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업계, ‘벌레와의 전쟁’

입력 2006.10.16 (22:22) 수정 2006.10.16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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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놀랍게도 과자의 포장비닐을 제집 드나들듯 뚫고 들어가는 애벌레가 있습니다.
제과업체가 아직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중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전북 익산의 한 가게에서 과자를 사 먹은 강모 군은 화들짝 놀랐습니다.

과자 봉지 안에서 2센티미터 크기의 벌레가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녹취> 가게 주인: "근데 그것이 만들어갖고 이따 나왔는가 어쩐가, 날짜 지난 거 보면 놓은 지가 6일밖에 안 됐거든... "

<녹취> 강 군의 어머니: "두드러기가 났을 때, (벌레 나온 사실을) 아니까 더 걱정이 됐었죠. 큰일 날 뻔 한 거라 생각했죠."

업체 측은 정중히 사과하는 선에서 매듭지었지만 이 같은 벌레소동은 제과업계가 종종 홍역을 치르는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털어놓습니다.

<녹취> 00제과 관계자: "전체 클레임 중에서 유통 클레임이 70%가량 되는데, 그 중 20% 정도를 나방이 차지한다고 보고 있는 거죠."

그러면 벌레는 어떻게 밀폐된 비닐봉지 안에서 서식할 수 있었을까?

전문가들은 조명나방 애벌레가 봉지를 뚫고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황창연 (교수/전북대 생명과학대학): "제가 봐서는 조명나방의 유충일 가능성이 아주 높은데, 그렇다고 하면 3령 때에 들어가서 과자 속에서 한 일주일 정도 살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취재진이 전북대 곤충생태연구실의 도움을 받아 같은 종류의 애벌레를 관찰해봤습니다.

몸통 너비가 2밀리미터밖에 되지 않는 이 작은 애벌레는 날카로운 이빨로 어렵지 않게 비닐을 뚫고 들어갔습니다.

이 같은 저장곡물 해충은 포장용 비닐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용기까지 이빨로 물어뜯어 흠집을 내거나 구멍을 뚫을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과업계에서는 유통과정의 벌레침투를 막기 위해 포장비닐에 알루미늄 박까지 입히지만 아직 완벽한 기술개발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힙니다.

<녹취> 00 제과 관계자: "아 그럼요 (연구도) 많이 하죠. 현재의 기술수준으로는 어쩔 수 없어서 그렇습니다."

한해 2조 원에 이르는 과자류 시장을 선점하느라 여념이 없는 굴지의 업체들이지만, 벌레와의 전쟁에서는 속수무책입니다.

KBS 뉴스 오중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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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놀랍게도 과자의 포장비닐을 제집 드나들듯 뚫고 들어가는 애벌레가 있습니다. 제과업체가 아직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중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전북 익산의 한 가게에서 과자를 사 먹은 강모 군은 화들짝 놀랐습니다. 과자 봉지 안에서 2센티미터 크기의 벌레가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녹취> 가게 주인: "근데 그것이 만들어갖고 이따 나왔는가 어쩐가, 날짜 지난 거 보면 놓은 지가 6일밖에 안 됐거든... " <녹취> 강 군의 어머니: "두드러기가 났을 때, (벌레 나온 사실을) 아니까 더 걱정이 됐었죠. 큰일 날 뻔 한 거라 생각했죠." 업체 측은 정중히 사과하는 선에서 매듭지었지만 이 같은 벌레소동은 제과업계가 종종 홍역을 치르는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털어놓습니다. <녹취> 00제과 관계자: "전체 클레임 중에서 유통 클레임이 70%가량 되는데, 그 중 20% 정도를 나방이 차지한다고 보고 있는 거죠." 그러면 벌레는 어떻게 밀폐된 비닐봉지 안에서 서식할 수 있었을까? 전문가들은 조명나방 애벌레가 봉지를 뚫고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황창연 (교수/전북대 생명과학대학): "제가 봐서는 조명나방의 유충일 가능성이 아주 높은데, 그렇다고 하면 3령 때에 들어가서 과자 속에서 한 일주일 정도 살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취재진이 전북대 곤충생태연구실의 도움을 받아 같은 종류의 애벌레를 관찰해봤습니다. 몸통 너비가 2밀리미터밖에 되지 않는 이 작은 애벌레는 날카로운 이빨로 어렵지 않게 비닐을 뚫고 들어갔습니다. 이 같은 저장곡물 해충은 포장용 비닐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용기까지 이빨로 물어뜯어 흠집을 내거나 구멍을 뚫을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과업계에서는 유통과정의 벌레침투를 막기 위해 포장비닐에 알루미늄 박까지 입히지만 아직 완벽한 기술개발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힙니다. <녹취> 00 제과 관계자: "아 그럼요 (연구도) 많이 하죠. 현재의 기술수준으로는 어쩔 수 없어서 그렇습니다." 한해 2조 원에 이르는 과자류 시장을 선점하느라 여념이 없는 굴지의 업체들이지만, 벌레와의 전쟁에서는 속수무책입니다. KBS 뉴스 오중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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