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바다 ‘사해’가 사라진다!

입력 2007.01.28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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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높은 염도 때문에 생물이 살지 못하고, 사람이 물에 둥둥 뜬다고 해서 유명한 사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구약 성경에도 언급될 정도로 유구한 역사의 이 사해는 요르단과 이스라엘에 걸쳐 중요한 관광 자원 역할을 해왔는데요. 그런데 최근 이 사해에 유입되는 물이 크게 줄면서 사해가 말라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이영석 순회특파원이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요르단 중부 황량한 산길 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드넓은 바다, 사해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한겨울인데도 사해에는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사해는 해발 마이너스 4백 18미터. 지구상에서 가장 낮은 곳입니다. 이 때문에 주변 산악 지대보다 기온이 평균 6,7도 이상 높습니다.

사해가 '죽음의 바다'로 불리는 것은 소금 농도가 높아 생물체가 거의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상류에서 흘러들어온 물은 출구 없이 갇힌 채 끝없이 증발해 소금기만이 남습니다. 그래서 사해의 염도는 보통 바닷물보다 10배나 높습니다.

이렇게 높은 염도 때문에 물 속에서는 몸이 저절로 떠오릅니다. 여기에 사해 진흙이 피부에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해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인터뷰>그리스 관광객: "건강해지는 느낌입니다. 날씨도 좋고. 휴가 때 다시 와 보고 싶습니다."

구약 성경에 소금 바다로 기록될 만큼 유서깊은 사해, 하지만 지금 사해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요르단에서 사해 도로를 따라 내려간 사해의 남단. 하얀 소금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조금씩 줄어든 사해 물이 햇빛에 말라 증발하면서 생긴 것입니다. 오랫동안 형성된 소금층은 수 미터 깊이로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이곳도 예전엔 사해물이 흐르던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바닥을 드러낸 채 온통 소금밭으로 변했습니다. 이렇게 육지로 변하는 사해의 면적은 해마다 더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지난 50년 동안 사해의 크기는 3분의 1정도 줄었습니다. 75킬로미터에 달하던 사해의 길이는 이제 55킬로미터에 불과하고 이대로 가면 50년 뒤에는 바닥을 드러낼 수밖에 없습니다.

사해는 본래 유입되는 물과 증발하는 물의 양이 균형을 이뤄왔습니다. 하지만 사해 수위는 지난 50년 동안 25미터나 낮아졌고 지금도 해마다 1미터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인터뷰>무함마드 (호텔 직원): "2000년부터 제가 이 해변에서 일했는데 매년 해변이 늘어나서 7년 동안 해변이 50미터나 길어졌습니다."

사해 물이 빠진 곳에 땅이 움푹 꺼져 있습니다. 사해 수위가 줄면서 주변부에서부터 지반 침하가 이뤄져 수백 개의 구멍이 생겼습니다. 사해의 수위 감소는 주변 환경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인터뷰>문카쓰 마이야르 ('지구의 친구들' 중동본부장): "지반이 침하되면 주변 건물이 가라앉게 될 것이고, 계속 물이 줄면 농지에까지 큰 피해를 줄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사해로 유입되는 물 자체가 예전의 10분의 1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빚어지고 있습니다. 사해의 가장 큰 수원은 요르단 강.

요르단과 이스라엘의 자연적인 국경이자 예수의 세례 장소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 호수에서 시작한 요르단 강은 이스라엘과 요르단을 굽이굽이 흘러 사해로 흘러들어갑니다.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던 요르단 강은 이미 옛 모습을 잃은 지 오랩니다.

이 요르단 강은 사해의 가장 큰 물 공급원입니다. 하지만 강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현재의 요르단 강은 우기인 겨울에도 폭이 채 10미터를 넘지 못합니다.

