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웃음 넘치는 농촌

입력 2006.12.19 (22:15) 수정 2006.12.19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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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가적으로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가 심각합니다만 보기드문 희망의 농촌마을이 있습니다.

놀라지 마십시요. 이 마을엔 도시에서 귀농자들이 밀려오고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임재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괴산군 이평리 마을 앞 논에서 20여 명의 아이들이 눈썰매를 즐기고 있습니다.

비료 포대를 썰매 삼아 신나게 미끄럼을 탑니다.

닿을 듯 말 듯, 처마 밑 고드름 따기에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인터뷰> 염계백 (초등학교 3학년): "썰매도 타고, 눈싸움도 하고 즐거워요!"

마을 어른들의 손길도 바빠졌습니다.

트랙터까지 동원해 마을 앞 논에 얼음 썰매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인터뷰> 염선업 (42세/농민): "애들한테 겨울철 놀이거리를 만들어 주려고.."

마을 어귀로 들어서자 새 아기의 탄생을 알리는 금줄이 또 내걸렸습니다.

젊은 농민이 늘어나면서 이 마을에는 올해만도 2명, 최근 10년 동안 매년 한, 두 명의 아기들이 새로 태어나고 있습니다.

속리산과 화양동 계곡의 뛰어난 자연 등이 좋아 10년 전 한, 두 명씩 귀농자가 찾아오기 시작해 이제는 마을주민의 1/3인 7십여 명이 3.40대 젊은 농민입니다.

열다섯 살 이하 어린이도 모두 50여 명, 6.7년 사이 배 이상 늘었습니다.

가장 시급한 자녀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젊은 엄마들이 나서서 자구책을 마련했습니다.

교실에서 울려 퍼지는 풍물 수업의 선생님은 다름 아닌 마을 주민입니다.

젊은 어머니들이 평소 틈틈이 익힌 풍물과 판소리를 가르치며 어린이들의 방과 후 학습을 돕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기순 (이평리 마을 주민): "우리 전통을 직접 가르치니까 보람있다."

학원이 없는 대신 인근 종교단체와 함께 설치한 '공부방'에서는 체험 위주의 다양한 수업이 진행됩니다.

남녀노소가 모두 회관에 모여 대.소사를 논의하는 마을 총회, 동네 발전을 위한 각종 제안이 쏟아지고, 풍성한 먹거리가 더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마을잔치가 됩니다.

<인터뷰> 성경달 (66세/마을주민): "젊은 사람들이 많으니까 마을이 활력이 넘쳐."

총회가 끝나면 노인들은 새로 지은 회관의 찜질방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영농 학습 시간에는 올 영농 평가와 함께 내년 영농 계획 등이 진지하게 논의됩니다.

젊은 농민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된장 고추장 가공 공장도 마을 경제에 큰 활력을 주고 있습니다.

젊은 농민들은 앞으로 다른 마을 농민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고령화 등 농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공동으로 마련한다는 포부입니다.

해마다 크게 늘고 있는 아기 울음소리가 나지 않는 우리 농촌, 그러나 이평리 마을은 젊은 농민들과 어린이들이 넘쳐나며 새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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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들 웃음 넘치는 농촌
    • 입력 2006-12-19 21:28:04
    • 수정2006-12-19 22:43:18
    뉴스 9
<앵커 멘트> 국가적으로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가 심각합니다만 보기드문 희망의 농촌마을이 있습니다. 놀라지 마십시요. 이 마을엔 도시에서 귀농자들이 밀려오고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임재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괴산군 이평리 마을 앞 논에서 20여 명의 아이들이 눈썰매를 즐기고 있습니다. 비료 포대를 썰매 삼아 신나게 미끄럼을 탑니다. 닿을 듯 말 듯, 처마 밑 고드름 따기에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인터뷰> 염계백 (초등학교 3학년): "썰매도 타고, 눈싸움도 하고 즐거워요!" 마을 어른들의 손길도 바빠졌습니다. 트랙터까지 동원해 마을 앞 논에 얼음 썰매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인터뷰> 염선업 (42세/농민): "애들한테 겨울철 놀이거리를 만들어 주려고.." 마을 어귀로 들어서자 새 아기의 탄생을 알리는 금줄이 또 내걸렸습니다. 젊은 농민이 늘어나면서 이 마을에는 올해만도 2명, 최근 10년 동안 매년 한, 두 명의 아기들이 새로 태어나고 있습니다. 속리산과 화양동 계곡의 뛰어난 자연 등이 좋아 10년 전 한, 두 명씩 귀농자가 찾아오기 시작해 이제는 마을주민의 1/3인 7십여 명이 3.40대 젊은 농민입니다. 열다섯 살 이하 어린이도 모두 50여 명, 6.7년 사이 배 이상 늘었습니다. 가장 시급한 자녀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젊은 엄마들이 나서서 자구책을 마련했습니다. 교실에서 울려 퍼지는 풍물 수업의 선생님은 다름 아닌 마을 주민입니다. 젊은 어머니들이 평소 틈틈이 익힌 풍물과 판소리를 가르치며 어린이들의 방과 후 학습을 돕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기순 (이평리 마을 주민): "우리 전통을 직접 가르치니까 보람있다." 학원이 없는 대신 인근 종교단체와 함께 설치한 '공부방'에서는 체험 위주의 다양한 수업이 진행됩니다. 남녀노소가 모두 회관에 모여 대.소사를 논의하는 마을 총회, 동네 발전을 위한 각종 제안이 쏟아지고, 풍성한 먹거리가 더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마을잔치가 됩니다. <인터뷰> 성경달 (66세/마을주민): "젊은 사람들이 많으니까 마을이 활력이 넘쳐." 총회가 끝나면 노인들은 새로 지은 회관의 찜질방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영농 학습 시간에는 올 영농 평가와 함께 내년 영농 계획 등이 진지하게 논의됩니다. 젊은 농민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된장 고추장 가공 공장도 마을 경제에 큰 활력을 주고 있습니다. 젊은 농민들은 앞으로 다른 마을 농민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고령화 등 농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공동으로 마련한다는 포부입니다. 해마다 크게 늘고 있는 아기 울음소리가 나지 않는 우리 농촌, 그러나 이평리 마을은 젊은 농민들과 어린이들이 넘쳐나며 새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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