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불법파업 사라져야

입력 2006.07.21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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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해설위원]

장마피해로 무거워진 국민들의 가슴을 더욱 짓누르던 포항지역 건설노조원 들의 포스코 점거농성이 오늘 새벽 막을 내렸습니다. 농성 9일 만입니다.

경찰은 오늘 새벽 농성노조원들이 대부분 떠난 현장에 병력을 투입해 노조지도부를 검거하는 등 농성상황을 종료시켰습니다.

경찰이 진입하자 노조원들은 체념한 듯 이렇다할 저항을 하지 않아 다행히 불상사는 없었습니다. 이에 앞서 농성 노조원 천여 명은 어제 저녁 자진해산 의사를 잠시 밝혔으나 1시간만에 철회하고 계속적인 농성을 다짐하는 등 혼선을 거듭했습니다.

결국 농성장을 이탈하는 노조원들이 밤사이 크게 늘었고 사실상 자진해산에 가까운 분위기에서 경찰이 진입을 해 남아있던 노조원들을 검거했습니다. 결국 노조원들은 마지막 협상의 기회는 놓치고 실정법에 따라 처벌받게 될 상황입니다.

그동안 노조원들의 점거농성이 계속되면서 포스코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지역경제가 흔들흔들 하면서 포항지역 주민들까지 나서서 즉각적인 농성중단을 촉구하는 등 여론도 악화돼 왔습니다. 정부 역시 포스코는 건설노조원들의 협상 상대가 아님을 분명히 하고 불법점거농성에 단호한 대응을 거듭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노조원들은 포스코가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건설업체들의 최종 발주업체이기 때문에 사실상 대화의 최종책임자라며 포스코가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해 왔습니다. 아울러 포스코가 파업을 방해하는 대체근로 행위를 함으로써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노조원들이 어떤 주장을 하던 간에 포스코가 직접 대화당사자로 나설 수는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여론에 몰리고 정부의 강경한 대응의지에 눌린 농성노조원들이 밤새 농성대열에서 이탈하면서 9일간 끌어왔던 농성 대열은 무너졌고 지도부는 검거됐습니다. 무엇을 얻기 위한 투쟁이었는지를 묻고 싶습니다.

이제 하투 노동계의 여름투쟁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포스코 사태에 반발한 노동계의 강경 투쟁이 우려됩니다. 강경하더라도 어디까지나 법과 원칙에 입각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여론의 돌팔매가 용서치 않을 것입니다.

정부도 공권력의 권위 세우기가 시급합니다. 무기력한 모습으로는 복잡한 노동문제를 대처할 수 없습니다.

누구든 어떤 세력이든 법이나 원칙을 무시하고 일단 힘으로 밀어붙인 뒤 문제를 해결하려는 관행을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사측 역시 은근히 공권력에 의지해 교묘히 협상을 피하는 불성실한 태도는 금물입니다. 무엇보다도 노든 사든 나라의 어려운 처지와 형편을 먼저 생각해 한 발짝씩 양보하는 대화와 타협의 자세가 가장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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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불법파업 사라져야
    • 입력 2006-07-21 07:4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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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해설위원] 장마피해로 무거워진 국민들의 가슴을 더욱 짓누르던 포항지역 건설노조원 들의 포스코 점거농성이 오늘 새벽 막을 내렸습니다. 농성 9일 만입니다. 경찰은 오늘 새벽 농성노조원들이 대부분 떠난 현장에 병력을 투입해 노조지도부를 검거하는 등 농성상황을 종료시켰습니다. 경찰이 진입하자 노조원들은 체념한 듯 이렇다할 저항을 하지 않아 다행히 불상사는 없었습니다. 이에 앞서 농성 노조원 천여 명은 어제 저녁 자진해산 의사를 잠시 밝혔으나 1시간만에 철회하고 계속적인 농성을 다짐하는 등 혼선을 거듭했습니다. 결국 농성장을 이탈하는 노조원들이 밤사이 크게 늘었고 사실상 자진해산에 가까운 분위기에서 경찰이 진입을 해 남아있던 노조원들을 검거했습니다. 결국 노조원들은 마지막 협상의 기회는 놓치고 실정법에 따라 처벌받게 될 상황입니다. 그동안 노조원들의 점거농성이 계속되면서 포스코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지역경제가 흔들흔들 하면서 포항지역 주민들까지 나서서 즉각적인 농성중단을 촉구하는 등 여론도 악화돼 왔습니다. 정부 역시 포스코는 건설노조원들의 협상 상대가 아님을 분명히 하고 불법점거농성에 단호한 대응을 거듭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노조원들은 포스코가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건설업체들의 최종 발주업체이기 때문에 사실상 대화의 최종책임자라며 포스코가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해 왔습니다. 아울러 포스코가 파업을 방해하는 대체근로 행위를 함으로써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노조원들이 어떤 주장을 하던 간에 포스코가 직접 대화당사자로 나설 수는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여론에 몰리고 정부의 강경한 대응의지에 눌린 농성노조원들이 밤새 농성대열에서 이탈하면서 9일간 끌어왔던 농성 대열은 무너졌고 지도부는 검거됐습니다. 무엇을 얻기 위한 투쟁이었는지를 묻고 싶습니다. 이제 하투 노동계의 여름투쟁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포스코 사태에 반발한 노동계의 강경 투쟁이 우려됩니다. 강경하더라도 어디까지나 법과 원칙에 입각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여론의 돌팔매가 용서치 않을 것입니다. 정부도 공권력의 권위 세우기가 시급합니다. 무기력한 모습으로는 복잡한 노동문제를 대처할 수 없습니다. 누구든 어떤 세력이든 법이나 원칙을 무시하고 일단 힘으로 밀어붙인 뒤 문제를 해결하려는 관행을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사측 역시 은근히 공권력에 의지해 교묘히 협상을 피하는 불성실한 태도는 금물입니다. 무엇보다도 노든 사든 나라의 어려운 처지와 형편을 먼저 생각해 한 발짝씩 양보하는 대화와 타협의 자세가 가장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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