요르단의 곡창 지대인 요르단 밸리. 오렌지와 레몬밭 등 농경지가 끝없이 이어집니다. 비가 적은 중동에서 농사는 엄청난 양의 물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웬만한 농가에는 물 웅덩이가 하나씩 있습니다. 대부분 근처 요르단 강물을 끌어다 가둬 놓은 것입니다.

<인터뷰>칼리드 농부: "농업 지역이 늘어나는 게 문젭니다. 농경지는 많은 물을 필요로 합니다."

지난 1960년대 이후 이스라엘과 요르단 정부는 경쟁적으로 요르단 강 물을 사용해 왔습니다. 농업용수로 쓰기 위해섭니다. 그래서 요르단 강은 계속해서 줄고 있고, 그 영향은 사해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해로 흘러들어가는 계곡들도 더 이상 예전의 모습이 아닙니다.

사해의 지류인 알 무지브 계곡. 빼어난 풍광과 풍부한 수량으로 유명한 곳이었지만 현재는 그 수위가 몰라보게 줄었습니다. 3년 전 계곡 상류에 큰 댐이 세워졌기 때문입니다. 농업용수로 사용되는 댐 물은 하류로는 거의 방류되지 않습니다.

요르단에서 유일하게 바다와 접한 남부 아카바... 짙푸른 바다색과 맑은 물 때문에 해양 관광 도시로도 유명합니다. 최근 이곳의 바닷물이 사해를 살리는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습니다. 사해까지 3백 킬로미터 구간에 파이프를 연결해 홍해 물을 사해로 끌어간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무하마드 자파트 알렘 (요르단 수자원.관개부 장관): "우리의 계획은 아카바에서 매년 사해로 19억 세제곱미터의 물을 끌어오는것입니다."

하지만 이 방법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입니다.

