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실험실 ‘안전 불감증’

입력 2007.02.02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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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학 실험실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어제 서울대에서 일어난 사고도 허술한 시설관리와 안전불감증이 빚은 인재였습니다. 임세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제 폭발 사고가 난 서울대학교 자연대 연구동입니다.

하루가 지났지만, 현장에 달라진 건 하나도 없습니다.

화학 약품을 닦아낸 거즈에서 가스가 피어 나오고, '위험' 딱지가 붙은 시약 병이 이리저리 널려 있습니다.

연구실 밖 복도는 온통, 약품과 실험 기자재 차지입니다.

<인터뷰> 서울대 자연대 대학원생 : "다 집어넣어야 하는데, 70년대 건물 지을 때부터 그래서 저희가 어떻게 할 수가 없죠."

이런 어수선한 환경이 결국 또 한 번의 사고를 불렀습니다.

할로겐 유기화합물 통에 엉뚱하게도 산류가 섞여 들어갔고, 폐기물 통을 버리려고 옮기다가 화학 반응을 불러 폭발로 이어졌습니다.

<인터뷰> 이경시(피해 경비원) : "처리장 열쇠를 열어주고 있는데 갑자기 펑하고 터져서..."

독성 물질과 음료수를 같은 곳에 보관하는가 하면, 녹 투성이 시약병에, 휘발물질 방치까지..

지난해 서울대 자체 조사에서도, 절반 가까운 실험실의 위험물 관리가 형편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오세정(서울대학교 자연대학장) : "적당히 넘어가는 일이 상당히 있는 것 같아요. 실제적으로 규정은 이렇게 이렇게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이렇게 해도 괜찮으니까 그냥 하고."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 몫입니다.

<인터뷰> 서울대 자연대 대학원생 : "몇 방울씩 튀어서 옷에 튀기도 하고, 실험한 애들 보면 옷에 다 구멍이 나 있어요 실험 옷 같은데다, 청바지 같은 데"

초고속 과학 발전시대에 30년 더 된 화약고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우리 과학도들의 현주소입니다.
KBS 뉴스 임세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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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실험실 ‘안전 불감증’
    • 입력 2007-02-02 21:17:33
    뉴스 9
<앵커 멘트> 대학 실험실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어제 서울대에서 일어난 사고도 허술한 시설관리와 안전불감증이 빚은 인재였습니다. 임세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제 폭발 사고가 난 서울대학교 자연대 연구동입니다. 하루가 지났지만, 현장에 달라진 건 하나도 없습니다. 화학 약품을 닦아낸 거즈에서 가스가 피어 나오고, '위험' 딱지가 붙은 시약 병이 이리저리 널려 있습니다. 연구실 밖 복도는 온통, 약품과 실험 기자재 차지입니다. <인터뷰> 서울대 자연대 대학원생 : "다 집어넣어야 하는데, 70년대 건물 지을 때부터 그래서 저희가 어떻게 할 수가 없죠." 이런 어수선한 환경이 결국 또 한 번의 사고를 불렀습니다. 할로겐 유기화합물 통에 엉뚱하게도 산류가 섞여 들어갔고, 폐기물 통을 버리려고 옮기다가 화학 반응을 불러 폭발로 이어졌습니다. <인터뷰> 이경시(피해 경비원) : "처리장 열쇠를 열어주고 있는데 갑자기 펑하고 터져서..." 독성 물질과 음료수를 같은 곳에 보관하는가 하면, 녹 투성이 시약병에, 휘발물질 방치까지.. 지난해 서울대 자체 조사에서도, 절반 가까운 실험실의 위험물 관리가 형편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오세정(서울대학교 자연대학장) : "적당히 넘어가는 일이 상당히 있는 것 같아요. 실제적으로 규정은 이렇게 이렇게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이렇게 해도 괜찮으니까 그냥 하고."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 몫입니다. <인터뷰> 서울대 자연대 대학원생 : "몇 방울씩 튀어서 옷에 튀기도 하고, 실험한 애들 보면 옷에 다 구멍이 나 있어요 실험 옷 같은데다, 청바지 같은 데" 초고속 과학 발전시대에 30년 더 된 화약고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우리 과학도들의 현주소입니다. KBS 뉴스 임세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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