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할인점 1위’ 이마트, 납품업체 옥죄기

입력 2007.01.3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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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내 대형 할인점 1위 업체인 신세계 이마트가 납품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전국 곳곳의 매장에서 밤샘작업을 시키는것으로 KBS의 잠입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현장추적 김정환 기잡니다.

<리포트>

밤 12시가 넘은 이마트 인천 계양점, 손님들은 다 빠져나갔지만 매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나같이 출입증을 달고 뭔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마트 직원들은 아닙니다.

<녹취> "(이마트 직원이세요?) 아니요, 협력업체요. 이마트 협력업체."

판매대 이동과 상품 재배치 등 이른바 리뉴얼공사를 하기 위해 모인 것입니다.

이마트 직원은 단 2명, 그것도 작업을 지시감독하는 역할만 할 뿐입니다.

<인터뷰> 이마트 납품업체 직원 : "자기네들이 제한된 소수 인력가지고 하려면 2-3시간 가지고 할 수가 없죠. 밤을 새도 못하죠."

곧바로 이마트가 준비한 도면대로 작업이 시작됩니다.

쉴새없이 물건을 실어나르고 판매대 일부를 직접 설치하기도 합니다.

한두 번 해본 일이 아닌 듯 모두 능숙한 손놀림입니다.

<녹취> "(많이 해보셨어요?) 예. 원래는 이마트가 해야 합니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불만의 소리가 터져나옵니다.

<녹취> 이마트 납품업체 직원 : "밤에 이렇게 한다는 것 자체도, 그러면 판매 수수료에서 삭감해 빼주든가, 그런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목 줄을 쥐고 있는 이마트가 시키는 일인데,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대부분입니다.

<녹취>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바보가 어디 있겠습니까? '무조건 예, 잘못했습니다.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이래야지.."

이날의 작업은 밤 11시 30분에 시작해 다음날 새벽 4시까지 계속됐습니다.

납품업체 직원들은 아무 대가도 없이 자신들의 주말 아침을 희생해야 했습니다.

일당은커녕 차비도 없습니다.

<녹취> "(울산에서 오신 거에요?) 예, KTX 타고.. (차비 안줍니까?) 안 줍니다. 여기.."

리뉴얼작업 일정은 이마트 직원이 운영하는 폐쇄적인 인터넷 카페를 통해 납품업체들에게 통보됩니다.

3년 전부터 운영된 이 사이트를 보면 제주, 서울, 강원도를 가릴 것 없이 전국적으로 리뉴얼공사가 있었고 그때마다 납품업체 직원들이 참석했습니다.

하지만 이마트측은 별문제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이마트 직원 : "(이마트 직원 강요하는 부분 없습니까?) 강요하는 부분 없습니다. (패널티(불이익) 안줍니까?) 패널티 없습니다, 100%."

과연 그럴까?

이마트 직원이 올린 공지사항을 보면 작업에 참여하지 않는 10개 업체에 대해 불이익을 준다고 나와 있습니다.

불이익은 발주 중단, 물건을 납품하지 말라는 것으로 중소업체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없습니다.

<인터뷰> 이마트 납품업체 직원 : "이마트 납품업체 직원 발주를 종료하겠다, 열흘동안 쉽게 말해서 납품을 못한거죠."

공정거래위원회도 이같은 부당 행위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윤수 가맹유통팀장(공정거래위원회) : "불이익을 준다는 것은 강요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당행위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윤리경영을 표방해온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해 중소기업과의 상생 경영을 적극 실천한 기업으로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습니다.

현장추적 김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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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할인점 1위’ 이마트, 납품업체 옥죄기
    • 입력 2007-01-31 21: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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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내 대형 할인점 1위 업체인 신세계 이마트가 납품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전국 곳곳의 매장에서 밤샘작업을 시키는것으로 KBS의 잠입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현장추적 김정환 기잡니다. <리포트> 밤 12시가 넘은 이마트 인천 계양점, 손님들은 다 빠져나갔지만 매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나같이 출입증을 달고 뭔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마트 직원들은 아닙니다. <녹취> "(이마트 직원이세요?) 아니요, 협력업체요. 이마트 협력업체." 판매대 이동과 상품 재배치 등 이른바 리뉴얼공사를 하기 위해 모인 것입니다. 이마트 직원은 단 2명, 그것도 작업을 지시감독하는 역할만 할 뿐입니다. <인터뷰> 이마트 납품업체 직원 : "자기네들이 제한된 소수 인력가지고 하려면 2-3시간 가지고 할 수가 없죠. 밤을 새도 못하죠." 곧바로 이마트가 준비한 도면대로 작업이 시작됩니다. 쉴새없이 물건을 실어나르고 판매대 일부를 직접 설치하기도 합니다. 한두 번 해본 일이 아닌 듯 모두 능숙한 손놀림입니다. <녹취> "(많이 해보셨어요?) 예. 원래는 이마트가 해야 합니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불만의 소리가 터져나옵니다. <녹취> 이마트 납품업체 직원 : "밤에 이렇게 한다는 것 자체도, 그러면 판매 수수료에서 삭감해 빼주든가, 그런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목 줄을 쥐고 있는 이마트가 시키는 일인데,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대부분입니다. <녹취>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바보가 어디 있겠습니까? '무조건 예, 잘못했습니다.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이래야지.." 이날의 작업은 밤 11시 30분에 시작해 다음날 새벽 4시까지 계속됐습니다. 납품업체 직원들은 아무 대가도 없이 자신들의 주말 아침을 희생해야 했습니다. 일당은커녕 차비도 없습니다. <녹취> "(울산에서 오신 거에요?) 예, KTX 타고.. (차비 안줍니까?) 안 줍니다. 여기.." 리뉴얼작업 일정은 이마트 직원이 운영하는 폐쇄적인 인터넷 카페를 통해 납품업체들에게 통보됩니다. 3년 전부터 운영된 이 사이트를 보면 제주, 서울, 강원도를 가릴 것 없이 전국적으로 리뉴얼공사가 있었고 그때마다 납품업체 직원들이 참석했습니다. 하지만 이마트측은 별문제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이마트 직원 : "(이마트 직원 강요하는 부분 없습니까?) 강요하는 부분 없습니다. (패널티(불이익) 안줍니까?) 패널티 없습니다, 100%." 과연 그럴까? 이마트 직원이 올린 공지사항을 보면 작업에 참여하지 않는 10개 업체에 대해 불이익을 준다고 나와 있습니다. 불이익은 발주 중단, 물건을 납품하지 말라는 것으로 중소업체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없습니다. <인터뷰> 이마트 납품업체 직원 : "이마트 납품업체 직원 발주를 종료하겠다, 열흘동안 쉽게 말해서 납품을 못한거죠." 공정거래위원회도 이같은 부당 행위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윤수 가맹유통팀장(공정거래위원회) : "불이익을 준다는 것은 강요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당행위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윤리경영을 표방해온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해 중소기업과의 상생 경영을 적극 실천한 기업으로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습니다. 현장추적 김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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