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동북공정’의 속셈

입력 2006.09.06 (07:58) 수정 2006.09.0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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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의 해설위원]

지난 2002년부터 고구려를 자기네 역사에 편입시키려는 이른바 ‘동북공정’을 진행하고 있는 중국이 이번에는 발해를 중심으로 한 우리의 고대사를 송두리째 왜곡한 내용의 논문을 발표함으로써 그들의 속셈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동북공정’의 추진기관인 중국사회과학원 변강사지 연구센터가 최근 출간한 ‘발해국사’등 논문을 보면, 발해 건국의 주도세력은 말갈족이며 건국초기에 ‘말갈’을 국호로 채택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발해는 독립국가가 아니라 당나라의 통치범위안에 든 지방 민족정권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발해역사와 관련해 그동안 남북한의 연구가 민족적 감성에 사로잡혀 학술연구의 정상궤도에서 벗어났다는 비판도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이 논문은 또 기자조선을 내세워 한반도 역사가 중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기술하는 등 고조선부터 발해까지 우리의 고대사를 뿌리채 흔들고 있습니다.

중국이 집요하게 ‘동북공정’을 추진하는 것은, 잠재적 갈등 요인인 조선족의 동요와 이탈을 막고 대외적으로는 한국과의 영토분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입니다.

심지어 일부 논문에선 현재의 북한은 물론 한강이북까지 중국의 영토였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는 한반도 위기상황에서 발언권을 높이려는 중국의 치밀한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러한 역사왜곡과 함께 중국은 백두산 개발 사업을 통해 우리민족의 성지인 백두산마저 자기네 땅으로 만들려는 야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른바 ‘백두산 공정’입니다.

중국은 지난해 백두산을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신청한데 이어 세계 지질공원 등재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관할권도 옌벤 조선족 자치구에서 지린성 직속으로 바꿨습니다. 백두산 공항과 동부철도 건설작업은 이미 시작됐고 백두산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도 곧 착공될 예정입니다. 2018년 동계올림픽을 백두산으로 유치한다는 계획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이 백두산 개발을 서두르는 것은 백두산의 자연문화를 보호하고 낙후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지만 실제적으로는 백두산의 소유권이 중국에 있음을 세계에 알리려는 것입니다.

이렇듯 중국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음에도 우리정부는 중국과의 갈등을 우려해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북한이 힘을 합쳐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북한의 협조를 이끌어내기도 어렵습니다. 2년전에 출범했던 ‘고구려연구재단’이 해산되고 ‘동북아역사재단’이 새로 출범했지만 그 성격이나 위상이 모호해 이러한 역사왜곡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우리의 영토는 물론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이에대한 국민적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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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동북공정’의 속셈
    • 입력 2006-09-06 07:44:01
    • 수정2006-09-06 08: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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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의 해설위원] 지난 2002년부터 고구려를 자기네 역사에 편입시키려는 이른바 ‘동북공정’을 진행하고 있는 중국이 이번에는 발해를 중심으로 한 우리의 고대사를 송두리째 왜곡한 내용의 논문을 발표함으로써 그들의 속셈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동북공정’의 추진기관인 중국사회과학원 변강사지 연구센터가 최근 출간한 ‘발해국사’등 논문을 보면, 발해 건국의 주도세력은 말갈족이며 건국초기에 ‘말갈’을 국호로 채택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발해는 독립국가가 아니라 당나라의 통치범위안에 든 지방 민족정권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발해역사와 관련해 그동안 남북한의 연구가 민족적 감성에 사로잡혀 학술연구의 정상궤도에서 벗어났다는 비판도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이 논문은 또 기자조선을 내세워 한반도 역사가 중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기술하는 등 고조선부터 발해까지 우리의 고대사를 뿌리채 흔들고 있습니다. 중국이 집요하게 ‘동북공정’을 추진하는 것은, 잠재적 갈등 요인인 조선족의 동요와 이탈을 막고 대외적으로는 한국과의 영토분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입니다. 심지어 일부 논문에선 현재의 북한은 물론 한강이북까지 중국의 영토였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는 한반도 위기상황에서 발언권을 높이려는 중국의 치밀한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러한 역사왜곡과 함께 중국은 백두산 개발 사업을 통해 우리민족의 성지인 백두산마저 자기네 땅으로 만들려는 야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른바 ‘백두산 공정’입니다. 중국은 지난해 백두산을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신청한데 이어 세계 지질공원 등재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관할권도 옌벤 조선족 자치구에서 지린성 직속으로 바꿨습니다. 백두산 공항과 동부철도 건설작업은 이미 시작됐고 백두산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도 곧 착공될 예정입니다. 2018년 동계올림픽을 백두산으로 유치한다는 계획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이 백두산 개발을 서두르는 것은 백두산의 자연문화를 보호하고 낙후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지만 실제적으로는 백두산의 소유권이 중국에 있음을 세계에 알리려는 것입니다. 이렇듯 중국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음에도 우리정부는 중국과의 갈등을 우려해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북한이 힘을 합쳐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북한의 협조를 이끌어내기도 어렵습니다. 2년전에 출범했던 ‘고구려연구재단’이 해산되고 ‘동북아역사재단’이 새로 출범했지만 그 성격이나 위상이 모호해 이러한 역사왜곡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우리의 영토는 물론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이에대한 국민적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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