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임대아파트 입주자, 거리로 내몰릴 판

입력 2006.09.13 (22:20) 수정 2006.09.13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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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부도난 임대아파트에 사는 전국 20여만명의 입주자들이 언제 거리로 내몰릴지 몰라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정부가 마련한 대책은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3급 장애인인 김현옥 씨는 7년 전 부도난 임대아파트에서 자녀 두 명과 힘겹게 살고 있습니다.

이 아파트가 곧 경매에 넘어가면 전 재산인 보증금 천 6백여만 원을 날릴 처집니다.

<인터뷰>김현옥 (부도임대아파트 입주자): "아파트마저 (경매로 넘어가서) 돈 한푼 못 건지면 나앉는 수밖에 없죠."

아파트를 경매에서 낙찰받아 계속 살고 싶지만 형편이 빠듯한 주민들은 이마저도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인터뷰>강정식 (부도임대아파트 입주자):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 낙찰을 받아야 하는데 여기에 이렇게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부도 임대아파트 문제는 민간업체가 공공임대주택사업에 뛰어든 1980년대부터 불거졌습니다.

영세 건설업체들이 국민주택기금을 무리하게 대출받아 마구잡이로 아파트를 짓고 부도를 낸 탓입니다.

일선 시군은 별다른 제한 없이 사업승인을 내주고, 은행의 대출 심사도 부실했습니다.

문제가 커지자 정부는 지난해 말 임대보증금 보증가입 의무화 등 대책을 내놨지만 당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인터뷰>김철흥 (건설교통부 임대주택팀): "가능한 한 경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거나 보류를 해서 저희들이 추진하고 있는 대책이 마련된 이후에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방안을..."

지난해 12월 이전에 공급된 민간 임대아파트 가운데, 부도가 난 5만여 가구 입주민들의 임대보증금을 보호할 방법은 여전히 없는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20여만명의 피해 입주민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이 시급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영순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주택기금 회수를 덜하더라도, 주민들의 피해를 줄이는 그런 방향의 법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 형편이어서, 전국의 부도 임대아파트 주민들은 갈 곳 없이 자꾸만 거리로 내쫓기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주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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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도 임대아파트 입주자, 거리로 내몰릴 판
    • 입력 2006-09-13 21:37:47
    • 수정2006-09-13 22: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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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부도난 임대아파트에 사는 전국 20여만명의 입주자들이 언제 거리로 내몰릴지 몰라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정부가 마련한 대책은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3급 장애인인 김현옥 씨는 7년 전 부도난 임대아파트에서 자녀 두 명과 힘겹게 살고 있습니다. 이 아파트가 곧 경매에 넘어가면 전 재산인 보증금 천 6백여만 원을 날릴 처집니다. <인터뷰>김현옥 (부도임대아파트 입주자): "아파트마저 (경매로 넘어가서) 돈 한푼 못 건지면 나앉는 수밖에 없죠." 아파트를 경매에서 낙찰받아 계속 살고 싶지만 형편이 빠듯한 주민들은 이마저도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인터뷰>강정식 (부도임대아파트 입주자):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 낙찰을 받아야 하는데 여기에 이렇게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부도 임대아파트 문제는 민간업체가 공공임대주택사업에 뛰어든 1980년대부터 불거졌습니다. 영세 건설업체들이 국민주택기금을 무리하게 대출받아 마구잡이로 아파트를 짓고 부도를 낸 탓입니다. 일선 시군은 별다른 제한 없이 사업승인을 내주고, 은행의 대출 심사도 부실했습니다. 문제가 커지자 정부는 지난해 말 임대보증금 보증가입 의무화 등 대책을 내놨지만 당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인터뷰>김철흥 (건설교통부 임대주택팀): "가능한 한 경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거나 보류를 해서 저희들이 추진하고 있는 대책이 마련된 이후에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방안을..." 지난해 12월 이전에 공급된 민간 임대아파트 가운데, 부도가 난 5만여 가구 입주민들의 임대보증금을 보호할 방법은 여전히 없는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20여만명의 피해 입주민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이 시급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영순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주택기금 회수를 덜하더라도, 주민들의 피해를 줄이는 그런 방향의 법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 형편이어서, 전국의 부도 임대아파트 주민들은 갈 곳 없이 자꾸만 거리로 내쫓기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주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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