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폐광 농산물 오염’ 건강 실태 조사해야

입력 2006.09.07 (07:51) 수정 2006.09.07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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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수 해설위원]

폐광산 지역의 농산물에서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이 허용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돼 깊은 우려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정부가 최근 관계 부처 합동으로 조사한 결과 일부 폐광산 지역에서 생산된 쌀과 배추, 파, 콩 등 10여 가지 농산물 대부분이 납과 카드뮴 등 중금속 농도가 국제식품규격위원회의 허용 기준치를 훨씬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선 시급한 것은 폐광산 지역의 전체 주민을 상대로 건강 실태 조사부터 실시하는 것입니다.

중금속이 사람의 체내에 과다하게 쌓이면 대단히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금속으로 인한 공해병은 원인도 모른 채 오랜 기간 시달리면서 악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폐광산 지역 주민에 대한 지속적인 건강 실태 조사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도야마현의 경우 지난 1910년부터 이타이이타이병 증세 로 80여 명이 사망했지만 그 원인이 광산에서 나온 카드뮴으로 밝혀진 것은 50여 년이 지난 뒤였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또한 폐광산 지역 전체를 상대로 농산물은 물론 식수 등에 대해서도 중금속 오염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처해야 합니다.

이번 조사는 전국 936곳의 폐광산 지역 가운데 4.7%에 불과한 44곳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다른 지역도 비슷한 실정이라면 문제의 심각성이 상당히 클 것으로 판단됩니다.

문제가 되자 정부는 산업자원부를 주관 부처로 관계 부처와 민관합동협의체를 만들어 종합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이번 조사 자체도 관계 당국이 스스로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04년 6월 경남 고성군 삼산면의 폐광 인근 주민들이 공해병인 이타이이타이병 증세가 의심된다는 환경단체 등의 문제 제기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어서 정부의 폐광지역 중금속 오염 대책이 유명무실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폐광지역의 중금속에 오염된 농산물이 일반 시장에 유통되지는 않았는지 그 경로 파악과 철저한 관리도 필수적입니다.

농림부는 폐광지역에서 중금속에 오염된 쌀 101톤을 수거해 폐기해왔다고 하지만 그동안 공식 발표조차 하지 않고 쉬쉬해오던 터여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는 미지수입니다.

이와 함께 농산물에 대한 중금속 허용 기준치를 하루빨리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은 현재 쌀에 대해서만 카드뮴 허용 기준치가 있을 뿐 다른 농산물에 대한 중금속 허용 기준치가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농산물에 대한 중금속 허용 기준치를 만들어 엄격히 적용하고 있는 EU를 비롯한 선진국들과는 대조적입니다.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만이라도 마련해놔야 행정 조치라도 내릴 근거가 있고, 관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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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폐광 농산물 오염’ 건강 실태 조사해야
    • 입력 2006-09-07 07:44:19
    • 수정2006-09-07 08: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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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수 해설위원] 폐광산 지역의 농산물에서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이 허용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돼 깊은 우려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정부가 최근 관계 부처 합동으로 조사한 결과 일부 폐광산 지역에서 생산된 쌀과 배추, 파, 콩 등 10여 가지 농산물 대부분이 납과 카드뮴 등 중금속 농도가 국제식품규격위원회의 허용 기준치를 훨씬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선 시급한 것은 폐광산 지역의 전체 주민을 상대로 건강 실태 조사부터 실시하는 것입니다. 중금속이 사람의 체내에 과다하게 쌓이면 대단히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금속으로 인한 공해병은 원인도 모른 채 오랜 기간 시달리면서 악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폐광산 지역 주민에 대한 지속적인 건강 실태 조사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도야마현의 경우 지난 1910년부터 이타이이타이병 증세 로 80여 명이 사망했지만 그 원인이 광산에서 나온 카드뮴으로 밝혀진 것은 50여 년이 지난 뒤였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또한 폐광산 지역 전체를 상대로 농산물은 물론 식수 등에 대해서도 중금속 오염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처해야 합니다. 이번 조사는 전국 936곳의 폐광산 지역 가운데 4.7%에 불과한 44곳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다른 지역도 비슷한 실정이라면 문제의 심각성이 상당히 클 것으로 판단됩니다. 문제가 되자 정부는 산업자원부를 주관 부처로 관계 부처와 민관합동협의체를 만들어 종합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이번 조사 자체도 관계 당국이 스스로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04년 6월 경남 고성군 삼산면의 폐광 인근 주민들이 공해병인 이타이이타이병 증세가 의심된다는 환경단체 등의 문제 제기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어서 정부의 폐광지역 중금속 오염 대책이 유명무실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폐광지역의 중금속에 오염된 농산물이 일반 시장에 유통되지는 않았는지 그 경로 파악과 철저한 관리도 필수적입니다. 농림부는 폐광지역에서 중금속에 오염된 쌀 101톤을 수거해 폐기해왔다고 하지만 그동안 공식 발표조차 하지 않고 쉬쉬해오던 터여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는 미지수입니다. 이와 함께 농산물에 대한 중금속 허용 기준치를 하루빨리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은 현재 쌀에 대해서만 카드뮴 허용 기준치가 있을 뿐 다른 농산물에 대한 중금속 허용 기준치가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농산물에 대한 중금속 허용 기준치를 만들어 엄격히 적용하고 있는 EU를 비롯한 선진국들과는 대조적입니다.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만이라도 마련해놔야 행정 조치라도 내릴 근거가 있고, 관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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