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환자 유출 지역병원 ‘휘청’

입력 2006.10.3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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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KTX가 개통되면서 대구 경북지역에서 서울로 원정진료를 받으러 가는 환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지역병원들은 환자 유출을 막기 위해 부심하고 있습니다.

심인보 기자 심층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대구 경북 지역에서 서울로 원정 진료를 받으러 간 환자는 무려 27만여 명, 2003년에 비해 18% 늘어났습니다.

KTX가 개통된 2003년부터 두드러진 현상입니다.

<인터뷰> 김길창 (대구시 월성동) : "서울의 병원이 장비나 시설, 의료 기술 면에서 더 낫잖아요."

진료비 유출은 더욱 심각합니다.

이들이 지난해 서울에서 사용한 진료비는 본인 부담분과 비급여 부분을 빼고도 1,640억 원, 한 사람 평균 6백만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2년만에 35%나 증가했습니다.

교통비와 간병비 등을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게 됩니다.

원정 환자 가운데 전문질병환자가 많기도 하지만 60%정도가 일반질병이거나 단순질환자인 것도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로 가는 환자 가운데 70% 이상이 진료비가 많이 드는 대형 의료 기관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증환자를 고객으로 삼던 지역의 대형 병원은 자칫 의료 공동화 현상이 빚어질까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창형 (대구 가톨릭대 병원) : "암 검사를 받더라도 중요한 부분, 수익이 많이 발생하는 부분은 서울에서 하고 지역에서는 나머지 사후관리 밖에 안 하니까.."

지난해 대구 지역 대형병원의 1병상의 의료수익은 1억 3천만 원으로 서울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수익률은 0.1%, 서울의 4대 대형병원의 4.6%에 비해 턱없이 낮습니다.

지역 의료계는 의료 기술 수준의 차이는 거의 없다며 환자들의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조원현 (대구 경북 의사협회 부회장) : "암 같은 경우 수술보다도 사후관리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무조건 서울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는 생각은 재고해야.."

지역 병원들은 전문 분야를 특화하고 고가의 장비를 공동으로 마련하는 등 생존 방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지역 암센터 내실화 등 정부의 집중적인 의료체계 강화방안도 서둘러 추진돼야만 서울과 균형을 맞추는 의료서비스가 정착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심인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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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환자 유출 지역병원 ‘휘청’
    • 입력 2006-10-31 21: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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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KTX가 개통되면서 대구 경북지역에서 서울로 원정진료를 받으러 가는 환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지역병원들은 환자 유출을 막기 위해 부심하고 있습니다. 심인보 기자 심층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대구 경북 지역에서 서울로 원정 진료를 받으러 간 환자는 무려 27만여 명, 2003년에 비해 18% 늘어났습니다. KTX가 개통된 2003년부터 두드러진 현상입니다. <인터뷰> 김길창 (대구시 월성동) : "서울의 병원이 장비나 시설, 의료 기술 면에서 더 낫잖아요." 진료비 유출은 더욱 심각합니다. 이들이 지난해 서울에서 사용한 진료비는 본인 부담분과 비급여 부분을 빼고도 1,640억 원, 한 사람 평균 6백만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2년만에 35%나 증가했습니다. 교통비와 간병비 등을 합치면 비용은 더 늘어나게 됩니다. 원정 환자 가운데 전문질병환자가 많기도 하지만 60%정도가 일반질병이거나 단순질환자인 것도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로 가는 환자 가운데 70% 이상이 진료비가 많이 드는 대형 의료 기관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증환자를 고객으로 삼던 지역의 대형 병원은 자칫 의료 공동화 현상이 빚어질까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창형 (대구 가톨릭대 병원) : "암 검사를 받더라도 중요한 부분, 수익이 많이 발생하는 부분은 서울에서 하고 지역에서는 나머지 사후관리 밖에 안 하니까.." 지난해 대구 지역 대형병원의 1병상의 의료수익은 1억 3천만 원으로 서울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수익률은 0.1%, 서울의 4대 대형병원의 4.6%에 비해 턱없이 낮습니다. 지역 의료계는 의료 기술 수준의 차이는 거의 없다며 환자들의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조원현 (대구 경북 의사협회 부회장) : "암 같은 경우 수술보다도 사후관리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무조건 서울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는 생각은 재고해야.." 지역 병원들은 전문 분야를 특화하고 고가의 장비를 공동으로 마련하는 등 생존 방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지역 암센터 내실화 등 정부의 집중적인 의료체계 강화방안도 서둘러 추진돼야만 서울과 균형을 맞추는 의료서비스가 정착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심인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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