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김앤장’서 거액 연봉 받는 까닭

입력 2007.01.15 (22:16) 수정 2007.01.1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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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대형 법률회사들이 앞다퉈 전직 고위 공무원들을 데려다쓰면서 이들이 과연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증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논란의 중심에는 국내 최대 법률회사인 김앤장이 있습니다. 전문지식을 활용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로비스트로 쓰는 것일까요? 탐사보도팀 최문호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가 외환카드사를 합병하면서 주가를 조작해 4백억 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에 대한 금감원의 조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6월 금감원의 한 모 씨가 김앤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당시 조사를 맡은 곳은 금감원 조사 2국, 한 씨는 조사 1국 소속이었습니다.

얼마 후 론스타를 대리하고 있는 김앤장은 금감원에서 조사를 받은 외환은행 직원들을 사무실로 불러 금감원에서의 조사 내용을 다시 들었는데 그 자리에 금감원 출신의 한 모씨가 있었습니다.

<인터뷰> 외환은행 관계자 : "김앤장 변호사가 최근까지 금감원에 있다가 오신 분이라고 소개했고 그 변호사 옆에서 외환은행 직원들이 말한 내용을 받아 적었다고 했어요."

현재 김앤장에는 한 씨를 포함해 모두 10명의 금감원 출신들이 있습니다.

지난 2천 5년과 6년에만 8명이 김앤장으로 갔으며 이직 첫해 매월 천만 원이 넘는 돈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3월 이직한 모 국장은 2천만 원이 넘는 돈을 받았습니다.

김앤장으로 가장 많은 공무원들이 이직한 기관은 국세청입니다.

서영택 전 국세청장을 포함해 서울지방국세청장 출신이 3명 그리고 국제조세관리관과 일선 세무서의 7급 출신까지 모두 20명이었습니다.

<인터뷰> 강기정(열린우리당 의원) : "국세청장이나 국세청의 고위관료들이 로펌의 문을 두드리고 또 로펌은 그들의 필요를 절실히 요구하고 있는 이해관계가 맞으면서"

두 명의 서울지방국세청장과 국제조세관리관에게 김앤장은 이직한 첫해에 3천만 원이 넘는 돈을 월급으로 줬습니다.

그리고 황재성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지난 2천 5년 한해에만 6억 9천만 원을 받았고 이주석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은 4억 천만 원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최영출(경실련 정부개혁위원장) : "단순한 전문적인 법률자문이다 또는 어떤 공직자로서 가졌던 공직 경험을 전수해주는 이런 차원으로서는 보기가 대단히 어렵다."

김앤장 반론 "국세청 출신들은 대부분 세무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로 변호사에게 세무에 대한 전문지식을 보완해주고 때로는 고객을 위해 김앤장 이름으로 조세당국과 직접 접촉하기도 합니다."

재경부는 장관 출신만해도 3명이 김앤장과 인연을 맺은 기관입니다.

이헌재 전 부총리는 지난 2천 3년 김앤장 고문으로 있으면서 연간 4억 원이 넘는 돈을 받았으며 장관으로 오기위해 고문직을 그만 두면서는 수천만 원의 퇴직금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덕수 전 부총리도 김앤장 고문으로 8개월 정도 있었으며 당시 매월 천 7백만 원 정도를 받았습니다.

현재 김앤장에는 모두 8명의 재경부 출신들이 있습니다.

지난 2천 5년 국세심판원장을 끝으로 김앤장으로 옮긴 최명해 씨 등입니다.

최 씨는 이직 첫해 월 3천 5백만 원을 받았습니다.

김앤장은 전직공무원들은 대부분 먼저 오고 싶다고 접촉해 왔으며 자격증 소지 여부 등을 고려해 보수를 결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임지봉(서강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 "관료사회 내부의 정실주의를 로펌의 업무에 그런 전직관료들을 통해서 이용하자는 그러한 뜻을 담고 있는 것이라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죠."

김앤장 반론 "전문화 대형화를 위해서는 전직공무원들의 전문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는 법률시장 개방을 앞두고 외국의 대형 법률회사에 대항하기 위한 생존전략입니다."

김앤장을 취재한 같은 방법으로 다른 법무법인들도 확인한 결과 공정위를 제외하면 조사 대상 기관 모두에서 김앤장에 있는 전직공무원들의 수가 다른 곳에 비해 월등히 많았습니다.

법률회사나 회계법인 등으로 공무원들이 옮겨가는 것에 대해 국가청렴위원회는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성진(국가청렴위원장) : "서로 일종의 유착관계 같은 게 형성되어서 일종의 로비 활동을 한다고 할까 이런 측면에서 부패의 유착고리라고 할까 이렇게 평가될 여지도 있지요."

청렴위는 때문에 공무원 재취업 제한 대상을 법률회사나 회계법인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중입니다.

