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증권사고에 대응은 ‘주먹구구’

입력 2007.02.16 (22:1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주가 지수가 잘못 나가는 초유의 전산사고와 관련해 줄소송 사태가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증권 전산회사는 아직까지 사고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10월 9일, 북한의 핵실험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식시장은 오전부터 요동쳤습니다.

주가가 폭락세를 보이던 오후 12시 21분, 미래의 주가를 예측해 거래하는 선물지수가 갑자기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녹취>개인 투자자 : "북한 핵실험 때문에 주가가 폭락했는데, 오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 거죠."

다시 매도를 해 수천만 원 손해를 봤습니다.

당시 선물지수는 6p나 급등해 10분 동안 178선에서 거래됐고, 이후 다시 폭등 이전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오전 9시대의 지수가 10분 동안이나 잘못 나간 것입니다.

<녹취>증권사 관계자 : "기계가 멈춰버렸으면 괜찮은데, 현재 시세와 다른 시세를 보여줬기 때문에 그 시세를 보고 거래에 참여한 참여자들의 손해가 발생했다."

이 같은 선물시세 오류는 다른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고, 같은 시간대 코스피 지수는 폭락 장에서도 잠시 7포인트, 0.5% 오르는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인터뷰>신동민(대우증권 연구원) : "지수데이터 오류는 시장참여자들의 기회손실요인이 발생할 수 있고 지수의 신뢰 측면에서도 문제가 생길 것으로 판단한다."

초대형 사고가 난 지 넉 달이나 지났지만 코스콤 측은 아직도 사고 대책은 커녕 사고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 증권 전산을 독점적으로 관리하는 코스콤 측은 거래 폭주 등 불가피한 이유로 전산에 오류가 났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사고 원인을 밝혀줄 일부 데이터를 보관하지 못하는 등 전산관리에 허점을 드러냈습니다.

<녹취>코스콤 사고조사 관계자 : "그 당시 로그 데이터가 이런 것들이 정확하게 있어야 되는데, 없는 상태기 때문에..."

게다가 코스콤 측은 피해 보상도 나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기다리다 못한 한 증권사는 최근 25억 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인터뷰>노희진(증권연구원) : "전산시스템 등의 개선을 통해 그런 위험에 대한 증권사나 거래소 등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초대형 사고에 고객들은 큰 피해를 입었지만, 증권당국은 어느 누구 하나 책임지고 원인을 밝히고 손해를 배상하는 일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상민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초대형 증권사고에 대응은 ‘주먹구구’
    • 입력 2007-02-16 21:12:46
    뉴스 9
<앵커 멘트> 주가 지수가 잘못 나가는 초유의 전산사고와 관련해 줄소송 사태가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증권 전산회사는 아직까지 사고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10월 9일, 북한의 핵실험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식시장은 오전부터 요동쳤습니다. 주가가 폭락세를 보이던 오후 12시 21분, 미래의 주가를 예측해 거래하는 선물지수가 갑자기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녹취>개인 투자자 : "북한 핵실험 때문에 주가가 폭락했는데, 오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 거죠." 다시 매도를 해 수천만 원 손해를 봤습니다. 당시 선물지수는 6p나 급등해 10분 동안 178선에서 거래됐고, 이후 다시 폭등 이전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오전 9시대의 지수가 10분 동안이나 잘못 나간 것입니다. <녹취>증권사 관계자 : "기계가 멈춰버렸으면 괜찮은데, 현재 시세와 다른 시세를 보여줬기 때문에 그 시세를 보고 거래에 참여한 참여자들의 손해가 발생했다." 이 같은 선물시세 오류는 다른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고, 같은 시간대 코스피 지수는 폭락 장에서도 잠시 7포인트, 0.5% 오르는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인터뷰>신동민(대우증권 연구원) : "지수데이터 오류는 시장참여자들의 기회손실요인이 발생할 수 있고 지수의 신뢰 측면에서도 문제가 생길 것으로 판단한다." 초대형 사고가 난 지 넉 달이나 지났지만 코스콤 측은 아직도 사고 대책은 커녕 사고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 증권 전산을 독점적으로 관리하는 코스콤 측은 거래 폭주 등 불가피한 이유로 전산에 오류가 났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사고 원인을 밝혀줄 일부 데이터를 보관하지 못하는 등 전산관리에 허점을 드러냈습니다. <녹취>코스콤 사고조사 관계자 : "그 당시 로그 데이터가 이런 것들이 정확하게 있어야 되는데, 없는 상태기 때문에..." 게다가 코스콤 측은 피해 보상도 나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기다리다 못한 한 증권사는 최근 25억 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인터뷰>노희진(증권연구원) : "전산시스템 등의 개선을 통해 그런 위험에 대한 증권사나 거래소 등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초대형 사고에 고객들은 큰 피해를 입었지만, 증권당국은 어느 누구 하나 책임지고 원인을 밝히고 손해를 배상하는 일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상민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