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심의 따로, 유통 따로

입력 2006.08.20 (21:46) 수정 2006.08.2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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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국을 도박장으로 만들어 버린 사행성 오락게임기들.

분명히 제도적인 규제 장치가 있을텐데, 어떻게 이런 지경까지 왔을까요?

심의 따로, 유통 따로인 게임기 관리의 현주소를, 김준호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제조사 회장이 구속된 성인용 게임 바다이야기의 경우 심의 당시는 사행성 기준을 맞췄지만, 실제로는 사행성을 강화한 불법 개변조 기기를 유통시켰습니다.

한번에 최대 2백 50만 원까지 딸 수 있는 이른바 '연타' 기능과 대박 예고 그림이 나오는 예시 기능을 불법으로 추가했습니다.

바다이야기를 포함한 성인 게임물의 불법 개변조는 대부분 게임 제조업체에서 이뤄진다고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인터뷰> 바다이야기 게임장 사장: "그런 건 본사에서 자기들이 고치죠"

문화관광부 고시에 따르면 1회당 게임 시간 4초 이상, 1회당 경품액 2만 원 이하 시간당 이용금액 9만 원 이하일 경우 사행성 게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제조 업체들이 심의를 받을 때는 이 기준에 맞는 제품을 제출해 심의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녹취> 前 영등위 게임 심의 위원: "업체서 심의용 따로, 판매용 따로 만든다는 거예요"

심의 권한만 지닌 영등위로서는 제조 업체의 심의 후 불법 개변조를 막기 어렵다는 얘기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영등위 또한 수박 겉핥기식 심의로 전국의 도박장화를 가져온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검찰에 따르면 영등위는 당초 바다이야기를 심사할 때, 게임물의 프로그램을 직접 확인하지 못하고, 제조사가 제출한 게임물 설명서와 게임기만 보고 심의를 통과시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다 보니, 게임물 심의는 물론 사후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인터뷰> 도박규제 전국네트워크: "심의와 다른 것을 유통시킬 경우, 강력한 사후 조치가 필요하다"

심의 따로 유통 따로인 성인용 게임물 유통 질서를 바로잡을 수 있는 강력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전국을 도박장화한 불법 성인 게임물의 범람을 막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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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심의 따로, 유통 따로
    • 입력 2006-08-20 21:06:10
    • 수정2006-08-20 21:5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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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국을 도박장으로 만들어 버린 사행성 오락게임기들. 분명히 제도적인 규제 장치가 있을텐데, 어떻게 이런 지경까지 왔을까요? 심의 따로, 유통 따로인 게임기 관리의 현주소를, 김준호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제조사 회장이 구속된 성인용 게임 바다이야기의 경우 심의 당시는 사행성 기준을 맞췄지만, 실제로는 사행성을 강화한 불법 개변조 기기를 유통시켰습니다. 한번에 최대 2백 50만 원까지 딸 수 있는 이른바 '연타' 기능과 대박 예고 그림이 나오는 예시 기능을 불법으로 추가했습니다. 바다이야기를 포함한 성인 게임물의 불법 개변조는 대부분 게임 제조업체에서 이뤄진다고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인터뷰> 바다이야기 게임장 사장: "그런 건 본사에서 자기들이 고치죠" 문화관광부 고시에 따르면 1회당 게임 시간 4초 이상, 1회당 경품액 2만 원 이하 시간당 이용금액 9만 원 이하일 경우 사행성 게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제조 업체들이 심의를 받을 때는 이 기준에 맞는 제품을 제출해 심의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녹취> 前 영등위 게임 심의 위원: "업체서 심의용 따로, 판매용 따로 만든다는 거예요" 심의 권한만 지닌 영등위로서는 제조 업체의 심의 후 불법 개변조를 막기 어렵다는 얘기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영등위 또한 수박 겉핥기식 심의로 전국의 도박장화를 가져온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검찰에 따르면 영등위는 당초 바다이야기를 심사할 때, 게임물의 프로그램을 직접 확인하지 못하고, 제조사가 제출한 게임물 설명서와 게임기만 보고 심의를 통과시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다 보니, 게임물 심의는 물론 사후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인터뷰> 도박규제 전국네트워크: "심의와 다른 것을 유통시킬 경우, 강력한 사후 조치가 필요하다" 심의 따로 유통 따로인 성인용 게임물 유통 질서를 바로잡을 수 있는 강력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전국을 도박장화한 불법 성인 게임물의 범람을 막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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