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南·北 회담 진전의 조건

입력 2006.07.11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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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영 해설위원]

북한이 돌연 불참을 선언하지 않는 한 남북 장관급 회담이 오늘부터 나흘 동안 부산에서 열립니다. 이번 회담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가 몰고온 후폭풍 속에서 열립니다. 당연히 논란이 일 수밖에 없습니다.

회담 연기를 주장하는 측은 북한의 잘못된 행동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상황이 악화 될수록 대화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며 회담 개최를 강행했습니다. 회담을 통해 북한의 잘못을 따끔하게 지적하고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사일 사태와 6자회담 복귀 문제가 주된 의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쌀과 비료의 추가 지원 등 경협 문제는 아예 논의조차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상황이 어렵지만 압박보다 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가 처한 상황이 미국이나 일본과 전혀 다르다는 것도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봉쇄와 제재를 앞세우다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선의를 갖고 설득해도 상대방이 변할 생각이 없다면 헛수고만 하게 됩니다. 이번 장관급회담이 바로 이런 결말을 빚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미사일 발사 강행에 이르기까지 북한은 수많은 설득과 경고를 받았습니다. 특히 중국과 한국은 발벗고 나서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북한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외교적 고립과 경제난 심화가 눈앞에 보이는데도 강행했습니다. 누가 뭐라 해도 제 갈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이런 북한이 남북장관급 회담에 나오는 것은 나름대로 계산이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남측의 추궁을 듣고 앉아 있기 위해 나오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북한은 오히려 미사일 발사가 정당한 자위권 행사라고 주장하면서 남쪽을 위협할 의사가 없었다고 강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부도 이런 북한의 맞불 작전을 예상하고 회담에 나서리라는 것을 잘 압니다. 충분한 대책도 세웠을 것으로 믿습니다.

북한은 우리의 자제 요청을 뿌리치고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행해 한반도 전체를 흔들고 있습니다. 그 잘못을 제대로 지적하려면 낯도 붉히고 강하게 압박도 해야 합니다. 감정적으로 흥분할 필요는 없지만 남쪽이나 국제 사회의 분위기를 전달하는데 주저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번 회담은 계속 고집을 피우면 어려움만 가중된다는 것을 북한에게 분명히 인식시켜는 계기가 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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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南·北 회담 진전의 조건
    • 입력 2006-07-11 07: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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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영 해설위원] 북한이 돌연 불참을 선언하지 않는 한 남북 장관급 회담이 오늘부터 나흘 동안 부산에서 열립니다. 이번 회담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가 몰고온 후폭풍 속에서 열립니다. 당연히 논란이 일 수밖에 없습니다. 회담 연기를 주장하는 측은 북한의 잘못된 행동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상황이 악화 될수록 대화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며 회담 개최를 강행했습니다. 회담을 통해 북한의 잘못을 따끔하게 지적하고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사일 사태와 6자회담 복귀 문제가 주된 의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쌀과 비료의 추가 지원 등 경협 문제는 아예 논의조차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상황이 어렵지만 압박보다 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가 처한 상황이 미국이나 일본과 전혀 다르다는 것도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봉쇄와 제재를 앞세우다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선의를 갖고 설득해도 상대방이 변할 생각이 없다면 헛수고만 하게 됩니다. 이번 장관급회담이 바로 이런 결말을 빚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미사일 발사 강행에 이르기까지 북한은 수많은 설득과 경고를 받았습니다. 특히 중국과 한국은 발벗고 나서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북한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외교적 고립과 경제난 심화가 눈앞에 보이는데도 강행했습니다. 누가 뭐라 해도 제 갈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이런 북한이 남북장관급 회담에 나오는 것은 나름대로 계산이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남측의 추궁을 듣고 앉아 있기 위해 나오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북한은 오히려 미사일 발사가 정당한 자위권 행사라고 주장하면서 남쪽을 위협할 의사가 없었다고 강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부도 이런 북한의 맞불 작전을 예상하고 회담에 나서리라는 것을 잘 압니다. 충분한 대책도 세웠을 것으로 믿습니다. 북한은 우리의 자제 요청을 뿌리치고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행해 한반도 전체를 흔들고 있습니다. 그 잘못을 제대로 지적하려면 낯도 붉히고 강하게 압박도 해야 합니다. 감정적으로 흥분할 필요는 없지만 남쪽이나 국제 사회의 분위기를 전달하는데 주저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번 회담은 계속 고집을 피우면 어려움만 가중된다는 것을 북한에게 분명히 인식시켜는 계기가 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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