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슈퍼 박테리아’ 비상

입력 2006.12.2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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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갑 서울의대 교수/객원 해설위원]

최근 영국에서 항생제가 듣지 않는 치명적인 신종 병원균인 슈퍼 박테리아가 발견돼 전 세계에 집단 감염사태에 대한 두려움과 경종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영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번에 발표된 신종 슈퍼 박테리아는 황색 포도상구균의 일종으로 이미 입원중인 환자와 돌보던 간호사 등 2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슈퍼 박테리아는 노약자만이 아니라 건강하고 젊은 사람도 공격하며 감염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강력하다고 합니다.

슈퍼 박테리아란 항생제 치료에 듣지 않으면서 매우 치명적인 독성을 가진 난치성 세균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메티실린 내성 황색 포도상구균이나 그보다 강력한 항생제인 반코마이신 내성 황색 포도상구균이 있습니다. 이번에 영국에서 발견된 박테리아도 특수한 독성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 포도상구균의 일종입니다.

이 박테리아는 몇 년 전부터 미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있지만 이 박테리아에 감염될 경우 특수 유전자가 생산하는 독성 물질에 의해서 환자가 급격히 나빠지게 됩니다.

이번에 발표된 것과 같은 항생제 내성균의 감염은 큰 문제를 초래합니다. 그 이유로는 첫째, 내성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데 반해 이러한 내성균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항생제는 개발하는데 수년씩 걸리게 되므로 감염된 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 없습니다. 둘째, 이런 세균에 감염된 환자는 입원 기간이 길어지고 또 사망할 위험성도 더 높아집니다. 셋째, 다른 환자에게 전파될 위험성이 더 높아지고, 특히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진의 손이나 병원 환경을 통해서 다른 환자에게 전파되게 됩니다.

그러나 내성균에 대한 항생제 개발은 여러 경제적, 기술적, 법적인 이유 등으로 전세계적으로도 개발이 더딘 실정입니다. 항생제 내성에 대한 대책으로는 항생제 오남용의 방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감기와 같이 가벼운 질환의 경우에 항생제 사용을 자제하고 항생제 사용 가이드 라인을 제정해서 보급해야 합니다.

또한 항생제 내성이나 병원 감염 문제의 해결에는 국가 정책적인 의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나라도 의약분업을 통해 항생제의 오남용을 막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항생제 내성 문제는 시장 논리에만 맡겨둘 수 없는 여러 구조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과 병의원, 정부 모두가 병원내 감염이나 항생제 내성이 현대판 전염병이라는 인식을 갖고, 국가적으로 병원 내 감염에 대한 현황을 파악해야 합니다. 또 이를 줄이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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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슈퍼 박테리아’ 비상
    • 입력 2006-12-21 07:4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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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갑 서울의대 교수/객원 해설위원] 최근 영국에서 항생제가 듣지 않는 치명적인 신종 병원균인 슈퍼 박테리아가 발견돼 전 세계에 집단 감염사태에 대한 두려움과 경종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영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번에 발표된 신종 슈퍼 박테리아는 황색 포도상구균의 일종으로 이미 입원중인 환자와 돌보던 간호사 등 2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슈퍼 박테리아는 노약자만이 아니라 건강하고 젊은 사람도 공격하며 감염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강력하다고 합니다. 슈퍼 박테리아란 항생제 치료에 듣지 않으면서 매우 치명적인 독성을 가진 난치성 세균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메티실린 내성 황색 포도상구균이나 그보다 강력한 항생제인 반코마이신 내성 황색 포도상구균이 있습니다. 이번에 영국에서 발견된 박테리아도 특수한 독성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 포도상구균의 일종입니다. 이 박테리아는 몇 년 전부터 미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있지만 이 박테리아에 감염될 경우 특수 유전자가 생산하는 독성 물질에 의해서 환자가 급격히 나빠지게 됩니다. 이번에 발표된 것과 같은 항생제 내성균의 감염은 큰 문제를 초래합니다. 그 이유로는 첫째, 내성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데 반해 이러한 내성균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항생제는 개발하는데 수년씩 걸리게 되므로 감염된 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 없습니다. 둘째, 이런 세균에 감염된 환자는 입원 기간이 길어지고 또 사망할 위험성도 더 높아집니다. 셋째, 다른 환자에게 전파될 위험성이 더 높아지고, 특히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진의 손이나 병원 환경을 통해서 다른 환자에게 전파되게 됩니다. 그러나 내성균에 대한 항생제 개발은 여러 경제적, 기술적, 법적인 이유 등으로 전세계적으로도 개발이 더딘 실정입니다. 항생제 내성에 대한 대책으로는 항생제 오남용의 방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감기와 같이 가벼운 질환의 경우에 항생제 사용을 자제하고 항생제 사용 가이드 라인을 제정해서 보급해야 합니다. 또한 항생제 내성이나 병원 감염 문제의 해결에는 국가 정책적인 의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나라도 의약분업을 통해 항생제의 오남용을 막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항생제 내성 문제는 시장 논리에만 맡겨둘 수 없는 여러 구조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과 병의원, 정부 모두가 병원내 감염이나 항생제 내성이 현대판 전염병이라는 인식을 갖고, 국가적으로 병원 내 감염에 대한 현황을 파악해야 합니다. 또 이를 줄이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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