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군 방독면, 유해성 검사 ‘엉터리’

입력 2007.02.08 (22:25) 수정 2007.02.0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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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군 방독면 정화통에 상당량의 발암 물질이 함유돼있고 인체에 해로울 수도 있는 것으로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탐사보도팀 임장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K-1 방독면 정화통에는 독가스를 걸러내기 위한 활성탄이 들어있고 이 활성탄의 3%, 7그램 정도가 '크롬'입니다.

문제는 이 크롬의 97%가 발암물질인 '6가크롬'이라는데 있습니다.

6가크롬은 간과 신장, 호흡기 손상은 물론 암까지 일으킬 수 있는 발암 물질입니다.

국방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5년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지난 84년 화학실험소에서 시험한 결과, 정화통 내의 크롬은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KBS 탐사보도팀이 84년 화학실험소 자료를 입수해 동일한 방식으로 정화통 18개를 재검사해 본 결과 국방부의 발표와는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당시 육군 화학실험소는 인체에 흡입될 수 있는 크롬 량이 산업안전보건법상 유해 기준치의 1/10에 불과하다고 평가했지만 KBS의 검사 결과에선 평균 2.7밀리그램, 기준치의 3배를 초과했습니다.

<인터뷰> 오상용(한림대 산업의학과 교수): "방독면에선 좁은 공간에서 밀폐된 공기를 흡입하게 되기 때문에 위험성은 작업 환경이나 일반 환경에서 노출되는 것보다 훨씬 위험할 수 있습니다."

동일한 방식과 기준을 적용했는 데도 이런 차이가 난 이유는 검사 장비에 있었습니다.

화학실험소는 당시 정화통에 충격을 주는 장비로 국방 규격에 있는 Q113을 썼다고 명시했지만, 취재 결과, 충격 강도가 크게 떨어지는 유사 장비를 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충격 강도가 낮은 만큼 크롬 누출량도 적었던 것입니다.

우리 군은 지난 82년 당시 미군 방독면을 모방해 크롬 활성탄이 들어간 K-1 방독면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미군은 인체와 환경에 대한 유해성을 이유로 지난 93년부터 크롬이 포함된 활성탄을 정화통에 쓰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장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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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탐사보도] 군 방독면, 유해성 검사 ‘엉터리’
    • 입력 2007-02-08 21:11:37
    • 수정2007-02-08 22:3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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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군 방독면 정화통에 상당량의 발암 물질이 함유돼있고 인체에 해로울 수도 있는 것으로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탐사보도팀 임장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K-1 방독면 정화통에는 독가스를 걸러내기 위한 활성탄이 들어있고 이 활성탄의 3%, 7그램 정도가 '크롬'입니다. 문제는 이 크롬의 97%가 발암물질인 '6가크롬'이라는데 있습니다. 6가크롬은 간과 신장, 호흡기 손상은 물론 암까지 일으킬 수 있는 발암 물질입니다. 국방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5년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지난 84년 화학실험소에서 시험한 결과, 정화통 내의 크롬은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KBS 탐사보도팀이 84년 화학실험소 자료를 입수해 동일한 방식으로 정화통 18개를 재검사해 본 결과 국방부의 발표와는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당시 육군 화학실험소는 인체에 흡입될 수 있는 크롬 량이 산업안전보건법상 유해 기준치의 1/10에 불과하다고 평가했지만 KBS의 검사 결과에선 평균 2.7밀리그램, 기준치의 3배를 초과했습니다. <인터뷰> 오상용(한림대 산업의학과 교수): "방독면에선 좁은 공간에서 밀폐된 공기를 흡입하게 되기 때문에 위험성은 작업 환경이나 일반 환경에서 노출되는 것보다 훨씬 위험할 수 있습니다." 동일한 방식과 기준을 적용했는 데도 이런 차이가 난 이유는 검사 장비에 있었습니다. 화학실험소는 당시 정화통에 충격을 주는 장비로 국방 규격에 있는 Q113을 썼다고 명시했지만, 취재 결과, 충격 강도가 크게 떨어지는 유사 장비를 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충격 강도가 낮은 만큼 크롬 누출량도 적었던 것입니다. 우리 군은 지난 82년 당시 미군 방독면을 모방해 크롬 활성탄이 들어간 K-1 방독면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미군은 인체와 환경에 대한 유해성을 이유로 지난 93년부터 크롬이 포함된 활성탄을 정화통에 쓰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장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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