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대교 추돌사고 왜 피해 컸나

입력 2006.10.03 (14:53) 수정 2006.10.0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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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부상한 경기도 평택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 29중 연쇄추돌사고는 짙은 안개를 감안하지 않은 과속운전이 빚어낸 참사로 잠정 추정되고 있다.

특히 사고 발생 후 출동한 민간구조대가 갓길로 운행한 일부 얌체운전자들 때문에 사고현장에 제때 접근하지 못해 인명피해를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다.

3일 경찰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서해대교 주변에는 오전 3시부터 시정거리 100m안팎의 짙은 안개가 낀 상태였고 사고 당시에는 불과 수십m앞도 분간하기 어려웠다.

도로공사는 이에 따라 '안개주의 감속운행'이라는 문자서비스를 고속도로상에 설치된 교통정보안내전광판을 통해 계속 내보내면서 차량 속도를 평소보다 절반 이하로 감속 운행토록 홍보했다.

그러나 사고를 일으킨 문제의 25t 대형 트럭은 이런 경고를 무시한채 고속으로 주행, 앞서가던 1t트럭을 추돌했고 이어 옆 차선으로 진입, 고속으로 뒤따라오던 버스 등과 연쇄 추돌사고를 일으켰다.

결국 연료탱크 등이 터지면서 트럭, 버스, 승용차, 탱크로리 등 10여대의 차량이 불길에 휩싸였고 공장에서 갓 출고된 승용차 6대를 실은 대형 트레일러마저 모두 불탔다.

더구나 사고 현장 주변에 고속도로가 극심하게 정체되자 일부 얌체 운전자들은 갓길로 차를 몰아 구조대원들의 현장 진입을 가로막았다.

이로 인해 도로공사로부터 구조요청을 받고 현장에 출동한 평택시 포승면 소속 민간구조대원 6명은 응급차(3대)와 장비를 동원하지 못한채 수백m를 걸어들어가 화염에 휩싸인 환자들을 구출한 뒤 다시 들것으로 들고 나와 병원으로 이송해야 했다.

이 때문에 이들이 수습, 평택 안중백병원에 안치한 시신 7구 중 유골만 남은 시신이 3구, 질식사한 시신이 2구에 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구조대원은 "평소 7∼8분이면 접근할 수 있던 거리를 갓길 얌체운전자들 때문에 30분 이상 걸려 접근할 수 있었다"며 "현장에 도착하니 차량 이곳 저곳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었고 미처 피하지못한 승객들이 차안에서 참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서해대교는 길이만도 7.3㎞에 달할 만큼 길고 직선으로 건설돼 가시거리가 좋기 때문에 차량이 과속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바다위에 건설돼 연간 30∼50일 정도 해무가 발생하기 때문에 해당 구간을 지날때 늘 주의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에는 연료탱크가 적재됐기 때문에 추돌사고 등 큰 충격이 가해지면 탱크가 터져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차간 거리를 유지하고 갓길운행을 하지 않는 등 교통법규를 철저히 준수해야 자신과 타인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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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해대교 추돌사고 왜 피해 컸나
    • 입력 2006-10-03 14:53:40
    • 수정2006-10-03 18:04:19
    연합뉴스
11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부상한 경기도 평택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 29중 연쇄추돌사고는 짙은 안개를 감안하지 않은 과속운전이 빚어낸 참사로 잠정 추정되고 있다. 특히 사고 발생 후 출동한 민간구조대가 갓길로 운행한 일부 얌체운전자들 때문에 사고현장에 제때 접근하지 못해 인명피해를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다. 3일 경찰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서해대교 주변에는 오전 3시부터 시정거리 100m안팎의 짙은 안개가 낀 상태였고 사고 당시에는 불과 수십m앞도 분간하기 어려웠다. 도로공사는 이에 따라 '안개주의 감속운행'이라는 문자서비스를 고속도로상에 설치된 교통정보안내전광판을 통해 계속 내보내면서 차량 속도를 평소보다 절반 이하로 감속 운행토록 홍보했다. 그러나 사고를 일으킨 문제의 25t 대형 트럭은 이런 경고를 무시한채 고속으로 주행, 앞서가던 1t트럭을 추돌했고 이어 옆 차선으로 진입, 고속으로 뒤따라오던 버스 등과 연쇄 추돌사고를 일으켰다. 결국 연료탱크 등이 터지면서 트럭, 버스, 승용차, 탱크로리 등 10여대의 차량이 불길에 휩싸였고 공장에서 갓 출고된 승용차 6대를 실은 대형 트레일러마저 모두 불탔다. 더구나 사고 현장 주변에 고속도로가 극심하게 정체되자 일부 얌체 운전자들은 갓길로 차를 몰아 구조대원들의 현장 진입을 가로막았다. 이로 인해 도로공사로부터 구조요청을 받고 현장에 출동한 평택시 포승면 소속 민간구조대원 6명은 응급차(3대)와 장비를 동원하지 못한채 수백m를 걸어들어가 화염에 휩싸인 환자들을 구출한 뒤 다시 들것으로 들고 나와 병원으로 이송해야 했다. 이 때문에 이들이 수습, 평택 안중백병원에 안치한 시신 7구 중 유골만 남은 시신이 3구, 질식사한 시신이 2구에 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구조대원은 "평소 7∼8분이면 접근할 수 있던 거리를 갓길 얌체운전자들 때문에 30분 이상 걸려 접근할 수 있었다"며 "현장에 도착하니 차량 이곳 저곳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었고 미처 피하지못한 승객들이 차안에서 참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서해대교는 길이만도 7.3㎞에 달할 만큼 길고 직선으로 건설돼 가시거리가 좋기 때문에 차량이 과속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바다위에 건설돼 연간 30∼50일 정도 해무가 발생하기 때문에 해당 구간을 지날때 늘 주의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에는 연료탱크가 적재됐기 때문에 추돌사고 등 큰 충격이 가해지면 탱크가 터져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차간 거리를 유지하고 갓길운행을 하지 않는 등 교통법규를 철저히 준수해야 자신과 타인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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