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증 요구’ 검사, 회유에 ‘유죄 협상’까지

입력 2007.02.06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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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KBS 9시 뉴스에서는 검가사 거짓자백을 녹음테이프 내용을 강요했다는 단독보도 해드렸습니다.

문제의 그 검사는 거짓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노골적으로 유죄협상까지 벌인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강민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거짓 진술을 받기 위해 검사는 우선 앞에 앉은 피의자에게 구속을 언급합니다.

<녹취>검사 : " 해도 너무하네. 그렇게까지 도와달라고 이야기하면 본인이 알아들어야지."

<녹취>피의자 : "도와준다는 게 제가 거짓말을 해서... 어떻게 도와드립니까. 그래서 제가 그 부분까지도 협조했잖아요."

<녹취>검사 : "그 것 가지고 안돼."

<녹취>피의자 : "아니 그거 가지고 안된다고 저를 집어넣는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녹취>검사 : "인정하지 않으니까 할 수 없지!"

피의자 김 씨는 물론 김 씨 주변 인물들에 대한 수사까지 거론합니다.

<녹취>피의자 : "근데 왜 최00 사건은 왜 끄집어내셨어요, 또? 제가 말 안 들으면 저것 가지고 또 하시려고 그랬죠?"

<녹취>검사 : "난 할거에요 진짜 말 안 들으면..."

<녹취>피의자 : "그건 옳은 방법이 아니예요, 검사님!"

<녹취>검사 : "그러니까 김00씨, 나 되게 괴로운데, 옳은 방법을 어떻게 옳은 방법만을 취해요. 사실대로 얘기를 안 하니까 그렇지. 어떻게 해요? 압박을 해야지..."

거론됐던 최모 씨는 끝내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압박하다 안 되면 회유가 이어집니다.

<녹취>검사 : "이것 봐... 인정 못 하는 것 아니야... 깨끗하게 희생타 날리라니까. 이것은... 이건 내가 손해보는 장사지 김00씨가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에요. 내가 강정화를 잡겠다고 해서 이런 걸 요청하는 거지..."

피의자와의 노골적인 유죄 협상에서는 검사가 양형까지 들먹입니다.

<녹취>피의자 : "구형은 어떻게 하실겁니까, 그러면? 검사: 최대한 약하게 가야지."

<녹취>피의자 : "어떻게요?"

<녹취>검사 : "한 2년?"

<녹취>피의자 : "그게 약한겁니까?"

<녹취>검사 : "2년이면 약한거예요, 그거... 집행유예해 달라고 1년만 할까요?"

<녹취>피의자 : "와... 참 나는 하지도 않고 이거..."

<녹취>검사 : "이걸 한다면 최하가 1년이예요, 이게. 1년만 하겠어요?"

특히 수사팀의 다른 검사들도 피의자와 유죄 협상을 해왔던 정황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녹취> 검사 : "핵심이 별것 아닌 것 가지고 차라리 처벌받는 게 나을 수도 있어, 김00씨는... 여러가지 의혹이 많기 때문에..."

<녹취>피의자 : "그 여러가지 의혹에 대한..."

<녹취>검사 : "그런 게 다 100% 빠진다고 보장하기 힘들어요. 아무리 이00(검사)와의 약속, 황00(검사)와의 약속이 있어도 힘들다고. 오히려 이거 하나 가벼운 거 하나 기소되는 게 차라리 나을 수도 있어."

<녹취>피의자 : "그 다음 것이 보장이 안 돼잖습니까?"

<녹취>검사 : "그 다음 것은 보장해 줄 게... 나도 이제 약속할께 난 여태까지 약속한 것 없잖아."

심지어 검사는 주수도 회장과 사이가 좋지 않던 피의자에게 주 회장 편에 서서 피의자를 공격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합니다.

<녹취>검사 : "나는 잘못 건드리면 나는 주수도 편에 붙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에요, 김00에 대해서... 내 역할이 그런 것일 가능성이 높다니까."

<녹취>피의자 : "그건 잘못된 겁니다, 검사님."

<녹취>검사 : "잘못됐든 어쨌든..."

<녹취>피의자 : "그건 아니죠."

<녹취>검사 : "그런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으니까 나를 당신편으로 만들려면 이것 하나 협조하란 말이야..."

<녹취>피의자 : "주수도 편에 붙으시면 앞으로도 안 됩니다. 그건 절대로 안됩니다."

<녹취>검사 : "그러니까 이것 사인하고 가!"

끝내 거짓 자백을 거부하는 김 씨에게 검사는 더 강한 압박을 예고합니다.

<녹취>검사 : "좀 더 강하게 압박을 해야 김00가 불겠구만, 응? 말로 해선 잘 안 들어. 그렇게 할 수도 있는데, 앞으로 이제 둘 사이가 멀어질 것 같아서 그러지... 수사 어렵다, 수사 어려워... 휴..."

검찰은 항상 수사의 어려움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잘못된 수사관행은 피의자의 인권을 유린하고 그 결과에 대한 신뢰도 얻지 못할 것입니다.