특히 10억 달러,1조원에 육박하는 천문학적인 재원 마련이 과젭니다. 여기에 환경 문제도 걸림돌입니다. 홍해와 사해물의 화학적 성질이 달라 사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 번 파괴된 자연 환경을 복구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조속한 해결책을 찾지 못할 경우 사해는 역사 속으로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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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바다 ‘사해’가 사라진다!
    • 입력 2007-01-28 07:56:36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높은 염도 때문에 생물이 살지 못하고, 사람이 물에 둥둥 뜬다고 해서 유명한 사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구약 성경에도 언급될 정도로 유구한 역사의 이 사해는 요르단과 이스라엘에 걸쳐 중요한 관광 자원 역할을 해왔는데요. 그런데 최근 이 사해에 유입되는 물이 크게 줄면서 사해가 말라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이영석 순회특파원이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요르단 중부 황량한 산길 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드넓은 바다, 사해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한겨울인데도 사해에는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사해는 해발 마이너스 4백 18미터. 지구상에서 가장 낮은 곳입니다. 이 때문에 주변 산악 지대보다 기온이 평균 6,7도 이상 높습니다. 사해가 '죽음의 바다'로 불리는 것은 소금 농도가 높아 생물체가 거의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상류에서 흘러들어온 물은 출구 없이 갇힌 채 끝없이 증발해 소금기만이 남습니다. 그래서 사해의 염도는 보통 바닷물보다 10배나 높습니다. 이렇게 높은 염도 때문에 물 속에서는 몸이 저절로 떠오릅니다. 여기에 사해 진흙이 피부에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해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인터뷰>그리스 관광객: "건강해지는 느낌입니다. 날씨도 좋고. 휴가 때 다시 와 보고 싶습니다." 구약 성경에 소금 바다로 기록될 만큼 유서깊은 사해, 하지만 지금 사해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요르단에서 사해 도로를 따라 내려간 사해의 남단. 하얀 소금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조금씩 줄어든 사해 물이 햇빛에 말라 증발하면서 생긴 것입니다. 오랫동안 형성된 소금층은 수 미터 깊이로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이곳도 예전엔 사해물이 흐르던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바닥을 드러낸 채 온통 소금밭으로 변했습니다. 이렇게 육지로 변하는 사해의 면적은 해마다 더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지난 50년 동안 사해의 크기는 3분의 1정도 줄었습니다. 75킬로미터에 달하던 사해의 길이는 이제 55킬로미터에 불과하고 이대로 가면 50년 뒤에는 바닥을 드러낼 수밖에 없습니다. 사해는 본래 유입되는 물과 증발하는 물의 양이 균형을 이뤄왔습니다. 하지만 사해 수위는 지난 50년 동안 25미터나 낮아졌고 지금도 해마다 1미터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인터뷰>무함마드 (호텔 직원): "2000년부터 제가 이 해변에서 일했는데 매년 해변이 늘어나서 7년 동안 해변이 50미터나 길어졌습니다." 사해 물이 빠진 곳에 땅이 움푹 꺼져 있습니다. 사해 수위가 줄면서 주변부에서부터 지반 침하가 이뤄져 수백 개의 구멍이 생겼습니다. 사해의 수위 감소는 주변 환경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인터뷰>문카쓰 마이야르 ('지구의 친구들' 중동본부장): "지반이 침하되면 주변 건물이 가라앉게 될 것이고, 계속 물이 줄면 농지에까지 큰 피해를 줄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사해로 유입되는 물 자체가 예전의 10분의 1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빚어지고 있습니다. 사해의 가장 큰 수원은 요르단 강. 요르단과 이스라엘의 자연적인 국경이자 예수의 세례 장소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 호수에서 시작한 요르단 강은 이스라엘과 요르단을 굽이굽이 흘러 사해로 흘러들어갑니다.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던 요르단 강은 이미 옛 모습을 잃은 지 오랩니다. 이 요르단 강은 사해의 가장 큰 물 공급원입니다. 하지만 강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현재의 요르단 강은 우기인 겨울에도 폭이 채 10미터를 넘지 못합니다. 요르단의 곡창 지대인 요르단 밸리. 오렌지와 레몬밭 등 농경지가 끝없이 이어집니다. 비가 적은 중동에서 농사는 엄청난 양의 물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웬만한 농가에는 물 웅덩이가 하나씩 있습니다. 대부분 근처 요르단 강물을 끌어다 가둬 놓은 것입니다. <인터뷰>칼리드 농부: "농업 지역이 늘어나는 게 문젭니다. 농경지는 많은 물을 필요로 합니다." 지난 1960년대 이후 이스라엘과 요르단 정부는 경쟁적으로 요르단 강 물을 사용해 왔습니다. 농업용수로 쓰기 위해섭니다. 그래서 요르단 강은 계속해서 줄고 있고, 그 영향은 사해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해로 흘러들어가는 계곡들도 더 이상 예전의 모습이 아닙니다. 사해의 지류인 알 무지브 계곡. 빼어난 풍광과 풍부한 수량으로 유명한 곳이었지만 현재는 그 수위가 몰라보게 줄었습니다. 3년 전 계곡 상류에 큰 댐이 세워졌기 때문입니다. 농업용수로 사용되는 댐 물은 하류로는 거의 방류되지 않습니다. 요르단에서 유일하게 바다와 접한 남부 아카바... 짙푸른 바다색과 맑은 물 때문에 해양 관광 도시로도 유명합니다. 최근 이곳의 바닷물이 사해를 살리는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습니다. 사해까지 3백 킬로미터 구간에 파이프를 연결해 홍해 물을 사해로 끌어간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무하마드 자파트 알렘 (요르단 수자원.관개부 장관): "우리의 계획은 아카바에서 매년 사해로 19억 세제곱미터의 물을 끌어오는것입니다." 하지만 이 방법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입니다. 특히 10억 달러,1조원에 육박하는 천문학적인 재원 마련이 과젭니다. 여기에 환경 문제도 걸림돌입니다. 홍해와 사해물의 화학적 성질이 달라 사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 번 파괴된 자연 환경을 복구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조속한 해결책을 찾지 못할 경우 사해는 역사 속으로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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