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맘’ 전국에 6천명

입력 2006.11.13 (20:4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리틀 맘 혹은 리틀 파파를 아십니까, 10대에 이미 부모가 돼 버린 어린 엄마, 어린 아빠를 뜻하는데요, 국내에도 이미 6천 명 가량에 이른다고 합니다.

낙태하거나 아이를 입양시키는 대신 부모의 길을 택한 이들 어린 부모들.

이들의 모습을 윤영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올 해 19살의 오이슬 양, 이미 17개월된 딸을 둔 어린 엄마입니다.

부모의 이혼으로 가출을 거듭했던 고등학교 1학년 시절, 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고민하다가 결국은 혼자서 아이를 낳았습니다.

<인터뷰> 오이슬 (19살) : "어떻게 보면 순간적으로 서로 잠깐 만난 거니까 그렇게 믿을 만한 사람도 못 됐고 이 아이를 지우고 나중에 나이 들어서 다른 아이를 낳는다면 그 아이를 키우면서 이 아이 생각이 안 날까…"

가장 힘 든 건 역시 경제적 어려움.

이 양은 이혼한 아버지의 월세집에서, 아버지의 월급 백여만 원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오이슬 (19살) : "급여가 높고 좋은 일은 부모님 동의서가 있어야 하거나 무조건 20세가 넘어야 한대요. "

12개월된 딸을 돌보는 최한솔 양 역시 19살의 리틀 맘입니다.

이른 나이에 엄마가 되긴 했지만 아기 아빠와 함께 가정을 꾸렸기에 큰 후회는 없었습니다.

<인터뷰> 최한솔 (19살) : "저 아이도 하나의 생명인데 지우면 벌 받을 것 같고 별로 나쁜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남들보다 조금 먼저 시작하는 거라고 좋게 생각하고…"

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 임신을 하면서 학교를 그만두게 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인터뷰> 최한솔 (19살) : "아이를 가졌을 때 꿈을 많이 꿨어요.학교에 교복입고 갔는데 내 책상이 없고 친구들이 너 학교 그만뒀는데 왜 왔냐고, 그리고 깨면 막 울고 그랬어요."

역시 고등학교를 중퇴한 남편이 구할 수 있는 직장은 시간제 아르바이트와 일용직 일자리가 전부.

<인터뷰> 장정일 (남편) : "나이도 어리고 제가 특별히 배운 기술도 없어서 다른 데 취직할 여건이 안 되더라 구요."

어린 나이 탓에 육아에 대한 정보나 능력이 부족한 것도 힘들지만, 주변의 걱정과 비난 어린 시선이 더 부담스럽습니다.

<인터뷰> 최한솔 (19살) : "어른들이 혀를 끌끌 차면서 ‘저게 아이 엄마인가, 아이 엄마가 옷차림이 왜 저러나 머리는 저게 뭐고 아이는 잘 키우나. 아이가 잘 크겠나"

현재 6천 명 정도로 추정되는 전국의 어린 부모들.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태어난 아이를 잘 기르겠다는 책임감과 각오만큼은 인정받길 바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영란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리틀 맘’ 전국에 6천명
    • 입력 2006-11-13 20:28:24
    뉴스타임
<앵커 멘트> 리틀 맘 혹은 리틀 파파를 아십니까, 10대에 이미 부모가 돼 버린 어린 엄마, 어린 아빠를 뜻하는데요, 국내에도 이미 6천 명 가량에 이른다고 합니다. 낙태하거나 아이를 입양시키는 대신 부모의 길을 택한 이들 어린 부모들. 이들의 모습을 윤영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올 해 19살의 오이슬 양, 이미 17개월된 딸을 둔 어린 엄마입니다. 부모의 이혼으로 가출을 거듭했던 고등학교 1학년 시절, 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고민하다가 결국은 혼자서 아이를 낳았습니다. <인터뷰> 오이슬 (19살) : "어떻게 보면 순간적으로 서로 잠깐 만난 거니까 그렇게 믿을 만한 사람도 못 됐고 이 아이를 지우고 나중에 나이 들어서 다른 아이를 낳는다면 그 아이를 키우면서 이 아이 생각이 안 날까…" 가장 힘 든 건 역시 경제적 어려움. 이 양은 이혼한 아버지의 월세집에서, 아버지의 월급 백여만 원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오이슬 (19살) : "급여가 높고 좋은 일은 부모님 동의서가 있어야 하거나 무조건 20세가 넘어야 한대요. " 12개월된 딸을 돌보는 최한솔 양 역시 19살의 리틀 맘입니다. 이른 나이에 엄마가 되긴 했지만 아기 아빠와 함께 가정을 꾸렸기에 큰 후회는 없었습니다. <인터뷰> 최한솔 (19살) : "저 아이도 하나의 생명인데 지우면 벌 받을 것 같고 별로 나쁜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남들보다 조금 먼저 시작하는 거라고 좋게 생각하고…" 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 임신을 하면서 학교를 그만두게 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인터뷰> 최한솔 (19살) : "아이를 가졌을 때 꿈을 많이 꿨어요.학교에 교복입고 갔는데 내 책상이 없고 친구들이 너 학교 그만뒀는데 왜 왔냐고, 그리고 깨면 막 울고 그랬어요." 역시 고등학교를 중퇴한 남편이 구할 수 있는 직장은 시간제 아르바이트와 일용직 일자리가 전부. <인터뷰> 장정일 (남편) : "나이도 어리고 제가 특별히 배운 기술도 없어서 다른 데 취직할 여건이 안 되더라 구요." 어린 나이 탓에 육아에 대한 정보나 능력이 부족한 것도 힘들지만, 주변의 걱정과 비난 어린 시선이 더 부담스럽습니다. <인터뷰> 최한솔 (19살) : "어른들이 혀를 끌끌 차면서 ‘저게 아이 엄마인가, 아이 엄마가 옷차림이 왜 저러나 머리는 저게 뭐고 아이는 잘 키우나. 아이가 잘 크겠나" 현재 6천 명 정도로 추정되는 전국의 어린 부모들.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태어난 아이를 잘 기르겠다는 책임감과 각오만큼은 인정받길 바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영란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