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큰절

입력 2000.08.18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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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짧은 만남 뒤에 다시 기약없는 이별을 고해야 하는 이산가족들은 큰절을 주고 받으며 이별의 아픔을 달랬습니다.
성재호 기자입니다.
⊙기자: 50년 만에 팔순의 어머니와 상봉한 김옥배 씨.
90살이 다 된 아흔이 다 된 어머니에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큰절을 올립니다.
⊙김옥배(서울 방문단): 어머니 건강하셔야 해요. 내가 꼭 다시 오니까 절 기다려주세요.
⊙기자: 짧은 만남을 뒤로 한 채 딸을 다시 보내야 하는 어머니는 가슴이 미어집니다.
백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딸과 또다시 기약 없는 이별을 해야 하는 어머니.
오열하는 어머니를 간신히 진정시키고는 함께 동생들의 절을 받습니다.
올해 연세가 100살인 어머니에게 이종필 씨도 마지막 큰 절을 올립니다.
왜 이렇게 늦게 왔냐며 아들을 알아본 어머니는 잠시 왔다 야속하게 떠나는 아들의 뺨을 하염없이 어루만집니다.
100살의 노모를 두고도 기약없는 약속밖에 할 수 없는 이종필 씨.
⊙이종필 모자: 어머니! 나 또 올께요. 우리 신심을 갖고 굳세게 살자!

⊙기자: 신발을 벗고 90세 노모에게 정성을 다해 절을 올리는 이춘명 씨.
모자는 행여 얼굴을 잊어버릴까 잠시도 눈을 떼지 않은 채 서로를 어루만집니다.
사망신고까지 했던 아들이 반세기 만에 돌아왔는데도 알아보지 못 한 아버지는 기약없는 이별을 하며 큰절을 올리는 아들을 아직까지도 알아보지 못 합니다.
떠나는 오빠에게 또 형에게 남쪽의 동생들도 큰절을 올리며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해 봅니다.
짧은 만남 뒤의 긴 이별.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지 못 하는 이산가족들은 큰절을 올리며 생이별의 아픔을 달랬습니다.
KBS뉴스 성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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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 큰절
    • 입력 2000-08-18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짧은 만남 뒤에 다시 기약없는 이별을 고해야 하는 이산가족들은 큰절을 주고 받으며 이별의 아픔을 달랬습니다. 성재호 기자입니다. ⊙기자: 50년 만에 팔순의 어머니와 상봉한 김옥배 씨. 90살이 다 된 아흔이 다 된 어머니에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큰절을 올립니다. ⊙김옥배(서울 방문단): 어머니 건강하셔야 해요. 내가 꼭 다시 오니까 절 기다려주세요. ⊙기자: 짧은 만남을 뒤로 한 채 딸을 다시 보내야 하는 어머니는 가슴이 미어집니다. 백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딸과 또다시 기약 없는 이별을 해야 하는 어머니. 오열하는 어머니를 간신히 진정시키고는 함께 동생들의 절을 받습니다. 올해 연세가 100살인 어머니에게 이종필 씨도 마지막 큰 절을 올립니다. 왜 이렇게 늦게 왔냐며 아들을 알아본 어머니는 잠시 왔다 야속하게 떠나는 아들의 뺨을 하염없이 어루만집니다. 100살의 노모를 두고도 기약없는 약속밖에 할 수 없는 이종필 씨. ⊙이종필 모자: 어머니! 나 또 올께요. 우리 신심을 갖고 굳세게 살자! ⊙기자: 신발을 벗고 90세 노모에게 정성을 다해 절을 올리는 이춘명 씨. 모자는 행여 얼굴을 잊어버릴까 잠시도 눈을 떼지 않은 채 서로를 어루만집니다. 사망신고까지 했던 아들이 반세기 만에 돌아왔는데도 알아보지 못 한 아버지는 기약없는 이별을 하며 큰절을 올리는 아들을 아직까지도 알아보지 못 합니다. 떠나는 오빠에게 또 형에게 남쪽의 동생들도 큰절을 올리며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해 봅니다. 짧은 만남 뒤의 긴 이별.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지 못 하는 이산가족들은 큰절을 올리며 생이별의 아픔을 달랬습니다. KBS뉴스 성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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