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이트 족, 새로운 ‘도전’

<앵커 멘트>

현대화는 지구촌의 삶의 모습을 계속 바꾸고 있습니다.

에스키모라 불리던 북극지역 이누이트족도 예외가 아닙니다.

조현진기자가 이누이트 족의 생활을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캐나다 면적의 1/5, 한반도 면적 9배 넓이의 광활한 설원.

이누이트의 땅, 누나부트 자치주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눈밭에서 열리는 아이스 골프 대회와 이누이트의 이동 가옥인 이글루 짓기 대회가 봄이 왔음을 알립니다.

이글루에서 살며 사냥을 다니던 이누이트의 전통적인 생활방식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주된 교통수단은 개썰매에서 설상차로 대체됐고 사냥은 생계수단이라기보다는 레저활동에 가깝습니다.

<인터뷰>나슐루쉭 이슐루탁(이글루 기술자) : "요즘을 해가 지기 전에 사냥을 끝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글루에서 잠을 자는 경우가 드뭅니다. 그래서 이글루를 지을 줄 아는 사람들도 별로 없습니다."

캐나다 평균의 2배가 넘는 자살율, 급증하는 알콜과 마약중독자 등 갑작스런 현대화가 가져온 부작용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누이트는 캐나다 정부와 5년 여의 협상 끝에 1999년 자치권을 얻어내는 등 자신들의 정체성과 주권을 지키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이누이트 말과 글자를 가르치고 전통 춤과 노래를 보존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인터뷰>나울락 아르나쿡(누나부트 문화복지부 차관) : "다양한 전통 춤과 노래, 그리고 우리의 언어는 우리만의 독특한 정체성입니다. 우리 문화를 아는 것은 우리가 다른 문화 속한 것이 아니라 이누이트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변화에 직면한 이누이트들은 미국과 캐나다의 인디언 원주민들을 반면교사로 삼고 있습니다.

백인들이 정해준 보호구역에 갇혀 정체성을 잃어버린 인디언 원주민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것이 이들의 확고한 신념입니다.

캐나다 누나부트에서 KBS뉴스 조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