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학살 은폐’ 日 사령관 일기 발견

입력 2007.02.28 (22:27) 수정 2007.02.28 (22:3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일제가 3.1운동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주민들을 집단처형한 제암리 사건 기억하십니까?

이런 집단학살을 저질러 놓고 일제가 철저히 은폐했음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당시 일본군 사령관의 일기가 발견됐습니다.

도쿄 김대회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1운동 당시 조선 주둔 일본군 사령관이었던 우쯔노미야 다로가 쓴 15년치의 일기입니다.

일본군이 독립운동을 강제로 진압한 실태와 민족 지도자들을 회유하고 공작하는 과정 등이 기록돼 있습니다.

죄없는 주민들을 교회에 가둬놓고 학살한 제암리 사건 사흘 후인 1919년 4월 18일 우쯔노미야는 "사실을 사실대로 처분하면 간단하지만 학살과 방화를 자인하는 꼴이 되니까 인정하지 않기로 하고 간부회의를 끝냈다." 라고 적고 있습니다.

<인터뷰>기라(일본여자대학 사학과 교수) : "이 사건을 가능하면 은폐하려 했던 사실이 이 일기로부터 드러났습니다."

그러면서 다음날 진압 방법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해서 담당 장교에게는 30일간 근신 처분만 내렸다고 돼 있습니다.

또 3.1운동을 통해 표출된 강렬한 독립 욕구에 어설프게 대응할 수 없음을 실감했다면서 독립 운동가와 종교 지도자 등을 회유하는 공작에도 나섰다고 일기에 적고 있습니다.

<인터뷰>기라(일본여자대학 사학과 교수) : "정확하게 기록해 놓았습니다. 매우 드문 일입니다."

이 일기는 후손들이 보관해 오다 출판을 위해 대학 연구팀에 제공했습니다.

85년 만에 공개된 이번 일기는 조선 주둔 일본군 사령관이 직접 쓴 일기인 만큼 당시 일본군의 식민지배 실태를 자세히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김대회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집단 학살 은폐’ 日 사령관 일기 발견
    • 입력 2007-02-28 21:15:08
    • 수정2007-02-28 22:36:05
    뉴스 9
<앵커 멘트> 일제가 3.1운동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주민들을 집단처형한 제암리 사건 기억하십니까? 이런 집단학살을 저질러 놓고 일제가 철저히 은폐했음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당시 일본군 사령관의 일기가 발견됐습니다. 도쿄 김대회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1운동 당시 조선 주둔 일본군 사령관이었던 우쯔노미야 다로가 쓴 15년치의 일기입니다. 일본군이 독립운동을 강제로 진압한 실태와 민족 지도자들을 회유하고 공작하는 과정 등이 기록돼 있습니다. 죄없는 주민들을 교회에 가둬놓고 학살한 제암리 사건 사흘 후인 1919년 4월 18일 우쯔노미야는 "사실을 사실대로 처분하면 간단하지만 학살과 방화를 자인하는 꼴이 되니까 인정하지 않기로 하고 간부회의를 끝냈다." 라고 적고 있습니다. <인터뷰>기라(일본여자대학 사학과 교수) : "이 사건을 가능하면 은폐하려 했던 사실이 이 일기로부터 드러났습니다." 그러면서 다음날 진압 방법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해서 담당 장교에게는 30일간 근신 처분만 내렸다고 돼 있습니다. 또 3.1운동을 통해 표출된 강렬한 독립 욕구에 어설프게 대응할 수 없음을 실감했다면서 독립 운동가와 종교 지도자 등을 회유하는 공작에도 나섰다고 일기에 적고 있습니다. <인터뷰>기라(일본여자대학 사학과 교수) : "정확하게 기록해 놓았습니다. 매우 드문 일입니다." 이 일기는 후손들이 보관해 오다 출판을 위해 대학 연구팀에 제공했습니다. 85년 만에 공개된 이번 일기는 조선 주둔 일본군 사령관이 직접 쓴 일기인 만큼 당시 일본군의 식민지배 실태를 자세히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김대회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