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용산공원, 민족의 쉼터돼야

입력 2006.08.25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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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승 해설위원]

80여만 평 용산 미군기지에 들어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공원의 청사진이 발표됐습니다.

사실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의 경우도 도심 곳곳에 놀라울 만큼 잘 꾸며진 공원이 있고 영국이나 뉴질랜드 미국의 대도시 공원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지닌 세계적인 명소로 꼽히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 나라들에 뒤지지 않을 공원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백여 년 전 청나라에 이어 일본을 거쳐 해방이후 지금까지 미군이 주둔해온 곳이어서 그 역사성은 공원 이상의 교육적 가치를 지니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용산기지가 공원으로 완성되는 시점도 해방 백년이 되는 오는 2045년으로 정했습니다. 정상적이라면 축하분위기가 한창이어야 하지만 상황은 그렇지 못합니다.

정부의 선포식에 대해 서울시는 반박성 회견을 열어 정부의 일방통행을 비난했습니다. 시민 사회 각계인사 서른 세 명은 용산공원 특별 법안을 철회하라며 정부의 공원화 계획을 전면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이유는 정부의 현행 특별법안에 있습니다. 상업적 개발은 불가능하다고 하면서도 공원의 합리적인 활용을 위해 일부 토지의 제한적 용도변경은 불가피하다는 단서 때문입니다.

이 대목에서 서울시는 특별법 자체가 공원 부지 일부를 주거시설이나 상업시설 등으로 용도를 변경해 개발 할 여지가 있다며 헌법 소원 등 모든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공원단지 어디에든 용산주변에 새로 지어진 것과 같은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선다면 부동산 시세는 아마도 국내 최고수준을 육박할 것입니다.

정부가 민족의 애환과 역사가 담긴 용산 공원일대를 미군기지 이전비용을 이유로 자칫 누더기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환경학자들의 경고도 귀담아 들어야합니다.

서울시도 공원화 주장만 할게 아니라 이전 비용의 일부를 부담하는 등의 가시적인 조치가 있어야 합니다.

법조문을 놓고 공방만 하면 무엇하겠습니까? 서울의 미래를 좌우하는 문제를 놓고 장관과 시장이 한번 만나 합의를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대통령의 언급대로 80만평의 대지가 백지상태로 남아있습니다.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고 원칙을 잘 지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사업 주체들부터 뜻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IMF시절을 견뎌내며 어렵게 완성한 여의도 시민공원이 그렇고 청계천 또한 수많은 시간과 비용을 치른 끝에 소중한 휴식공간이 되었습니다. 용산 미군기지 터 역시 고층 빌딩의 그늘 없이 자연이 숨 쉬는 휴식과 문화 그리고 역사의 교훈이 살아 숨 쉬는 곳이 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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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용산공원, 민족의 쉼터돼야
    • 입력 2006-08-25 07: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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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승 해설위원] 80여만 평 용산 미군기지에 들어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공원의 청사진이 발표됐습니다. 사실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의 경우도 도심 곳곳에 놀라울 만큼 잘 꾸며진 공원이 있고 영국이나 뉴질랜드 미국의 대도시 공원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지닌 세계적인 명소로 꼽히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 나라들에 뒤지지 않을 공원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백여 년 전 청나라에 이어 일본을 거쳐 해방이후 지금까지 미군이 주둔해온 곳이어서 그 역사성은 공원 이상의 교육적 가치를 지니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용산기지가 공원으로 완성되는 시점도 해방 백년이 되는 오는 2045년으로 정했습니다. 정상적이라면 축하분위기가 한창이어야 하지만 상황은 그렇지 못합니다. 정부의 선포식에 대해 서울시는 반박성 회견을 열어 정부의 일방통행을 비난했습니다. 시민 사회 각계인사 서른 세 명은 용산공원 특별 법안을 철회하라며 정부의 공원화 계획을 전면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이유는 정부의 현행 특별법안에 있습니다. 상업적 개발은 불가능하다고 하면서도 공원의 합리적인 활용을 위해 일부 토지의 제한적 용도변경은 불가피하다는 단서 때문입니다. 이 대목에서 서울시는 특별법 자체가 공원 부지 일부를 주거시설이나 상업시설 등으로 용도를 변경해 개발 할 여지가 있다며 헌법 소원 등 모든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공원단지 어디에든 용산주변에 새로 지어진 것과 같은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선다면 부동산 시세는 아마도 국내 최고수준을 육박할 것입니다. 정부가 민족의 애환과 역사가 담긴 용산 공원일대를 미군기지 이전비용을 이유로 자칫 누더기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환경학자들의 경고도 귀담아 들어야합니다. 서울시도 공원화 주장만 할게 아니라 이전 비용의 일부를 부담하는 등의 가시적인 조치가 있어야 합니다. 법조문을 놓고 공방만 하면 무엇하겠습니까? 서울의 미래를 좌우하는 문제를 놓고 장관과 시장이 한번 만나 합의를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대통령의 언급대로 80만평의 대지가 백지상태로 남아있습니다.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고 원칙을 잘 지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사업 주체들부터 뜻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IMF시절을 견뎌내며 어렵게 완성한 여의도 시민공원이 그렇고 청계천 또한 수많은 시간과 비용을 치른 끝에 소중한 휴식공간이 되었습니다. 용산 미군기지 터 역시 고층 빌딩의 그늘 없이 자연이 숨 쉬는 휴식과 문화 그리고 역사의 교훈이 살아 숨 쉬는 곳이 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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