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어쨌길래 ‘된장녀’ 논란

입력 2006.08.17 (22:14) 수정 2006.08.17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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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인터넷 상에서 이른바 된장녀 논쟁이 뜨겁습니다.

허영심에 가득찬 이중적인 여성을 가리키는 표현이라는데 남녀 성대결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김나나 기자입니다.

<리포트>

28살 이 모 씨는 최근 자신이 '된장녀'로 불린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고급 커피를 즐기고 명품 가방을 사기 위해 돈을 모았을 뿐인데, '된장녀'로 낙인이 찍혀 정신적 피해가 크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이 모 씨 : "그런 특성 하나를 가지고 저한테 된장녀라는 부정적인 모든 이미지를 투영시킨다는것은 기분 나쁜 일이죠."

이렇게 허영심에 찬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인 '된장녀'는 누리꾼들의 글과 삽화에서 시작됐습니다.

<인터뷰>김세권(서울 망원동) : "분수에 맞는 소비를 못한다는 거죠. 과시욕이니까 비판을 받는 거 같아요."

'된장녀' 논란은 온라인에서 들불처럼 번졌고 '된장녀' 키우기 게임까지 등장했습니다.

<인터뷰>박선영(서울시 아현동) : "여자들이 다 그런 건 아닌데 안 좋게 생각하던 것을 모든 여자에 비하를 시켜서"

'된장녀'가 허영에 들뜬 사회의 한 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주장은 있습니다.

반면에 특정 행동 몇 가지에 비난의 화살을 퍼붓는 것은 문제라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또 개인의 생활습관이나 소비행태를 싸잡아 매도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인터뷰>남경여(서울 봉천동) : "한 가지 행동들만 보고 몰아가는 성향이 있다고 보는데 남자들 사고는 좀..."

<인터뷰>김일호(서울 금호동) : "술먹고 헤롱거리느니 명품가방은 남아요. 된장녀 욕할 거 하나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불안한 사회에 대한 불만이 남성중심적 사고와 맞물려 '된장녀' 논쟁을 낳았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김호기(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된장녀를 둘러싼 논쟁은 우리 사회 젊은 세대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불만이 나타난 것..."

이기주의와 익명성이 만들어낸 '된장녀'는 다시 '귀족녀' 그리고 '된장남'과 '고추장남' 등으로 파생되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논란이 이 사회에 또 다른 '편 가르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타인에 대한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 이번 논란으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KBS 뉴스 김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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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어쨌길래 ‘된장녀’ 논란
    • 입력 2006-08-17 21:23:36
    • 수정2006-08-17 22:27:31
    뉴스 9
<앵커 멘트> 인터넷 상에서 이른바 된장녀 논쟁이 뜨겁습니다. 허영심에 가득찬 이중적인 여성을 가리키는 표현이라는데 남녀 성대결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김나나 기자입니다. <리포트> 28살 이 모 씨는 최근 자신이 '된장녀'로 불린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고급 커피를 즐기고 명품 가방을 사기 위해 돈을 모았을 뿐인데, '된장녀'로 낙인이 찍혀 정신적 피해가 크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이 모 씨 : "그런 특성 하나를 가지고 저한테 된장녀라는 부정적인 모든 이미지를 투영시킨다는것은 기분 나쁜 일이죠." 이렇게 허영심에 찬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인 '된장녀'는 누리꾼들의 글과 삽화에서 시작됐습니다. <인터뷰>김세권(서울 망원동) : "분수에 맞는 소비를 못한다는 거죠. 과시욕이니까 비판을 받는 거 같아요." '된장녀' 논란은 온라인에서 들불처럼 번졌고 '된장녀' 키우기 게임까지 등장했습니다. <인터뷰>박선영(서울시 아현동) : "여자들이 다 그런 건 아닌데 안 좋게 생각하던 것을 모든 여자에 비하를 시켜서" '된장녀'가 허영에 들뜬 사회의 한 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주장은 있습니다. 반면에 특정 행동 몇 가지에 비난의 화살을 퍼붓는 것은 문제라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또 개인의 생활습관이나 소비행태를 싸잡아 매도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인터뷰>남경여(서울 봉천동) : "한 가지 행동들만 보고 몰아가는 성향이 있다고 보는데 남자들 사고는 좀..." <인터뷰>김일호(서울 금호동) : "술먹고 헤롱거리느니 명품가방은 남아요. 된장녀 욕할 거 하나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불안한 사회에 대한 불만이 남성중심적 사고와 맞물려 '된장녀' 논쟁을 낳았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김호기(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된장녀를 둘러싼 논쟁은 우리 사회 젊은 세대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불만이 나타난 것..." 이기주의와 익명성이 만들어낸 '된장녀'는 다시 '귀족녀' 그리고 '된장남'과 '고추장남' 등으로 파생되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논란이 이 사회에 또 다른 '편 가르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타인에 대한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 이번 논란으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KBS 뉴스 김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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