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부동산 대책 일주일…‘관망세’

입력 2006.11.22 (22:11) 수정 2006.11.29 (15:4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집값 폭등을 잡기 위한 정부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시장은 일단 관망세로 돌아섰지만 불안감은 여전하고 특히 갈곳없는 투기자금이 이제는 지방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이영현 기자가 부동산 시장을 긴급 점검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33평 아파트를 마련한 직장인 강훈구씨 집 계약 과정은 악몽이었습니다.

집값이 뛰면서 집주인이 계약해지를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강훈구 (서울 상계동) : "일주일 열흘 사이에 집값이 4% 5% 이렇게 상승하는까 억울해서 그냥은 못팔겠다 이런 입장이었어요."

다행히 대출을 늘려 돈을 더 주고 가까스로 계약을 했지만 걱정은 가시질 않습니다.

<인터뷰> 강훈구 (서울 상계동) : "은행 대출 상환에 대한 부담감이 지금 늘어났다는 게 큰 걱정거리로 남아있습니다."

현재 시장은 값이 오른상태로 거래가 끊긴 상태입니다.

매도 매수자간의 부르는 값이 수천만원씩 차이가 납니다.

그러나 관심은 여전합니다.

<인터뷰> 박원국 (공인중개사) : "표면적으로는 거래가 안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매수 의뢰가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고 틈새를 찾고 있는 상황이죠."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부동산 강좌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부동산 중개인들까지도 시장 동향과 정책 방향을 짚어보기 위해 부동산 강의를 찾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춘세 (공인중개사) : "지금 답답한 부동산 문제를 강의를 통해서 어떤 돌파구라도 있을까 해서 많이들 오셨을것 같아요 저도 마찬가지구요."

매매 시장에서 관망세가 지속되자 분양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미분양이 속출했던 지방에서도 시세차익을 노리고 밤샘 줄서기 소동이 벌어지는 등 과열양상도 빚어지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은 집값 폭등이 언제라도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일주일전 발표된 대책이 당장 집을 사야된다는 심리까지 진정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증거입니다.

정부의 고민이 큰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에따라 정부는 아예 서울의 경우 전 지역을 투기지역으로 지정했습니다.

부동산 정책의 방향타를 잡은 재경부는 공급 확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불안 심리 진화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 : "공급 확대 부분에 더 일관성을 가지고 또 차질이 없도록 더 신경을 써야 된다고 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규제에 촛점을 맞추기 보다는 민간 부문도 공급을 중시하겠다는 겁니까?) 공급 확대 대책이 제대로 되지 못하면 아무리 여러가지 규제를 해도 그 효과가 제한 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당초 추진하려던 민간 아파트 분양가 규제도 유보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경실련 등이 재경부 홈페이지에 투기적 수요의 차단 대책없는 공급확대를 항의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헌동 (경실련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본부장) :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신도시를 건설한다면 집값을 안정시키기는 커녕 주변 집값을 폭등시킬 겁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방식의 신도시건설을 즉각 중단돼야 한다는 거죠."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부동산 세제를 둘러싸고 완화와 고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여당에서조차 종부세를 둘러싸고 일부 의원들이 완화 주장을 내놓자 당 차원에서 반대 입장을 공식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후분양제와 관련해서는 건교부는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는 반면 재경부는 분양가 제도개선 위원회의 논의 가능성을 열어두었습니다.

<인터뷰> 홍종학 (경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지금 정부에서는 오히려 혼돈을 계속 보여주고 있단 말이죠. 노선 부처사이에 갈등이 이견이 노출되고 있고 그래서 정교한 계획이 필요하다는 거죠."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일주일, 시장은 외견상 안정을 되찾았지만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가 흔들릴 경우 언제든지 다시 요동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영현 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심층취재] 부동산 대책 일주일…‘관망세’
    • 입력 2006-11-22 21:18:51
    • 수정2006-11-29 15:43:49
    뉴스 9
<앵커 멘트> 집값 폭등을 잡기 위한 정부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시장은 일단 관망세로 돌아섰지만 불안감은 여전하고 특히 갈곳없는 투기자금이 이제는 지방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이영현 기자가 부동산 시장을 긴급 점검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33평 아파트를 마련한 직장인 강훈구씨 집 계약 과정은 악몽이었습니다. 집값이 뛰면서 집주인이 계약해지를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강훈구 (서울 상계동) : "일주일 열흘 사이에 집값이 4% 5% 이렇게 상승하는까 억울해서 그냥은 못팔겠다 이런 입장이었어요." 다행히 대출을 늘려 돈을 더 주고 가까스로 계약을 했지만 걱정은 가시질 않습니다. <인터뷰> 강훈구 (서울 상계동) : "은행 대출 상환에 대한 부담감이 지금 늘어났다는 게 큰 걱정거리로 남아있습니다." 현재 시장은 값이 오른상태로 거래가 끊긴 상태입니다. 매도 매수자간의 부르는 값이 수천만원씩 차이가 납니다. 그러나 관심은 여전합니다. <인터뷰> 박원국 (공인중개사) : "표면적으로는 거래가 안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매수 의뢰가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고 틈새를 찾고 있는 상황이죠."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부동산 강좌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부동산 중개인들까지도 시장 동향과 정책 방향을 짚어보기 위해 부동산 강의를 찾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춘세 (공인중개사) : "지금 답답한 부동산 문제를 강의를 통해서 어떤 돌파구라도 있을까 해서 많이들 오셨을것 같아요 저도 마찬가지구요." 매매 시장에서 관망세가 지속되자 분양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미분양이 속출했던 지방에서도 시세차익을 노리고 밤샘 줄서기 소동이 벌어지는 등 과열양상도 빚어지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은 집값 폭등이 언제라도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일주일전 발표된 대책이 당장 집을 사야된다는 심리까지 진정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증거입니다. 정부의 고민이 큰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에따라 정부는 아예 서울의 경우 전 지역을 투기지역으로 지정했습니다. 부동산 정책의 방향타를 잡은 재경부는 공급 확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불안 심리 진화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 : "공급 확대 부분에 더 일관성을 가지고 또 차질이 없도록 더 신경을 써야 된다고 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규제에 촛점을 맞추기 보다는 민간 부문도 공급을 중시하겠다는 겁니까?) 공급 확대 대책이 제대로 되지 못하면 아무리 여러가지 규제를 해도 그 효과가 제한 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당초 추진하려던 민간 아파트 분양가 규제도 유보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경실련 등이 재경부 홈페이지에 투기적 수요의 차단 대책없는 공급확대를 항의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헌동 (경실련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본부장) :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신도시를 건설한다면 집값을 안정시키기는 커녕 주변 집값을 폭등시킬 겁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방식의 신도시건설을 즉각 중단돼야 한다는 거죠."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부동산 세제를 둘러싸고 완화와 고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여당에서조차 종부세를 둘러싸고 일부 의원들이 완화 주장을 내놓자 당 차원에서 반대 입장을 공식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후분양제와 관련해서는 건교부는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는 반면 재경부는 분양가 제도개선 위원회의 논의 가능성을 열어두었습니다. <인터뷰> 홍종학 (경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지금 정부에서는 오히려 혼돈을 계속 보여주고 있단 말이죠. 노선 부처사이에 갈등이 이견이 노출되고 있고 그래서 정교한 계획이 필요하다는 거죠."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일주일, 시장은 외견상 안정을 되찾았지만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가 흔들릴 경우 언제든지 다시 요동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영현 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