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 포커스] 재사용 페트병은 세균 덩어리!

입력 2006.09.1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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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 번 두껑을 연 일회용 페트병, 아까워도 재사용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다시 사용하고 있는 페트병을 검사해보니, 먹는 물에서 나와서는 안될 대장균과 세균이 다량 검출됐습니다.

송창언 기자, 주위에서도 페트병을 물병으로 많이 사용하던데요. 재사용 페트병의 위생상태 어느 정도로 심각한가요?

<리포트>

지금 냉장고 안이나 식탁 위에 물병으로 쓰고 있는 페트병이 있다면 치우시는 게 좋겠습니다.

재사용되고 있는 페트병을 수거해 검사해 봤는데요. 대부분 페트병에서 먹는 물 수질 기준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된 일회용 페트병. 재사용하게 될 경우 어떻게 되는 지 취재했습니다.

서울의 한 약수터입니다.

등산객들이 약수를 받기 위해 가지고 온 건 일반 물통이 아니라 대부분 페트병입니다.

취재진이 지켜 보니 등산객들은 전부 페트병을 대충 헹군 뒤 다시 물을 받고 있었습니다.

병마개는 아예 씻지도 않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인터뷰> 장금자 (서울시 방화동) : "씻을 때 소독을 하지 않죠. 물로만 씻죠. 균이 있는지는 크게 생각해 본적 없어요."

식당에서도 흔히 페트병이 물통으로 재사용되고 있는데요.

손님들도 거리낌 없이 그냥 마시고 있습니다.

<인터뷰> 전현선 (서울시 종암동) : "식당에서 물통으로 많이 쓰는데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마시고 있는데요."

이처럼 물통으로 쓰고 있는 페트병의 위생 상태는 어떨까?

취재진이 한 환경단체와 함께 서울시내 식당 10곳과 가정집 4곳에서 물통으로 쓰고 있는 페트병을 수거해 세균 검사를 의뢰해 봤습니다.

검사 결과 먹는 물 수질 기준에 적합한 것은 14개 가운데 3개에 불과했습니다.

먹는 물에서는 나와서는 안될 대장균이 검출된 것은 8개, 1ml 당 최대 30만 마리나 나온 것도 있습니다.

대장균이 나오지 않은 3개도 기준치를 훨씬 넘는 일반 세균이 검출됐습니다.

많게는 1ml 당 30만 마리가 나왔는데요. 먹는 물 기준치의 3천배가 넘는 수칩니다.

<인터뷰> 심경원 (가정의학과 교수) : "대장균 등이 있는 물을 계속 마실 경우 어린이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약자는 세균성 장염 등 심각한 장애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페트병은 입구가 좁고 둘레에 홈이 파져 있어 ?기가 쉽지 않습니다.

주방 세제를 넣어 흔들어 씻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시청자들도 계시겠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페트병 속 세균은 줄어만 들 뿐 박멸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확실한 살균 방법으론, 70도 이상의 뜨거운 물에 소독해야 안전하지만 페트병은 열에 약해 고온 살균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페트병에 한번 남아 있는 세균은 계속 번식하게 됩니다.

페트병이 어느 정도나 세균이 번식하기에 좋은 구조냐 하면 금방 딴 생수를 입에 대고 마신 뒤 실온에서 다섯 시간만 지나면 1 ml 당 500마리의 일반 세균이 생기는 데요.

먹는 물 수질 기준이 1ml 당 100마리 이하니까 기준치의 5배가 넘게 됩니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횟수가 많을수록 그만큼 페트병 속 세균은 늘어나게 됩니다.

<인터뷰> 이경률 (환경실천연합회 회장) : "페트병을 쓰면 세균 발생 가능성이 더 높고 특히 여름철에 페트병을 계속 재사용할 경우 하천의 물을 그냥 마시는 것과 같습니다."

말 그대로 1회용 페트병이지, 재사용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용기가 아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일반 물병에 할 수도 있는 항균 처리 등을 페트병은 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페트병 제조업체에서도 위생상 페트병을 재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는 실정입니다.

<인터뷰> 오이용 (페트병 제조업체 마케팅 팀장) : "가정에서 페트병을 재 사용할 경우 입구가 좁아 세척하기가 힘들어 위생상 좋지 않습니다. 한번 쓰고 난 후에는 수거통에 버려 재활용은 하되 다른 용도로 재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드립니다."

