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심리’ 때문에 아파트값 안 꺾여

입력 2006.11.15 (22:21) 수정 2006.11.15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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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천정부지로 오르는 집값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비난하면서도 정작 자기집값은 올리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원칙을 지키는 사회 기획보도 오늘은 부동산불패에 한몫하는 집주인들의 담합 백태를 꼬집어봅니다.

공아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7월 건교부 1차 조사 때 담합을 통해 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아파트를 내놨다 담합지역으로 적발된 곳입니다.

그런데 4개월이 지난 지금은 평형별로 오히려 가격이 1억 원 이상 올랐습니다.

<녹취> 부동산 중개업자 : "(담합적발 당시) 3억 5천, 6천만 원에 실제 거래가 됐고, (최근에) 4억 5천만 원에 팔렸다고 그러고..."

지금까지 건교부가 3차례나 조사를 벌였지만 담합으로 적발된 아파트 단지중 호가가 내려간 곳은 없습니다.

오히려 담합지역이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 강남의 이 아파트 부녀회도 일정 가격 아래로는 내놓지 못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카페를 통한 담합은 더욱 심각합니다.

요구 가격보다 낮게 거래 하는 중개업소들을 퇴출시키자는 선동까지 서슴지 않습니다.

이렇게 온라인은 물론, 아파트 부녀회를 중심으로 부동산 중개업자들에게 압력을 넣는 행위도 여전히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부 중개업자들은 시세모니터가 불가능할 정도라고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인터뷰> 김용진(부동산뱅크 본부장) : "부녀회의 압력과 협박이 심해서 도저히 시세를 제공할 수 없다고..."

오래된 아파트의 이름을 최신 유명브랜드로 바꾸는 고전적인 수법도 여전합니다.

<녹취> 건설업체 마케팅팀 대리 : "단지 가치 상승을 기대하고 이메일이나 전화, 심지어 직접 찾아와서 바꿔달라고 빗발쳐서..."

담합이 잡히지 않으면 형사처벌까지 검토하겠다던 정부.

상황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담합이 현저히 줄었다며 단속의 손길을 놓고 있습니다.

<인터뷰> 건교부 관계자 : "신고 들어온 것 조사해보면 담합은 줄어든 것..."

있는 사람들의 투기행태에 집없는 서민들의 마음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인터뷰> 시민 : "집 장만 희망이 무너졌고 일도 안잡히고 희망이 사라졌다."

<인터뷰> 남상오(주거복지연대 사무총장) : "담합으로 집값 올리는 건 시장교란시키는 범죄행위고, 집값 올라간다고 좋아할 것 없는게 결국 자손들에게 전가되는 행위다."

뛰는 정부 위에 나는 집주인들의 담합행태.

정부가 어떤 대안을 내놔도 집을 거주가 아닌 투기의 대상으로 여기는 심리가 바뀌지 않는한 부동산 불패는 꺾일 수 없습니다.

KBS 뉴스 공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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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중심리’ 때문에 아파트값 안 꺾여
    • 입력 2006-11-15 21:14:24
    • 수정2006-11-15 22:4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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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천정부지로 오르는 집값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비난하면서도 정작 자기집값은 올리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원칙을 지키는 사회 기획보도 오늘은 부동산불패에 한몫하는 집주인들의 담합 백태를 꼬집어봅니다. 공아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7월 건교부 1차 조사 때 담합을 통해 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아파트를 내놨다 담합지역으로 적발된 곳입니다. 그런데 4개월이 지난 지금은 평형별로 오히려 가격이 1억 원 이상 올랐습니다. <녹취> 부동산 중개업자 : "(담합적발 당시) 3억 5천, 6천만 원에 실제 거래가 됐고, (최근에) 4억 5천만 원에 팔렸다고 그러고..." 지금까지 건교부가 3차례나 조사를 벌였지만 담합으로 적발된 아파트 단지중 호가가 내려간 곳은 없습니다. 오히려 담합지역이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 강남의 이 아파트 부녀회도 일정 가격 아래로는 내놓지 못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카페를 통한 담합은 더욱 심각합니다. 요구 가격보다 낮게 거래 하는 중개업소들을 퇴출시키자는 선동까지 서슴지 않습니다. 이렇게 온라인은 물론, 아파트 부녀회를 중심으로 부동산 중개업자들에게 압력을 넣는 행위도 여전히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부 중개업자들은 시세모니터가 불가능할 정도라고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인터뷰> 김용진(부동산뱅크 본부장) : "부녀회의 압력과 협박이 심해서 도저히 시세를 제공할 수 없다고..." 오래된 아파트의 이름을 최신 유명브랜드로 바꾸는 고전적인 수법도 여전합니다. <녹취> 건설업체 마케팅팀 대리 : "단지 가치 상승을 기대하고 이메일이나 전화, 심지어 직접 찾아와서 바꿔달라고 빗발쳐서..." 담합이 잡히지 않으면 형사처벌까지 검토하겠다던 정부. 상황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담합이 현저히 줄었다며 단속의 손길을 놓고 있습니다. <인터뷰> 건교부 관계자 : "신고 들어온 것 조사해보면 담합은 줄어든 것..." 있는 사람들의 투기행태에 집없는 서민들의 마음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인터뷰> 시민 : "집 장만 희망이 무너졌고 일도 안잡히고 희망이 사라졌다." <인터뷰> 남상오(주거복지연대 사무총장) : "담합으로 집값 올리는 건 시장교란시키는 범죄행위고, 집값 올라간다고 좋아할 것 없는게 결국 자손들에게 전가되는 행위다." 뛰는 정부 위에 나는 집주인들의 담합행태. 정부가 어떤 대안을 내놔도 집을 거주가 아닌 투기의 대상으로 여기는 심리가 바뀌지 않는한 부동산 불패는 꺾일 수 없습니다. KBS 뉴스 공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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