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난개발이 피해 키웠다

<앵커 멘트>
강원도 지역에 유독 피해가 컸을까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장추적에서는 산허리를 파헤치고 만든 고랭지 밭과 펜션단지 문제를 꼬집어 봅니다. 정창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번 폭우로 마을 전체가 토사에 파묻힌 평창군 속사립니다.

상류에서 밀려 내려온 엄청난 토사로 하천물이 넘쳐 반나절 만에 마을 전체가 흙더미를 뒤집어 쓴 것입니다.

치우고 치워도 끝이 없을 정도로 엄청난 양입니다.

<인터뷰> "도랑이 점점 차고,산사태가 내려오니 순식간에 밀려들었지..."

평창의 다른 마을도 물길을 따라 토사가 밀려들면서, 도로 곳곳이 막혔습니다.

산을 깍아서 만든... 고랭지 농토가 많은 지역 특성 상, 농경지 유실이 특히 심해, 피해로 이어졌습니다.

<인터뷰> "산이 있었는데 밭을 만든다고 까니까...비오니까 막 쓸려오는거죠."

야산을 잘라내고 들어서는 빌라 건축현장에서는, 뒷편 절개지가 무너져 내리면서, 도로를 덮쳤습니다.

펜션 단지로 개발한 곳에서도 아래 쪽으로 엄청난 토사가 쏟아졌습니다.

계곡이 새로 만들어질 정도였습니다.

모두 산 허리를 잘라 배수로도 없이 무리하게 개발하려다 생긴 것입니다.

<녹취>펜션 용지관리인: "펜션,별장부지를 원하는 분이 있으면,농사 끝나고 매각할려고.. 그리고 보강도 좀 할 겸... "

평창지역에만 이렇게 야산을 깍아내 개발중이거나 개발을 앞둔 곳이 수백 곳에 이릅니다.

이렇게 유실된 토사는 산사태와 함께 인근 하천을 메워, 범람의 원인이 됐고 마을 곳곳을 물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소하천 깊이가 3미터 정도 됐는데 토사로 메워져서 땅과 같은 높이가 됐다."

환경 전문가들은 이처럼 파헤치고 절개된 곳이 많으면, 적은 양의 비에도 피해를 키운다고 경고합니다.

<녹취>서재철 (녹색연합): "과거에는 자연 댐의 기능을 일부 했었는데 (지금은)그런 기능을 못하니까, 비가 내리면,그 물이 빠른 속도로 하류로 보내지기 때문에...."

태풍 뒤에 집중호우가 내린 게 1차 원인이지만 눈앞의 이익만 생각한 마구잡이 개발이 비 피해를 더욱 키웠습니다.

현장추적 정창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