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호텔 지원?

입력 2000.11.01 (21:00)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2002년 월드컵에 대비해 숙박업소들을 지원해 주는 돈이 엉뚱하게 러브호텔을 치장하는 데 쓰이고 있습니다.
엄정하게 집행돼야 할 기금 관리가 제대로 안 돼서 월드컵 지원금이 눈먼 돈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취재에 윤양균 기자입니다.
⊙기자: 월드컵 숙박업소로 지정된 서울 신촌의 모텔입니다.
입구에는 화려한 실내모습을 사진으로 장식해 손님을 끌고 있습니다.
방 안에는 원목장식을 하고 조명도 예전보다 더 고급스러운 것으로 바꿨습니다.
최근 이렇게 시설을 고칠 수 있었던 것은 월드컵 숙박업소로 지정되면서 관광진흥기금 1억원을 지원받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모텔 어디를 봐도 외국인을 위한 영문표기 시설이나 통역안내 시스템은 없습니다.
⊙모텔사장: 자치단체에서 (지침이)내려온 건 없고 앞으로 계획은 있다고 하더군요.
⊙기자: 월드컵 숙박업소로 지정된 서울 강남의 또 다른 모텔입니다.
주차장 입구에는 러브호텔에서나 볼 수 있는 번호판 가리개가 설치돼 있습니다.
정부가 올해 서울과 대전의 모텔 10개를 월드컵 숙박업소로 지정해 배정한 자금은 모두 20억원.
연리 6%의 좋은 조건으로 지원을 해 주면서도 용도를 명확히 하지 않아 돈이 엉뚱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월드컵이 열리기 전까지 3000여 개 업소가 추가로 지정될 예정이어서 상당수 러브호텔들이 이 기금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가려낼 방법도 없습니다.
⊙안승일(서울시 관광과장): 월드컵 이전에 그런 형태로 영업을 하고 계시다는 것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현실적으로 감시장치가 없습니다.
⊙기자: 엄격히 집행돼야 할 관광기금이 오히려 고급스러운 러브호텔들만 늘리는 눈먼 돈이 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KBS뉴스 윤양균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러브호텔 지원?
    • 입력 2000-11-01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2002년 월드컵에 대비해 숙박업소들을 지원해 주는 돈이 엉뚱하게 러브호텔을 치장하는 데 쓰이고 있습니다. 엄정하게 집행돼야 할 기금 관리가 제대로 안 돼서 월드컵 지원금이 눈먼 돈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취재에 윤양균 기자입니다. ⊙기자: 월드컵 숙박업소로 지정된 서울 신촌의 모텔입니다. 입구에는 화려한 실내모습을 사진으로 장식해 손님을 끌고 있습니다. 방 안에는 원목장식을 하고 조명도 예전보다 더 고급스러운 것으로 바꿨습니다. 최근 이렇게 시설을 고칠 수 있었던 것은 월드컵 숙박업소로 지정되면서 관광진흥기금 1억원을 지원받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모텔 어디를 봐도 외국인을 위한 영문표기 시설이나 통역안내 시스템은 없습니다. ⊙모텔사장: 자치단체에서 (지침이)내려온 건 없고 앞으로 계획은 있다고 하더군요. ⊙기자: 월드컵 숙박업소로 지정된 서울 강남의 또 다른 모텔입니다. 주차장 입구에는 러브호텔에서나 볼 수 있는 번호판 가리개가 설치돼 있습니다. 정부가 올해 서울과 대전의 모텔 10개를 월드컵 숙박업소로 지정해 배정한 자금은 모두 20억원. 연리 6%의 좋은 조건으로 지원을 해 주면서도 용도를 명확히 하지 않아 돈이 엉뚱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월드컵이 열리기 전까지 3000여 개 업소가 추가로 지정될 예정이어서 상당수 러브호텔들이 이 기금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가려낼 방법도 없습니다. ⊙안승일(서울시 관광과장): 월드컵 이전에 그런 형태로 영업을 하고 계시다는 것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현실적으로 감시장치가 없습니다. ⊙기자: 엄격히 집행돼야 할 관광기금이 오히려 고급스러운 러브호텔들만 늘리는 눈먼 돈이 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KBS뉴스 윤양균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