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수탈의 상흔, 박달재 소나무

입력 2006.08.15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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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제시대 일본은 연료로 쓰기 위해 전국적으로 송진을 수탈했는데요.

가요 '울고 넘는 박달재'로 유명한 박달재의 소나무에도 아직까지 일제의 수탈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합니다.

송창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아름드리 소나무들로 가득찬 박달재 휴양림.

수령 백 50년 안팎의 소나무들이 피서객들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곳곳에 껍질이 완전히 벗겨지고 깊게 팬 자국들이 남아 있습니다.

바로 일제가 송진 채취를 위해 V자 형태로 톱질을 했던 흔적들입니다.

<녹취>마을 이장 : "아버지한테 물어보니까 옛날에 일제시대 때 송진을 냈던 자리다라고 말씀하시더라 구요"

일제는 당시 박달재 아래 송탄유 공장을 세우고 닥치는 대로 소나무에다 톱질을 해 송진을 채취했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녹취>오탁승(충북 제천시) : "송탄유 공장으로 가져 가는데 주민들에게 송진 몇관 씩 할당량이 배정돼 있었지."

상처가 난 나무들은 한결같이 제대로 자라지 못한 채 굽어 있습니다.

이렇게 상처입은 소나무들은 박달재 휴양림 전체의 절반이 넘는 3만 6천여 그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약품처리와 외과수술이 필요하지만 제천시의 예산 부족으로 대부분의 소나무들은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녹취>허남수(박달재 휴양림 관리소장) : "치료를 안하게 되면 성장이 잘 안되고 눈비를 맞으면 잘 쓰러지게 됩니다."

광복을 맞은 지 어느덧 61년..

하지만 박달재의 소나무들은 아직도 아물지 않은 당시의 상처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창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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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제 수탈의 상흔, 박달재 소나무
    • 입력 2006-08-15 20:26:33
    뉴스타임
<앵커 멘트> 일제시대 일본은 연료로 쓰기 위해 전국적으로 송진을 수탈했는데요. 가요 '울고 넘는 박달재'로 유명한 박달재의 소나무에도 아직까지 일제의 수탈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합니다. 송창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아름드리 소나무들로 가득찬 박달재 휴양림. 수령 백 50년 안팎의 소나무들이 피서객들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곳곳에 껍질이 완전히 벗겨지고 깊게 팬 자국들이 남아 있습니다. 바로 일제가 송진 채취를 위해 V자 형태로 톱질을 했던 흔적들입니다. <녹취>마을 이장 : "아버지한테 물어보니까 옛날에 일제시대 때 송진을 냈던 자리다라고 말씀하시더라 구요" 일제는 당시 박달재 아래 송탄유 공장을 세우고 닥치는 대로 소나무에다 톱질을 해 송진을 채취했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녹취>오탁승(충북 제천시) : "송탄유 공장으로 가져 가는데 주민들에게 송진 몇관 씩 할당량이 배정돼 있었지." 상처가 난 나무들은 한결같이 제대로 자라지 못한 채 굽어 있습니다. 이렇게 상처입은 소나무들은 박달재 휴양림 전체의 절반이 넘는 3만 6천여 그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약품처리와 외과수술이 필요하지만 제천시의 예산 부족으로 대부분의 소나무들은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녹취>허남수(박달재 휴양림 관리소장) : "치료를 안하게 되면 성장이 잘 안되고 눈비를 맞으면 잘 쓰러지게 됩니다." 광복을 맞은 지 어느덧 61년.. 하지만 박달재의 소나무들은 아직도 아물지 않은 당시의 상처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창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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