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뒤 양육비가 가장 큰 부담

입력 2006.12.13 (22:08) 수정 2006.12.13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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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혼한 여성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요?

자녀를 키우면서도 양육비 한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게 우리 현실입니다.

어느 설문조사에 나타난 이혼 뒤의 문제를 선재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가정불화로 이혼한 지 2년된 박모씨, 혼자 가게를 하며 초등학생 딸을 키우고 있지만 벌이가 시원치 않아 딸이 좋아하는 닭튀김 한번 마음대로 못사줍니다.

사업하는 전 남편은 그동안 양육비 한 푼 보태지 않았습니다. 내년엔 집도 비워줘야 합니다.

<인터뷰>박모씨 : "경제적으로 힘들고 아이는 키워야 하고 들어가는 것 꾸준하고 사달라는 것 많고 애 아빠가 무관심한 거죠.아이에 대한 책임이 없는 거죠."

실제로 여성가족부가 이혼한 남녀 3백 8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 배우자가 양육비를 준다는 응답 비율은 12.7%에 불과했습니다.

생활비와 양육비를 벌기위해 이혼한 여성들의 취업 비율은 이혼 전보다 30% 이상 급등합니다.

하지만 새로 얻은 일자리의 65%는 임시 일용직이어서 이혼은 대부분의 여성에게 빈곤을 의미합니다.

<인터뷰>곽배희(한국가정법률상담소 소장) : "도저히 양육비를 주지 않고는 대한민국에서 살 수 없다 할 정도의 강력한 제재 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진국에선 고용주가 급여에서 양육비를 미리 공제하거나 국가가 미리 양육비를 주고, 배우자에게 소송을 통해 받아내는 방법까지도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혼을 하면서 자녀를 만나는 문제로 충돌도 심합니다.

2년 전 이혼한 김모씨는 딸을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조건으로 양육권을 남편에게 양보했지만 딸을 만나려면 거의 구걸하다시피 매달려야 합니다.

<인터뷰>김모씨 : "길게 만났으면 좋겠는데 일부러 늦게 나오거나 연락을 안하고 애들 데리고 나가서 전화도 안 받고..."

자녀를 맡지 않은 부모 가운데 자녀를 규칙적으로 만나는 비율은 불과 10%, 절반 가까이는 전혀 교류가 없다보니 자녀들과 점점 멀어지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녹취>양승주(여성가족부 가족정책국장) : "비양육 부모가 자녀와 친밀했다는 응답은 이혼 전 51.6%에서 이혼 후 27.4%로 절반 가량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서..."

이혼은 급증하지만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제도와 문화로 자녀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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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뒤 양육비가 가장 큰 부담
    • 입력 2006-12-13 21:37:05
    • 수정2006-12-13 22: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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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혼한 여성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요? 자녀를 키우면서도 양육비 한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게 우리 현실입니다. 어느 설문조사에 나타난 이혼 뒤의 문제를 선재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가정불화로 이혼한 지 2년된 박모씨, 혼자 가게를 하며 초등학생 딸을 키우고 있지만 벌이가 시원치 않아 딸이 좋아하는 닭튀김 한번 마음대로 못사줍니다. 사업하는 전 남편은 그동안 양육비 한 푼 보태지 않았습니다. 내년엔 집도 비워줘야 합니다. <인터뷰>박모씨 : "경제적으로 힘들고 아이는 키워야 하고 들어가는 것 꾸준하고 사달라는 것 많고 애 아빠가 무관심한 거죠.아이에 대한 책임이 없는 거죠." 실제로 여성가족부가 이혼한 남녀 3백 8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 배우자가 양육비를 준다는 응답 비율은 12.7%에 불과했습니다. 생활비와 양육비를 벌기위해 이혼한 여성들의 취업 비율은 이혼 전보다 30% 이상 급등합니다. 하지만 새로 얻은 일자리의 65%는 임시 일용직이어서 이혼은 대부분의 여성에게 빈곤을 의미합니다. <인터뷰>곽배희(한국가정법률상담소 소장) : "도저히 양육비를 주지 않고는 대한민국에서 살 수 없다 할 정도의 강력한 제재 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진국에선 고용주가 급여에서 양육비를 미리 공제하거나 국가가 미리 양육비를 주고, 배우자에게 소송을 통해 받아내는 방법까지도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혼을 하면서 자녀를 만나는 문제로 충돌도 심합니다. 2년 전 이혼한 김모씨는 딸을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조건으로 양육권을 남편에게 양보했지만 딸을 만나려면 거의 구걸하다시피 매달려야 합니다. <인터뷰>김모씨 : "길게 만났으면 좋겠는데 일부러 늦게 나오거나 연락을 안하고 애들 데리고 나가서 전화도 안 받고..." 자녀를 맡지 않은 부모 가운데 자녀를 규칙적으로 만나는 비율은 불과 10%, 절반 가까이는 전혀 교류가 없다보니 자녀들과 점점 멀어지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녹취>양승주(여성가족부 가족정책국장) : "비양육 부모가 자녀와 친밀했다는 응답은 이혼 전 51.6%에서 이혼 후 27.4%로 절반 가량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서..." 이혼은 급증하지만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제도와 문화로 자녀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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