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병역 기피 ‘속수무책’

입력 2006.11.27 (22:30) 수정 2006.11.27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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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군에 가야할 시기에 해외로 유학을 간 뒤 아예 귀국하지 않는 병역기피자가 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모두 600여명이 넘는것으로 파악됐지만 병역 당국은 사실상 속수무책입니다.

탐사보도팀의 이경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병역 기피자 김 모씨가 살고 있는 미국 LA 시내의 한 아파트.

17년 전 유학을 온 김 씨는 학업이 끝나 병역을 더 이상 연기할 수 없었지만 징병 검사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김 모씨(병역 기피자) : "그런 거는 각오를 한 거기 때문에 여기 공부하는 사람들은 다 그래요 군대라는 게 계속 꼬리를 달고 다니거든요."

현재 해외에 나가 있는 병역 기피자 수는 616명. 미국이 505명으로 가장 많고 캐나다 19명, 일본 17명.

호주 11명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병무청은 이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까? 그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병무청이 확보하고 있는 주소지를 추적해 봤습니다.

<녹취> "(여기가 황00 학생 집인가요?) 아닌데요. (황00씨가 아버지?) 아닌데요. (그런분 잘 모르시겠어요?) 네."

가장 최근에 발생한 LA 지역 기피자 30명을 선정해 확인한 결과 주소지에 살고 있는 사람은 단, 3명에 불과했습니다

현지에서 유학생들의 병무행정을 맡고 있는 영사관도, 대책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LA 총영사관 관계자 : "남의 나라 와 가지고 영사도 안 쫓겨 나야되지 우리나라 법 집행하려고 해서야 되겠어요? 한국에서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요 병무와 관련해서 영사는 아무런 권한이 없어요."

해외를 떠돌고 있는 기피자 부모 가운데는 경찰간부와 교수.의사와 목사등 사회적 지위가 있는 인사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 됐습니다.

하지만 아들이 스스로 선택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게 부모들의 입장입니다.

<인터뷰> 병역기피자 어머니(국립대 교수) 평생을 등지고 살아야 할 운명이니까 참 가슴 이 아프죠. 그 애가 그것만 생각하면 코리안으로 태어난 게 자랑스럽지 못하고 너무 슬프대요.

해외에서 군대를 기피하다 병역 의무가 없어진 만 35세가 지나자 국내에 들어 온 사람도 7명.

이들 가운데 2명은 현재 대학 교수를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 모씨(교수/병역 기피자) : "굳이 법적으로 하자면 문제가 없는 데 도덕적으로 마음속으로는 그런 부분이 좀 있죠."

이들은 해외에 머무르는 동안 공소 시효가 지나 형사 처벌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병역 기피자 보증인에게 최고 5천만 원까지 부과하던 과태료 마저 폐지 돼 귀국을 종용하던 최소한의 장치마저 사라졌습니다.

KBS 뉴스 이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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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병역 기피 ‘속수무책’
    • 입력 2006-11-27 21:15:12
    • 수정2006-11-27 22:45:04
    뉴스 9
<앵커 멘트> 군에 가야할 시기에 해외로 유학을 간 뒤 아예 귀국하지 않는 병역기피자가 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모두 600여명이 넘는것으로 파악됐지만 병역 당국은 사실상 속수무책입니다. 탐사보도팀의 이경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병역 기피자 김 모씨가 살고 있는 미국 LA 시내의 한 아파트. 17년 전 유학을 온 김 씨는 학업이 끝나 병역을 더 이상 연기할 수 없었지만 징병 검사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김 모씨(병역 기피자) : "그런 거는 각오를 한 거기 때문에 여기 공부하는 사람들은 다 그래요 군대라는 게 계속 꼬리를 달고 다니거든요." 현재 해외에 나가 있는 병역 기피자 수는 616명. 미국이 505명으로 가장 많고 캐나다 19명, 일본 17명. 호주 11명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병무청은 이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까? 그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병무청이 확보하고 있는 주소지를 추적해 봤습니다. <녹취> "(여기가 황00 학생 집인가요?) 아닌데요. (황00씨가 아버지?) 아닌데요. (그런분 잘 모르시겠어요?) 네." 가장 최근에 발생한 LA 지역 기피자 30명을 선정해 확인한 결과 주소지에 살고 있는 사람은 단, 3명에 불과했습니다 현지에서 유학생들의 병무행정을 맡고 있는 영사관도, 대책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LA 총영사관 관계자 : "남의 나라 와 가지고 영사도 안 쫓겨 나야되지 우리나라 법 집행하려고 해서야 되겠어요? 한국에서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요 병무와 관련해서 영사는 아무런 권한이 없어요." 해외를 떠돌고 있는 기피자 부모 가운데는 경찰간부와 교수.의사와 목사등 사회적 지위가 있는 인사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 됐습니다. 하지만 아들이 스스로 선택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게 부모들의 입장입니다. <인터뷰> 병역기피자 어머니(국립대 교수) 평생을 등지고 살아야 할 운명이니까 참 가슴 이 아프죠. 그 애가 그것만 생각하면 코리안으로 태어난 게 자랑스럽지 못하고 너무 슬프대요. 해외에서 군대를 기피하다 병역 의무가 없어진 만 35세가 지나자 국내에 들어 온 사람도 7명. 이들 가운데 2명은 현재 대학 교수를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 모씨(교수/병역 기피자) : "굳이 법적으로 하자면 문제가 없는 데 도덕적으로 마음속으로는 그런 부분이 좀 있죠." 이들은 해외에 머무르는 동안 공소 시효가 지나 형사 처벌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병역 기피자 보증인에게 최고 5천만 원까지 부과하던 과태료 마저 폐지 돼 귀국을 종용하던 최소한의 장치마저 사라졌습니다. KBS 뉴스 이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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