KBS 뉴스 최문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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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01-15 21:10:59
    • 수정2007-01-15 22: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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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대형 법률회사들이 앞다퉈 전직 고위 공무원들을 데려다쓰면서 이들이 과연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증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논란의 중심에는 국내 최대 법률회사인 김앤장이 있습니다. 전문지식을 활용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로비스트로 쓰는 것일까요? 탐사보도팀 최문호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가 외환카드사를 합병하면서 주가를 조작해 4백억 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에 대한 금감원의 조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6월 금감원의 한 모 씨가 김앤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당시 조사를 맡은 곳은 금감원 조사 2국, 한 씨는 조사 1국 소속이었습니다. 얼마 후 론스타를 대리하고 있는 김앤장은 금감원에서 조사를 받은 외환은행 직원들을 사무실로 불러 금감원에서의 조사 내용을 다시 들었는데 그 자리에 금감원 출신의 한 모씨가 있었습니다. <인터뷰> 외환은행 관계자 : "김앤장 변호사가 최근까지 금감원에 있다가 오신 분이라고 소개했고 그 변호사 옆에서 외환은행 직원들이 말한 내용을 받아 적었다고 했어요." 현재 김앤장에는 한 씨를 포함해 모두 10명의 금감원 출신들이 있습니다. 지난 2천 5년과 6년에만 8명이 김앤장으로 갔으며 이직 첫해 매월 천만 원이 넘는 돈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3월 이직한 모 국장은 2천만 원이 넘는 돈을 받았습니다. 김앤장으로 가장 많은 공무원들이 이직한 기관은 국세청입니다. 서영택 전 국세청장을 포함해 서울지방국세청장 출신이 3명 그리고 국제조세관리관과 일선 세무서의 7급 출신까지 모두 20명이었습니다. <인터뷰> 강기정(열린우리당 의원) : "국세청장이나 국세청의 고위관료들이 로펌의 문을 두드리고 또 로펌은 그들의 필요를 절실히 요구하고 있는 이해관계가 맞으면서" 두 명의 서울지방국세청장과 국제조세관리관에게 김앤장은 이직한 첫해에 3천만 원이 넘는 돈을 월급으로 줬습니다. 그리고 황재성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지난 2천 5년 한해에만 6억 9천만 원을 받았고 이주석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은 4억 천만 원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최영출(경실련 정부개혁위원장) : "단순한 전문적인 법률자문이다 또는 어떤 공직자로서 가졌던 공직 경험을 전수해주는 이런 차원으로서는 보기가 대단히 어렵다." 김앤장 반론 "국세청 출신들은 대부분 세무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로 변호사에게 세무에 대한 전문지식을 보완해주고 때로는 고객을 위해 김앤장 이름으로 조세당국과 직접 접촉하기도 합니다." 재경부는 장관 출신만해도 3명이 김앤장과 인연을 맺은 기관입니다. 이헌재 전 부총리는 지난 2천 3년 김앤장 고문으로 있으면서 연간 4억 원이 넘는 돈을 받았으며 장관으로 오기위해 고문직을 그만 두면서는 수천만 원의 퇴직금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덕수 전 부총리도 김앤장 고문으로 8개월 정도 있었으며 당시 매월 천 7백만 원 정도를 받았습니다. 현재 김앤장에는 모두 8명의 재경부 출신들이 있습니다. 지난 2천 5년 국세심판원장을 끝으로 김앤장으로 옮긴 최명해 씨 등입니다. 최 씨는 이직 첫해 월 3천 5백만 원을 받았습니다. 김앤장은 전직공무원들은 대부분 먼저 오고 싶다고 접촉해 왔으며 자격증 소지 여부 등을 고려해 보수를 결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임지봉(서강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 "관료사회 내부의 정실주의를 로펌의 업무에 그런 전직관료들을 통해서 이용하자는 그러한 뜻을 담고 있는 것이라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죠." 김앤장 반론 "전문화 대형화를 위해서는 전직공무원들의 전문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는 법률시장 개방을 앞두고 외국의 대형 법률회사에 대항하기 위한 생존전략입니다." 김앤장을 취재한 같은 방법으로 다른 법무법인들도 확인한 결과 공정위를 제외하면 조사 대상 기관 모두에서 김앤장에 있는 전직공무원들의 수가 다른 곳에 비해 월등히 많았습니다. 법률회사나 회계법인 등으로 공무원들이 옮겨가는 것에 대해 국가청렴위원회는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성진(국가청렴위원장) : "서로 일종의 유착관계 같은 게 형성되어서 일종의 로비 활동을 한다고 할까 이런 측면에서 부패의 유착고리라고 할까 이렇게 평가될 여지도 있지요." 청렴위는 때문에 공무원 재취업 제한 대상을 법률회사나 회계법인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중입니다. KBS 뉴스 최문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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