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대기업들이 유가 보조금 ‘꿀꺽’

입력 2006.11.08 (22:16) 수정 2006.11.08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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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영세한 화물차 운전자에게 돌아가야 할 정부의 유가보조금을 대기업의 물류 회사들이 가로채고 있는 것이 KBS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보조금을 어떻게 가로채고 있는지 이효용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물류센터를 나온 화물차들이 근처 주유소로 향합니다.

대기업 계열사인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에 소속된 지입차들.

화물차주는 경유 1리터당 280원 정도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돼 있지만 이 차주들은 한푼도 받지 못해왔습니다.

<녹취>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 지입차주 : "(유가보조금 받은적 있어요?) 냄새도 못맡게 안에서(회사에서) 다 가져갔죠. 기름을 자기들이 넣어주니까 유가보조금도 자기들이 갖겠다고..."

이처럼 회사측이 기름을 대주기 때문에 당연하다는 논리로 신세계 드림익스프레스는 지난 5년동안 22억원을 챙겼습니다.

그러나 이는 건설교통부 지침에 어긋나는 명백한 불법행위입니다.

법망을 피하기 위해 더 교묘한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CJ 그룹 계열사인 CJ GLS가 지난해 만든 내부 문건입니다.

기존 방식대로 보조금을 받아내는 것이 어려워졌다며, 새로 도입되는 카드제로 유가보조금을 관리하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하청업체로 보낸 이메일에는 보조금이 회사 것이라는 내용이 곳곳에 강조돼 있고, 이를 교육하는 워크숍 일정까지 써있습니다.

하청업체를 통해 유가보조금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왔다는 뜻입니다.

<인터뷰>하청 운수업체 관계자 : "(하청업체들) 다 똑같죠. 그게 파트너사(하청업체) 머리에서 나왔겠습니까? 파트너사 대표들 다 모여서 워크숍까지 대표들 모아서 워크숍까지 하고 지시사항은 문서로 하달했습니다"

CJ GLS측은 차주들을 위한 조치였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CJ GLS 관계자 : "유가보조금이라는 제도가 있기 때문에... (그러한) 정책을 저희가 알려주고 어드바이스해줬다고 생각을 해 주시면 안될까요?"

하지만 대부분은 회사가 고스란히 빼갔습니다.

<인터뷰>CJ GLS 하청업체 지입차주 : "크게 배려를 베푸는 것처럼 6만원을 주는데…. 배려를 하는 것처럼 6만원을 줄 것 같으면 합의각서가 왜 필요한가…. 도장을 찍은 출금용지를 회사에서 우리한테 요구를 해서, (회사가) 그 용지를 가지고 인출을 하는 형태죠"

특히 이들 회사들은 보조금을 받기 위해 지입차를 직영차인것처럼 서류를 꾸며 구청에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관할관청은 상황 파악 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강화군청 관계자 : "전체 업무를 아직 다 파악을 못해서...지금 배우고 있는 중이죠, 제가.."

건교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건설교통부 물류산업팀 관계자 : "저희 생각에는 지입차주 통장에 넣어줬으니까 (당연히 지입차주가 갖는다고…) 법을 교묘하게 이용한건데, 모든 법이 헛점이 있잖아요."

건교부는 뒤늦게 이달중 국세청과 함께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고,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영세한 지입차주들을 보호하기 위해 국민의 세금으로 지급되는 유가보조금이 대기업의 배만 불려주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이효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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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대기업들이 유가 보조금 ‘꿀꺽’
    • 입력 2006-11-08 21:18:46
    • 수정2006-11-08 22: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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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영세한 화물차 운전자에게 돌아가야 할 정부의 유가보조금을 대기업의 물류 회사들이 가로채고 있는 것이 KBS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보조금을 어떻게 가로채고 있는지 이효용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물류센터를 나온 화물차들이 근처 주유소로 향합니다. 대기업 계열사인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에 소속된 지입차들. 화물차주는 경유 1리터당 280원 정도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돼 있지만 이 차주들은 한푼도 받지 못해왔습니다. <녹취>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 지입차주 : "(유가보조금 받은적 있어요?) 냄새도 못맡게 안에서(회사에서) 다 가져갔죠. 기름을 자기들이 넣어주니까 유가보조금도 자기들이 갖겠다고..." 이처럼 회사측이 기름을 대주기 때문에 당연하다는 논리로 신세계 드림익스프레스는 지난 5년동안 22억원을 챙겼습니다. 그러나 이는 건설교통부 지침에 어긋나는 명백한 불법행위입니다. 법망을 피하기 위해 더 교묘한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CJ 그룹 계열사인 CJ GLS가 지난해 만든 내부 문건입니다. 기존 방식대로 보조금을 받아내는 것이 어려워졌다며, 새로 도입되는 카드제로 유가보조금을 관리하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하청업체로 보낸 이메일에는 보조금이 회사 것이라는 내용이 곳곳에 강조돼 있고, 이를 교육하는 워크숍 일정까지 써있습니다. 하청업체를 통해 유가보조금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왔다는 뜻입니다. <인터뷰>하청 운수업체 관계자 : "(하청업체들) 다 똑같죠. 그게 파트너사(하청업체) 머리에서 나왔겠습니까? 파트너사 대표들 다 모여서 워크숍까지 대표들 모아서 워크숍까지 하고 지시사항은 문서로 하달했습니다" CJ GLS측은 차주들을 위한 조치였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CJ GLS 관계자 : "유가보조금이라는 제도가 있기 때문에... (그러한) 정책을 저희가 알려주고 어드바이스해줬다고 생각을 해 주시면 안될까요?" 하지만 대부분은 회사가 고스란히 빼갔습니다. <인터뷰>CJ GLS 하청업체 지입차주 : "크게 배려를 베푸는 것처럼 6만원을 주는데…. 배려를 하는 것처럼 6만원을 줄 것 같으면 합의각서가 왜 필요한가…. 도장을 찍은 출금용지를 회사에서 우리한테 요구를 해서, (회사가) 그 용지를 가지고 인출을 하는 형태죠" 특히 이들 회사들은 보조금을 받기 위해 지입차를 직영차인것처럼 서류를 꾸며 구청에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관할관청은 상황 파악 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강화군청 관계자 : "전체 업무를 아직 다 파악을 못해서...지금 배우고 있는 중이죠, 제가.." 건교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건설교통부 물류산업팀 관계자 : "저희 생각에는 지입차주 통장에 넣어줬으니까 (당연히 지입차주가 갖는다고…) 법을 교묘하게 이용한건데, 모든 법이 헛점이 있잖아요." 건교부는 뒤늦게 이달중 국세청과 함께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고,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영세한 지입차주들을 보호하기 위해 국민의 세금으로 지급되는 유가보조금이 대기업의 배만 불려주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이효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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