절약하는 마음에 재사용하는 페트병, 이 페트병이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세균들의 온상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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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타임 포커스] 재사용 페트병은 세균 덩어리!
    • 입력 2006-09-13 0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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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 번 두껑을 연 일회용 페트병, 아까워도 재사용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다시 사용하고 있는 페트병을 검사해보니, 먹는 물에서 나와서는 안될 대장균과 세균이 다량 검출됐습니다. 송창언 기자, 주위에서도 페트병을 물병으로 많이 사용하던데요. 재사용 페트병의 위생상태 어느 정도로 심각한가요? <리포트> 지금 냉장고 안이나 식탁 위에 물병으로 쓰고 있는 페트병이 있다면 치우시는 게 좋겠습니다. 재사용되고 있는 페트병을 수거해 검사해 봤는데요. 대부분 페트병에서 먹는 물 수질 기준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된 일회용 페트병. 재사용하게 될 경우 어떻게 되는 지 취재했습니다. 서울의 한 약수터입니다. 등산객들이 약수를 받기 위해 가지고 온 건 일반 물통이 아니라 대부분 페트병입니다. 취재진이 지켜 보니 등산객들은 전부 페트병을 대충 헹군 뒤 다시 물을 받고 있었습니다. 병마개는 아예 씻지도 않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인터뷰> 장금자 (서울시 방화동) : "씻을 때 소독을 하지 않죠. 물로만 씻죠. 균이 있는지는 크게 생각해 본적 없어요." 식당에서도 흔히 페트병이 물통으로 재사용되고 있는데요. 손님들도 거리낌 없이 그냥 마시고 있습니다. <인터뷰> 전현선 (서울시 종암동) : "식당에서 물통으로 많이 쓰는데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마시고 있는데요." 이처럼 물통으로 쓰고 있는 페트병의 위생 상태는 어떨까? 취재진이 한 환경단체와 함께 서울시내 식당 10곳과 가정집 4곳에서 물통으로 쓰고 있는 페트병을 수거해 세균 검사를 의뢰해 봤습니다. 검사 결과 먹는 물 수질 기준에 적합한 것은 14개 가운데 3개에 불과했습니다. 먹는 물에서는 나와서는 안될 대장균이 검출된 것은 8개, 1ml 당 최대 30만 마리나 나온 것도 있습니다. 대장균이 나오지 않은 3개도 기준치를 훨씬 넘는 일반 세균이 검출됐습니다. 많게는 1ml 당 30만 마리가 나왔는데요. 먹는 물 기준치의 3천배가 넘는 수칩니다. <인터뷰> 심경원 (가정의학과 교수) : "대장균 등이 있는 물을 계속 마실 경우 어린이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약자는 세균성 장염 등 심각한 장애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페트병은 입구가 좁고 둘레에 홈이 파져 있어 ?기가 쉽지 않습니다. 주방 세제를 넣어 흔들어 씻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시청자들도 계시겠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페트병 속 세균은 줄어만 들 뿐 박멸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확실한 살균 방법으론, 70도 이상의 뜨거운 물에 소독해야 안전하지만 페트병은 열에 약해 고온 살균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페트병에 한번 남아 있는 세균은 계속 번식하게 됩니다. 페트병이 어느 정도나 세균이 번식하기에 좋은 구조냐 하면 금방 딴 생수를 입에 대고 마신 뒤 실온에서 다섯 시간만 지나면 1 ml 당 500마리의 일반 세균이 생기는 데요. 먹는 물 수질 기준이 1ml 당 100마리 이하니까 기준치의 5배가 넘게 됩니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횟수가 많을수록 그만큼 페트병 속 세균은 늘어나게 됩니다. <인터뷰> 이경률 (환경실천연합회 회장) : "페트병을 쓰면 세균 발생 가능성이 더 높고 특히 여름철에 페트병을 계속 재사용할 경우 하천의 물을 그냥 마시는 것과 같습니다." 말 그대로 1회용 페트병이지, 재사용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용기가 아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일반 물병에 할 수도 있는 항균 처리 등을 페트병은 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페트병 제조업체에서도 위생상 페트병을 재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는 실정입니다. <인터뷰> 오이용 (페트병 제조업체 마케팅 팀장) : "가정에서 페트병을 재 사용할 경우 입구가 좁아 세척하기가 힘들어 위생상 좋지 않습니다. 한번 쓰고 난 후에는 수거통에 버려 재활용은 하되 다른 용도로 재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드립니다." 절약하는 마음에 재사용하는 페트병, 이 페트병이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세균들의 온상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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