 아파트는 무려 13배, 음식점은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서왕진(환경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 건교부의 잘못된 토지이용 체계로 인해서 팔당상수원이 이미 오염된 이후에 사후 수습책으로 많은 대책을 수립하려다 보니까 국민적 자원이 낭비되고 더 많은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기자: 정부는 팔당호 수질 개선에만 5년 동안 2조원 가량을 투자한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불합리한 국토이용체계를 고치지 않는 한 국민의 희생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KBS뉴스 김성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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