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난민촌을 가다

입력 2006.08.05 (21:46) 수정 2006.08.05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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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사태로 레바논의 난민이 백 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시리아로 향하는 피난 행렬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난민들의 생활을 시리아 현지에서 김기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리아와 레바논을 잇는 최북단 국경, 검문소를 통과하는 난민들은 하나같이 공포와 피곤함이 짙게 밴 얼굴입니다.

폭격으로 집을 잃고 사흘을 꼬박 걸어온 라디 씨 가족에게 레바논은 돌아가고 싶지 않은 악몽입니다.

<인터뷰>라디(레바논 베이루트 난민):"이제 시리아가 제 2의 고향입니다. 레바논과 시리아가 똑같다고 생각하며 살아야죠"

올해 겨우 여섯 살인 자이납에게도 공습은 공포 그 자체입니다.

<인터뷰>자이납(6세):"(시리아에 와서) 기뻐요. 이제는 비행기가 우리 집 위로 안 날아다니잖아요"

이스라엘의 한 달 가까운 공격으로 난민이 된 레바논 사람은 백 만여 명, 레바논 사태가 시작된 뒤 바로 이 국경 관문을 넘어 시리아로 피난한 이들만 해도 벌써 10만 여 명, 피난민 행렬은 아직도 하루 24시간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리아 곳곳에 마련된 난민촌입니다.

다섯 평 남짓한 이 방에서 지내는 40여 명은 그나마 행복한 편, 난민이 계속 늘면서 밖에서 잠을 자야 하는 형편입니다.

<인터뷰>파티마(레바논 베이루트 출신):"여자들만 방 안에서 자요. 이불하고 옷가지들은 여기 그냥 쌓아뒀어요"

조리기구라고는 고작 버너에 냄비 정도, 끼니를 잇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비참한 생활 속에서도 난민 숙소에는 헤즈볼라의 깃발이 걸려 있습니다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이들에게 남은 것은 이스라엘에 대한 증오심 뿐입니다.

<인터뷰>루치피(레바논 북부 거주):"우리는 (시리아) 아사드 대통령과 (헤즈볼라 지도자) 나스랄라를 지지합니다"

멈추는 않는 총성과 쏟아지는 난민, 그리고 커져만 가는 증오심 잃어버린 평화가 언제 다시 찾아 올 지 난민촌의 오늘은 그저 참담하기만 합니다

다마스커스에서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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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리아 난민촌을 가다
    • 입력 2006-08-05 21:19:52
    • 수정2006-08-05 21:5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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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사태로 레바논의 난민이 백 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시리아로 향하는 피난 행렬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난민들의 생활을 시리아 현지에서 김기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리아와 레바논을 잇는 최북단 국경, 검문소를 통과하는 난민들은 하나같이 공포와 피곤함이 짙게 밴 얼굴입니다. 폭격으로 집을 잃고 사흘을 꼬박 걸어온 라디 씨 가족에게 레바논은 돌아가고 싶지 않은 악몽입니다. <인터뷰>라디(레바논 베이루트 난민):"이제 시리아가 제 2의 고향입니다. 레바논과 시리아가 똑같다고 생각하며 살아야죠" 올해 겨우 여섯 살인 자이납에게도 공습은 공포 그 자체입니다. <인터뷰>자이납(6세):"(시리아에 와서) 기뻐요. 이제는 비행기가 우리 집 위로 안 날아다니잖아요" 이스라엘의 한 달 가까운 공격으로 난민이 된 레바논 사람은 백 만여 명, 레바논 사태가 시작된 뒤 바로 이 국경 관문을 넘어 시리아로 피난한 이들만 해도 벌써 10만 여 명, 피난민 행렬은 아직도 하루 24시간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리아 곳곳에 마련된 난민촌입니다. 다섯 평 남짓한 이 방에서 지내는 40여 명은 그나마 행복한 편, 난민이 계속 늘면서 밖에서 잠을 자야 하는 형편입니다. <인터뷰>파티마(레바논 베이루트 출신):"여자들만 방 안에서 자요. 이불하고 옷가지들은 여기 그냥 쌓아뒀어요" 조리기구라고는 고작 버너에 냄비 정도, 끼니를 잇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비참한 생활 속에서도 난민 숙소에는 헤즈볼라의 깃발이 걸려 있습니다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이들에게 남은 것은 이스라엘에 대한 증오심 뿐입니다. <인터뷰>루치피(레바논 북부 거주):"우리는 (시리아) 아사드 대통령과 (헤즈볼라 지도자) 나스랄라를 지지합니다" 멈추는 않는 총성과 쏟아지는 난민, 그리고 커져만 가는 증오심 잃어버린 평화가 언제 다시 찾아 올 지 난민촌의 오늘은 그저 참담하기만 합니다 다마스커스에서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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