KBS 뉴스 강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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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증 요구’ 검사, 회유에 ‘유죄 협상’까지
    • 입력 2007-02-06 21:06:48
    뉴스 9
<앵커 멘트> 어제 KBS 9시 뉴스에서는 검가사 거짓자백을 녹음테이프 내용을 강요했다는 단독보도 해드렸습니다. 문제의 그 검사는 거짓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노골적으로 유죄협상까지 벌인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강민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거짓 진술을 받기 위해 검사는 우선 앞에 앉은 피의자에게 구속을 언급합니다. <녹취>검사 : " 해도 너무하네. 그렇게까지 도와달라고 이야기하면 본인이 알아들어야지." <녹취>피의자 : "도와준다는 게 제가 거짓말을 해서... 어떻게 도와드립니까. 그래서 제가 그 부분까지도 협조했잖아요." <녹취>검사 : "그 것 가지고 안돼." <녹취>피의자 : "아니 그거 가지고 안된다고 저를 집어넣는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녹취>검사 : "인정하지 않으니까 할 수 없지!" 피의자 김 씨는 물론 김 씨 주변 인물들에 대한 수사까지 거론합니다. <녹취>피의자 : "근데 왜 최00 사건은 왜 끄집어내셨어요, 또? 제가 말 안 들으면 저것 가지고 또 하시려고 그랬죠?" <녹취>검사 : "난 할거에요 진짜 말 안 들으면..." <녹취>피의자 : "그건 옳은 방법이 아니예요, 검사님!" <녹취>검사 : "그러니까 김00씨, 나 되게 괴로운데, 옳은 방법을 어떻게 옳은 방법만을 취해요. 사실대로 얘기를 안 하니까 그렇지. 어떻게 해요? 압박을 해야지..." 거론됐던 최모 씨는 끝내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압박하다 안 되면 회유가 이어집니다. <녹취>검사 : "이것 봐... 인정 못 하는 것 아니야... 깨끗하게 희생타 날리라니까. 이것은... 이건 내가 손해보는 장사지 김00씨가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에요. 내가 강정화를 잡겠다고 해서 이런 걸 요청하는 거지..." 피의자와의 노골적인 유죄 협상에서는 검사가 양형까지 들먹입니다. <녹취>피의자 : "구형은 어떻게 하실겁니까, 그러면? 검사: 최대한 약하게 가야지." <녹취>피의자 : "어떻게요?" <녹취>검사 : "한 2년?" <녹취>피의자 : "그게 약한겁니까?" <녹취>검사 : "2년이면 약한거예요, 그거... 집행유예해 달라고 1년만 할까요?" <녹취>피의자 : "와... 참 나는 하지도 않고 이거..." <녹취>검사 : "이걸 한다면 최하가 1년이예요, 이게. 1년만 하겠어요?" 특히 수사팀의 다른 검사들도 피의자와 유죄 협상을 해왔던 정황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녹취> 검사 : "핵심이 별것 아닌 것 가지고 차라리 처벌받는 게 나을 수도 있어, 김00씨는... 여러가지 의혹이 많기 때문에..." <녹취>피의자 : "그 여러가지 의혹에 대한..." <녹취>검사 : "그런 게 다 100% 빠진다고 보장하기 힘들어요. 아무리 이00(검사)와의 약속, 황00(검사)와의 약속이 있어도 힘들다고. 오히려 이거 하나 가벼운 거 하나 기소되는 게 차라리 나을 수도 있어." <녹취>피의자 : "그 다음 것이 보장이 안 돼잖습니까?" <녹취>검사 : "그 다음 것은 보장해 줄 게... 나도 이제 약속할께 난 여태까지 약속한 것 없잖아." 심지어 검사는 주수도 회장과 사이가 좋지 않던 피의자에게 주 회장 편에 서서 피의자를 공격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합니다. <녹취>검사 : "나는 잘못 건드리면 나는 주수도 편에 붙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에요, 김00에 대해서... 내 역할이 그런 것일 가능성이 높다니까." <녹취>피의자 : "그건 잘못된 겁니다, 검사님." <녹취>검사 : "잘못됐든 어쨌든..." <녹취>피의자 : "그건 아니죠." <녹취>검사 : "그런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으니까 나를 당신편으로 만들려면 이것 하나 협조하란 말이야..." <녹취>피의자 : "주수도 편에 붙으시면 앞으로도 안 됩니다. 그건 절대로 안됩니다." <녹취>검사 : "그러니까 이것 사인하고 가!" 끝내 거짓 자백을 거부하는 김 씨에게 검사는 더 강한 압박을 예고합니다. <녹취>검사 : "좀 더 강하게 압박을 해야 김00가 불겠구만, 응? 말로 해선 잘 안 들어. 그렇게 할 수도 있는데, 앞으로 이제 둘 사이가 멀어질 것 같아서 그러지... 수사 어렵다, 수사 어려워... 휴..." 검찰은 항상 수사의 어려움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잘못된 수사관행은 피의자의 인권을 유린하고 그 결과에 대한 신뢰도 얻지 못할 것입니다. KBS 뉴스 강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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