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남발 정책이 도박장 양산

입력 2006.07.04 (22:13) 수정 2006.07.04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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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이 시간에 수많은 도박장이 주택가 골목까지 파고들고 있는 실태를 보도해드렸습니다만 이런 도박장 양산은 정부도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상품권 남발 정책이 전국을 도박장으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병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성인 오락실.

상당수의 게임기에는 사람은 없고 재떨이만 올려져 있습니다.

고액 당첨이 임박한 신호인 이른바 예시가 뜬 게임기들을 선점해 놓고 자동진행을 위해 올려 놓은 것입니다.

한번 잭팟이 터지자 이 기계는 연속 당첨이 이어집니다.

이처럼 고액 당첨을 예고하거나 연속으로 당첨되는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

하지만 게임기 개,변조를 통해 이같은 '예시'와 '연타' 등이 이뤄지다보니 최고 2만 원인 당첨금은 수백만 원까지 치솟게 됩니다.

<인터뷰>김규식 (영상물등급위원회 게임영상부장): "예시와 연타를 한번도 승인해준 적이 없지만 대부분의 오락실에서는 개변조를 해서 불법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당첨된 게임기에서는 5천권 상품권이 4장씩 계속해서 쏟아져 나옵니다.

오락실 주위에서 쉽게 환전할 수 있는 상품권은 사실상 현금이나 마찬가집니다.

이처럼 오락실에서 상품권을 경품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은 지난해 8월.

게임산업의 활성화라는 명분때문이었지만 이젠 합법적인 도박자금이 된 셈입니다.

지난해 8월이후 지금까지 상품권 누적발행량은 약 22조 원. 하지만 가맹점으로 회수된 것은 1.5%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대부분 오락실에서 경품용으로 계속 돌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결국 하루 750억 원의 상품권이 도박자금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성인오락실은 지난 2002년부터 지정제에서 등록제로 바뀌었습니다.

이같은 제도의 변화는 성인오락실의 급격한 증가를 불러왔습니다.

<인터뷰>조진석: "도박산업 규제와 개선을 위한 전국 네트워크 간사 '실패한 정책으로 드러난 상품권을 폐지하고 상한제 실시, 도박장 폐쇄 등의 강력한 조치가 없으면 막기 힙듭니다."

여기에 피시방들이 지난 2002년부터 자유업이 되면서 성인 피시방이란 이름을 내걸고 노골적인 도박장 영업을 하고 있지만 관리와 단속의 무풍지댑니다.

로또와 경마 등 5대 사행산업의 매출액을 다 합친 것보다 연간 매출액이 2배 이상 큰 불법 성인 도박장.

실패한 정책의 후유증은 전국 곳곳을 거대한 도박장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병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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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품권 남발 정책이 도박장 양산
    • 입력 2006-07-04 21:35:32
    • 수정2006-07-04 22:18:17
    뉴스 9
<앵커 멘트> 어제 이 시간에 수많은 도박장이 주택가 골목까지 파고들고 있는 실태를 보도해드렸습니다만 이런 도박장 양산은 정부도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상품권 남발 정책이 전국을 도박장으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병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성인 오락실. 상당수의 게임기에는 사람은 없고 재떨이만 올려져 있습니다. 고액 당첨이 임박한 신호인 이른바 예시가 뜬 게임기들을 선점해 놓고 자동진행을 위해 올려 놓은 것입니다. 한번 잭팟이 터지자 이 기계는 연속 당첨이 이어집니다. 이처럼 고액 당첨을 예고하거나 연속으로 당첨되는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 하지만 게임기 개,변조를 통해 이같은 '예시'와 '연타' 등이 이뤄지다보니 최고 2만 원인 당첨금은 수백만 원까지 치솟게 됩니다. <인터뷰>김규식 (영상물등급위원회 게임영상부장): "예시와 연타를 한번도 승인해준 적이 없지만 대부분의 오락실에서는 개변조를 해서 불법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당첨된 게임기에서는 5천권 상품권이 4장씩 계속해서 쏟아져 나옵니다. 오락실 주위에서 쉽게 환전할 수 있는 상품권은 사실상 현금이나 마찬가집니다. 이처럼 오락실에서 상품권을 경품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은 지난해 8월. 게임산업의 활성화라는 명분때문이었지만 이젠 합법적인 도박자금이 된 셈입니다. 지난해 8월이후 지금까지 상품권 누적발행량은 약 22조 원. 하지만 가맹점으로 회수된 것은 1.5%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대부분 오락실에서 경품용으로 계속 돌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결국 하루 750억 원의 상품권이 도박자금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성인오락실은 지난 2002년부터 지정제에서 등록제로 바뀌었습니다. 이같은 제도의 변화는 성인오락실의 급격한 증가를 불러왔습니다. <인터뷰>조진석: "도박산업 규제와 개선을 위한 전국 네트워크 간사 '실패한 정책으로 드러난 상품권을 폐지하고 상한제 실시, 도박장 폐쇄 등의 강력한 조치가 없으면 막기 힙듭니다." 여기에 피시방들이 지난 2002년부터 자유업이 되면서 성인 피시방이란 이름을 내걸고 노골적인 도박장 영업을 하고 있지만 관리와 단속의 무풍지댑니다. 로또와 경마 등 5대 사행산업의 매출액을 다 합친 것보다 연간 매출액이 2배 이상 큰 불법 성인 도박장. 실패한 정책의 후유증은 전국 곳곳을 거대한 도박장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병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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